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 111
한국여행작가협회 지음 / 열번째행성(위즈덤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제목 그대로 대한민국의 걷기 좋은 길 111 곳을 선정 해 걷는 재미에 푹 빠진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이다. 서울 도심 뿐 아니라 지방의 아름다운 산, 그리고 최남단 제주도 까지 한번쯤 걸어보고 싶게 하는 곳들이 이렇게도 많이 있다는게 놀라웠다. 죽기 전까지 내가 태어난 나라 곳곳을 두 발로 걷는 것도 나만의 버킷리스트에 추가해야겠다.

 

책을 순서대로 읽지 않고 목차부터 훑어 봤는데 내가 살고 있는 경기도 구리시의 동구릉이 나온 걸 보고 가장 먼저 읽게 됐다. 집에서 가까운 곳 이지만 고등학교 졸업 이후론 가 본적이 없던 동구릉 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시절엔 소풍하면 무조건 동구릉 이었고 (심지어 초등학교 저학년 땐 전교생이 걸어서 갔다.) 가족 나들이로도 자주 갔고 교회에서도 갔고 고등학교 때도 담임 선생님을 필두로 다 같이 간 적도 있으니 졸업 후엔 자연스레 안 가게됐다. 앨범 정리를 하다보면 동구릉에서 찍은 사진이 꽤 많이 나왔고, 그러다보니 커서는 자연스레 안 가게 됐다. 지겹도록 갔는데 또 갈 필요도 없었고, 볼거리도 없고 심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책에서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어떻게 변했을까, 예전 모습 그대로일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가고 싶어졌다. 어렸을 때는 멋도 모르고 왕 무덤이네, 하고 말았지만 (그러면 절대 안 되지만, 꼬맹이들에겐 무덤이 곧 미끄럼틀 놀이터였다. ) 이제는 각 무덤의 주인도 누구인지 알고 예전처럼 따분한 곳으로 느끼진 않을 것 같다. 놀이동산 같은 번잡한 곳보다 고궁이나 산에 가는게 더 좋아지니 확실히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옛날 생각도 하며 동구릉 소개를 읽기 사작했는데 생각보다 빈약하다고 느꼈다. 소개할 곳이 111곳이나 되니 아무래도 간추려서 정보를 실을수밖에 없었나 보다. 산책 소요시간 과 간단한 지도, 그리고 풍경 사진과 위치, 음식, 숙박, 교통 정보가 간단하게 기재되어 있는데 좀 부족해 보이는게 사실이다. 입장료나 운영 시간, 휴일 등등 자세한 정보는 각자 더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이 책에선 어느 지역에 어떤 산책길이 있다더라 하는 정보만 취하는 정도로 읽어야 할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좀 아쉬웠는데 워낙 많은 곳을 다루다 보니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렇게만 실어도 책의 두께가 상당한데 더 실었다간 페이지수가 2배로 늘어날 수 있을테니까.

 

 

 

소개된 곳 중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는데 먼저 부산의 대변항 바닷길. 이 곳은 전국 멸치 어획고의 60%를 차지해 멸치의 항구로 불린다고 한다. '친구'의 촬영지이자 고산 윤선도의 유배지인 두호 마을도 있으니 두루두루 돌아다니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저 예쁜 등대가 마음에 든다. 

 

두번째 로는 전국적으로 걷기 열풍을 일으킨 제주의 올레길 이다. 제주도 자체가 아름다운 섬이기도 하지만 최근엔 올레길로 더 많은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는데, 일주일 정도 시간 내서 천천히 둘러보고 싶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요즘 올레길 곳곳이 훼손되고 있다고 같은데, 아름다운 풍경을 많은 이들이 누리기 위해서라도 모두 다 협조하고 관리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은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대관령면 횡계리에 있는 대관령 쉼터에서 눈꽃 산행이 시작된다는데 코스도 힘들지 않아 초보 산행자라도 편하게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 보인다. 도심에서야 눈이 많이 내리면 교통길이 정체되고 치울 걱정에 한숨부터 나오며 어린시절의 낭만은 전혀 느낄수가 없는데, 이 곳에서는 눈이 오는 것 자체를 기뻐하며 맞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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