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변화시키는 직업을 만들지 않을래요?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 - 박원순의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
박원순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9월

자신이 정말로 꿈꿔왔던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은 행운아 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공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게 되고, 열정을 다 바쳐서 즐겁게 직장 생활을 하기 보단 생활비 때문에 어쩔수없이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일을 그만두면 월세, 생활비, 적금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걱정부터 하게 된다. 또 워낙 취업이 힘들다보니 아무 곳에 취직을 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여긴다. 이렇다보니 일을 통해 보람을 느끼거나 더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하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드물다.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쓰고 까다로운 면접을 보면서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고통스러운 취업 준비기간을 견디고, 마침내 직장에 들어가도 이 일이 천직이라고 느끼는 대신 그저 바쁘게 살아갈 뿐이다.

이런 과정을 대한민국의 청춘들은 답습하고 있는데, 박원순씨는 힘들게 일자리를 찾아다니는 대신 아직은 미미한 분야이지만 미래에 반드시 필요한 일자리를 직접 창출하라고 한다. 직업을 꼭 면접보고 들어가야 하는가, 내가 직업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의 전환을 하고 세상을 더 넓게 보라고 조언한다. 창업하면 음식점 같은 게 먼저 떠오르고 그것도 자본이 있어야 하기에 쉽게 엄두가 안 나는데, 사회를 변화시킬수 있는 직업이 천개나 된다고? 솔직히 처음에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인줄 알았다.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는, 듣기에는 좋아보이지만 수익나기가 힘든 그런 직업들이 줄줄이 나올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실제로 외국에서 성공리에 정착된 사례들도 소개하며 충분히 가능성과 경쟁력이 있음을 알려준다. 세상은 넓고 해야할 건 많다는 데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사회활동가이자 '아름다운 재단'을 통한 사업가, 그리고 공무원인 박원순씨는 직업의 특성상 세계를 여행하며 많은 걸 보고 듣고 배우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이용해 이런 직업이 있다면 세상은 더 좋아질텐데 라는 생각으로 1000개의 아이디어를 냈고, 아마도 더 늘어날 것이다. 소개된 직업들 중에는 평소 이런게 있으면 참 좋겠는데 싶을 만한 게 많이 있었다. 일상의 사소한 불편을 해결해주고 좀 더 나은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는 작은 아이디어가 빛났다. 무엇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생활상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에 준비가 잘 하면 재미있고 색다른 일자리가 창출될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자본이 없어서, 인맥이 없어서, 조언을 얻을 곳이 없다는 이유등으로 난감한 사람들은 박원순씨가 구축해온 인프라의 도움을 받을수도 있다.

소개된 일자리들의 공통점 이라면 수익도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1석2조의 효과를 볼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착한 소비'와 '윤리적인 기업'에게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는 시대이다. 조금 비싼 가격을 주더라도 착한 기업의 제품을 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그런 기업들의 매출도 상승하고 있으니 앞으론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그에따라 사회를 변화시키고 공공의 이익을 창출하는 직업도 많이 생길거라고 확신한다.

처음엔 과연 1000개나 되는 직업이 나올수 있을까 싶었는데, 읽다보니 우리 사회가 변화하고 바꿔야 할 부분들이 너무나 많다는걸 깨닫게 됐다. 장애인들이 집 밖으로 나갈수 없게 만드는 불편한 시스템과 부족한 일자리를 해결하는 직업이 그래서 필요하고 (장애인들에게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은퇴한 사람들의 지혜와 노하우를 활용하는 직업도 국가적으로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각 개인이나 단체를 이어주는 일거리는 무궁무진한데,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면 여러면에서 효율적 일테고 필요로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니 높은 수익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상의 아주 작은 부분에서 국제적인 직업까지 소개하는 분야의 범위가 상당하고 개척해야 할 분야도 무궁무진하다. 만약 이런게 실제로 있다면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이용하고 싶은 것들이 많으니 더 좋은 아이디어가 합쳐진다면 정말 멋진 직업이 나올 것 같다. 무엇보다 이런 직업들이 많이 생길수록 우리 사회는 진짜 '잘 사는' 곳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