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느 나라에서 왔니? - 다문화 시대의 재미있는 이주 이야기 더불어 사는 지구 17
리비아 파른느 외 지음, 이효숙 옮김, 윤인진 감수 / 초록개구리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예상했던 내용과는 달리 굉장히 광범위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책 표지에 '다문화 시대의 재미있는 이주 이야기'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의 모국 이야기나 어떻게 융화하며 잘 살수 있을까 라는 내용이 들어있을줄 알았는데, 세계인들의 이주 역사에 대해 다루었다. 100만 년 전 동아프리카에서 살았던 인류의 조상이 유럽,아시아,아메리카 등으로 건너갔고 그로 인해 세계 곳곳에 사람들이 살게 됐으며, 지금도 많은 인구가 다양한 이유로 자신이 태어난 곳을 떠나 다른 나라에 산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덕분에 얇은 책 두께에 비해 내용은 깊이 대신 넓이를 택했는데, 처음엔 정신이 없고 고대 그리스와 로마, 유대인의 이주이야기와 산업혁명 등 부터 시작하기 때문인지 자칫 저학년 아이들에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래도 중간 중간 짜투리 코너들이 등장해 쉬어가기도 하고, 재미있는 퀴즈를 풀면서 책의 내용을 복습하는 시간을 준다. [정보+]를 통해 간단한 상식을 배우게 되는데, 사람들의 이주로 인해 발생한 다양한 일들이 들어있어서 흥미롭게 읽을수 있었다. [네가 할 차례야!]는 책을 읽으면 풀수 있는 문제가 간단하게 수록됐고, [아하! 그렇구나!]에서도 공부도 되고 한번 더 기억할수 있는 퀴즈문제가 있다. [세계 시민에게 듣는 이주 이야기]에선 다양한 나라들의 국민들이 이주한 사연들을 통해 다른 나라에 대한 정보도 얻을수 있었다.  

세계 이주의 역사를 훑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주 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사연들도 접할수 있었다. 19세기 중반 아일랜드에선 흉년 때문에 약 50년간 500만 명의 국민들이 미국같은 나라에 갈 수밖에 없었고, 러시아에서 살던 유대인들은 학살을 피해 도망쳐야만 했다. 배고픔과 전염병, 그리고 전쟁 등으로 인해 정든 고향을 등진 채 낯선 나라로 가야만 했던 사람들의 고난한 여정과 삶이 안타까웠다. 요즘도 기아나 전쟁과 같은 악조건 때문에 나라를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짐바브웨에 사는 그레이스의 오빠는 일거리를 찾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으로 떠나야 했던 것 처럼 가난한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잘 사는 나라로 몰려들고 있다. 혹은 정치적인 이유로 이주를 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가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싶기 때문이다. 자신의 꿈을 위해서, 혹은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싶은 마음에서이다. 꿈을 펼칠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찾고 싶어서, 더 좋은 교육을 받고 싶어서,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풍경이 좋아서, 복지가 좋아서 등등 지금보다 더 나은 나 로 살고 싶기 때문에 살고 싶은 나라를 선택하고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결정하기만 하면 이주는 쉽게 되어지는걸까?  

다른 나라로 가거나 살기 위해선 그 나라의 정부가 세운 원칙을 따라야 하는데 때로는 복잡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처럼 종교차이로 인한 갈등이 있는 나라의 국민들은 쉽지 않기도 하고, 때로는 쉽게 문을 열기도 하는데 대표적인게 국제 결혼이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미국 사람과 결혼을 하면 미국에서 살 권리를 주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런 권리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주 허가 증명서가 없이 다른 나라에서 사는 이들을 '불법 체류자'나 '밀입국자'라고 한다. 잡히면 강제소환되고 제대로 된 일자리도 못 얻는데다 보호받지도 못하는데도 이들의 수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그만큼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안타까운 현실을 반증하는 것 같다.  

이렇게 세계 곳곳에선 이주자들이 빠르게, 그리고 많이 이동하고 있는데 그로 인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문화와 문화가 만나기 때문에 서로 보완하고 고쳐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 이주자들을 다른 나라에서 온 낯선 문화를 가진 사람들 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으로 여기는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그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가지거나 배척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 자국의 실업문제를 이주자들과 불법체류자 들에게 돌리거나, 단일민족을 유지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학살과 전쟁을 일으키는 역사는 더 이상 발생하지 말았으면 한다. 오히려 역기능보다 순기능을 유지하고 키워나간다면 더 풍부한 문화를 발전시킬수 있을것 이다. '지구촌 이웃'이라는 말이 책에 나오는데 참 괜찮은 표현같다. 태어난 나라도, 피부색도, 문화도 다르지만 모두 함께 지구촌 이웃이 된다면 훨씬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래도 대부분은 자신의 꿈을 위해, 더 좋은 환경에서 살기 위해 나라를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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