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1 강풀 순정만화 5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동네마다 한명씩은 있었던 바보. 사람들은 그들을 바보라며 놀리고 멀리했지만 정작 그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관심을 갖지는 못했다. 그 바보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전혀 모른채 말이다. 이 책에는 제목처럼 정말 "바보"가 등장한다. 그 바보는 어린시절 좋아하던 소녀가 다시는 내눈앞에 나타나지 말라는 말을 듣고 정말로 눈에 띄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소녀가 오랜 미국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땐 반가움에 그녀앞으로 달려가지만 그녀앞에 나타났다는것 때문에 미안하다는 소리를 하며 헐레벌떡 도망간다.

그 바보를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에겐 이상한 사람의 등장이지만 곧 그 바보가 어릴적 같은 동네에 살던 승룡이라는걸 알게된다. 그리고 반가움에 찾아가지만 그녀가 어렸을적 한 말때문에 승룡이는 자꾸 미안하다면서 도망가려고 한다. 그 말을 직접한 그녀는 기억조차 못하는 말을 그는 오랜 시간동안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오랜 시간동안 그녀가 오기만을 기다렸던 것이다. 정말 눈물 날 정도로 멍청하고 순진한 바보 승룡이.

다신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말라는 소녀 지호의 말을 그대로 기억하고 어머니가 죽을때 하나뿐인 여동생을 잘 지키라고 말한 것을 그대로 행하는 승룡이는 바보이기 때문에 그 약속을 철썩같이 지킨 것이리라. 다른 사람들은 그냥 한귀로 흘려 듣거나 잊어버릴만한 일도 그는 절대 잊지 못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끝까지 해내려고 한다. 온전치 못한 정신임에도 미련할 정도로 우직한 승룡이의 모습에 가슴이 미어진다. 사람들은 그를 바보라고 놀리면서 그의 존재를 잊어버릴 테지만 승룡이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남긴 따스한 마음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 바보 승룡이. 나 역시 그를 잊지 못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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