내니의 일기
에마 매클로플린. 니콜라 크라우스 지음, 오현아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어서 찾아 읽게 된 이 책은 재밌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내니는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일로 시간당 보수가 높아서 대학생들에게 인기있는 아르바이트 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 내니 또한 (그녀에겐 이름보다는 내니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기 때문에 나중에는 이름조차 기억이 안난다.) 내니 알바 자리를 찾고 있는데 공원에서 우연히 엑스부인을 만나게 되면서 그녀의 아들 그레이어를 맡게된다. 그리고 그 만남으로 그녀의 고단한 내니 생활이 시작된다.

상류층의 엑스부인의 삶은 그야말로 호화판이다. 자신을 가꾸기위해 온몸에 치장을 하고 돈을 뿌려대지만 정작 그녀의 아들에겐 그닥 관심조차 없고 안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엄마의 관심을 끌기위해 그레이어가 내니들에게 심술??게 굴기도 하지만 엑스부인에겐 전혀 통하지 않는다. 자신이 낳은 아들을 안으려고 하지 않는 이 매정한 어머니의 모습은 상류층 여성들의 삶이 어떠한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그레이어는 엄마보다 내니와 노는 시간이 더 많은것은 어찌보면 말도안되는 일이다. 이 불쌍한 그레이어를 내니는 즐겁게 놀아주기도 하고 잘 대해주는데 엑스부인은 그런 내니를 점점 가정부처럼 부려먹기 시작한다. 이 고액의 아르바이트를 그만둘수도 없고 그만두면 생활비가 안되기 때문에 억지로 참고 일하는 내니에게 돌아오는건 무리한 요구들 뿐이다. 나 같으면 돈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나올 정도로 엑스부인과 그의 남편의 모습은 가관이다.

작가들이 실제로 내니 일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는 이 책을 보면 뉴욕 상류층의 삶이 어떤것인지를 조금이나마 짐작할수 있다. 그래서 재밌기도 하지만 과연 그 삶이 행복할까 하는 의문도 든다. 돈 많은 남편과의 결혼을 유지하기 위해 쇼를 벌이는 엑스부인의 모습을 보면 웃기다 못해 처절하기 까지 하다. 그리고 부모님의 따스한 관심조차 받지못한채 살아가는 그레이어의 모습에선 연민이 느껴진다. 어찌보면 한편의 촌극을 본듯한데 계속해서 엑스부인에게 휘둘리던 내니가 마지막에 너무 착하게 굴지 않았나 싶어 괜히 답답하고 씁쓸해진다. 엑스부인 가족에게 한마디 한다한들 그들이 반성을 하지는 않을테지만 적어도 책을 읽는 나의 가슴은 뻥 뚤렸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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