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고호관 감수 / 단숨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중국 SF문학은 처음이어서 그런지, 표현한 세계가 낯설어서 그런지 몰라도 처음엔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거기다 중국 옛 역사와 격동의 중국현대사를 겪은 한 여인의 일대기까지 더해지니 기대했던 SF장르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그래도 삼체 라는 독특한 세계는 충분히 흥미로웠고, 카운트다운의 마지막이 어떨지에 대한 궁금증이 끝까지 긴장감을 줬다. 

나노 프로젝트 연구를 진행중인 왕먀오는 갑자기 찾아온 정부관계자들의 제안으로 썩 내키지는 않지만 비밀임무를 맡게 된다. 최근 물리학자들의 자살이 늘어나고 있고, 그들 중 일부가 '과학의 경계' 회원이었다는게 알려지며 왕먀오로 하여금 내부 정보를 빼내달라는 요구였다. 그리고 그때부터 왕먀오의 눈에 카운트다운 되는 숫자가 보인다. 

왕먀오가 이 제안을 수락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마지막 자살자인 양둥 때문이었다. 예전에 한번 본 그녀는 비록 말 한번 붙이지 못했지만 그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그런 양둥이 '물리학은 존재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물음표 가득한 유서를 남겼다니. 거기다 다른 물리학자들이 계속 자살하는 이상한 현상은 엄청난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 자살의 진실을 알기 위해 왕먀오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데, 가장 중요한 인물은 양둥의 어머니인 예원제 이다. 실질적으로 이 책의 주인공 이기도 한데, 그녀가 겪은 어린시절의 시련과 아픔이 어떤 행보로 연결되는지가 주요 내용이다. 비극적인 사건은 인류에 대한 절망으로 이어졌고, 우주의 월등한 문명이 지구로 들어오는 것에 대한 염원은 지구 삼체 조직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2초간 눈에 보인 여섯글자로 요약된다. 너무도 끔찍하고 소름 돋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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