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겪는 일들을 심리학으로 풀어보다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 대한민국 30대를 위한 심리치유 카페 ㅣ 서른 살 심리학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08년 2월

"서른은 희망과 가능성의 나이이기도 하지만 방황과 좌절, 그리고 우울에 빠져 드는 나이이기도 하다. 인생의 한 전환기로서, 미래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의 시기로서, 홀로 서야 하는 실질적인 독립의 시기로서, 꿈에서 현실로 내려오는 좌절의 시기로서 서른 살의 삶은 고되기만 하다."

요즘 젊은이들은 아무런 준비 기간없이 서른 살을 맞게 되는 것 같다. 옛날의 서른살은 가정을 이루며 부모로, 사회의 일꾼으로 살아갔지만 지금의 서른살은 세상의 힘겨움을 온 몸으로 껴안고 살아가는 미성숙된 아이의 모습을 띄고 있다. 남자는 대학과 군대를 나와 이제 막 사회로 진입하려는 시기이고, 여자는 남자보다 좀 더 빨리 사회생활을 하지만 아직 안정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 그건 마흔이 돼서도 마찬가지일 테지만, 서른살이 인생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선택의 기로가 되는 지점인 것  같다. 더 이상 20대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실수를 하는 횟수도 줄어야 할 테고, 40대 보다는 젊기 때문에 진짜 자기가 원하는게 무엇이고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가져야만 하는 나이이다.

어렸을 땐 서른 살이 되면 꿈을 이루고 나름 안정적인 삶을 살아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나이가 되니 스무살이나 서른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여전히 불안한데다 하루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 다급함이 생기고 시간에 쫒기는 느낌이다. 빨리 선택해야 나중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누가 말하지도 않고 ,시간이 없다고 주위에서 재촉도 하지 않지만 나 혼자 그렇게 느끼고 마음만 급해진다. 느긋하게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다고, 안 그러면 낙오자가 될 지도 모른다고 시간이 속삭이는 것만 같다.

하지만 그토록 바라는 안정된 삶과 꿈을 이루려면 일단 포기하지 말고 불안한 미래를 떠올리는 대신 모험심을 발휘해야만 한다. 오직 서른이란 나이대에 할 수 있는 도전이 있는데 우리는 불확실한 것과 실패한 최악의 상황만 자꾸 떠올리니 주춤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불확실 하기 때문에 결말을 모르기 때문에 인생이 더 재미있는게 아닐까. 미지의 세계가 있기 때문에 더 힘을 내고 운명을 내 손으로 개척할수 있는 것이다. 처한 현실이 힘들다고 도망 갈 궁리를 하지만 결국 도망치는 곳은 내가 마주한 또 다른 현실일 뿐이다. 그럴 바에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게 여러모로 현명하다.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선택을 해야 하고 방황의 순간을 맞는다. 하지만 그 마지막을 향해 가는 과정이 비참하고 슬프다면 얼마나 처참할까.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 서른살, 특히 일과 사랑에서 가장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서른 살 즈음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두렵고 힘들고 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 때, 이건 나 혼자만 겪는 일이 아니라는 걸 생각한다면 조금 마음이 풀어질까. 누구나 겪는 서른살의 방황과 고통이라면 이왕 현명하게 보내는게 좋을 것 같다.  책과 영화속에 나온 인물을 통해, 상담자를 통해 서른살의 심리를 들춰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