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한다는 것 - 남창훈 선생님의 과학 이야기 너머학교 열린교실 2
남창훈 지음, 강전희 외 그림 / 너머학교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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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는 질문하기 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질문은 주변 사물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 된다. 호기심에서 비롯된 의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 그게 바로 '탐구한다는 것' 이다. 놀라울만한 업적을 이룬 과학의 발전은 바로 이런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 되었다. 과학자 남창훈 씨는 이 책을 통해 자연과 세계를 탐구한다는게 얼마나 멋지고 즐거운 일 인지를 알려준다. 탐구한다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님을, 내 주변의 가까운 곳을 둘러보거나 내 몸에 대한 궁금증에서부터 시작될수 있음을 말이다.  

어린 시절에는 세상이 궁금한 것 투성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안되는 엉뚱한 질문들을 어른들께 묻곤 했는데, 그때마다 만족할만한 답변은 듣지못했다. 그러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질문하기를 멈추었고 가슴을 뛰게 할만큼 신기한것도 사라졌다. 그런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게 됐다. 왜 나는 질문하기를 그만두었을까? 책 속에서 답을 찾아서? 더이상 궁금한게 없어서? 귀찮아서? 그 이유가 뭐였든 더이상 궁금한게 많지 않다는건 분명하다. 아마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럴 거라고 생각된다.

그런면에서 과학자들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궁금해하고 결국 그 답을 찾는 사람을 뜻 할수도 있겠다. 멘델은 "부모에서 자녀에게로 유전이 어떻게 일어났는가?" 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위해 무려 7년간 3만 그루에 가까운 완두콩을 심고 관찰했다. 저자의 동료는 '사람의 몸에 난 털은 왜 항상 한 방향으로 나 있는가?'를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쓸모없는 연구라고 생각했던 저자에게 동료는 "우리가 인간에 대해 모르는 사실들이 100가지가 있다면, 어떤 이유를 대면서 그 100가지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해서는 안된다. 나는 왜 털이 한 방향으로 나 있는지 아직 모른다. 나는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일생을 바치는 것이 즐겁다" 라고 말한다.  

그들이 이런 연구를 할수 있었던건 바로 호기심과 깊은 애정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다. 40년 넘게 탄자니아에서 침팬지들과 생활 했던 제인 구달 처럼 말이다.  



막스 페루츠는 탐구하는 것이 '길을 물어물어 찾아가듯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하고 다음 질문을 발견하여 다시 답하는, 하나로 이어지는 과정과 같다'고 말했다. 또 탐구 한다는건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의심하는 일을 뜻한다. 그랬기에 파스퇴르는 미생물이 생명을 지닌 고유한 존재임을, 갈릴레이는 모든 물체는 무게에 관계없이 똑같은 속도로 자유 낙하한다는 것을, 코페르니쿠스는 지동설을 통해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행성임을 밝혀낼수 있었다. 만약 그들이 당시에 믿던 사실에 의심을 품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꽤 오랫동안 잘못을 진실인양 믿었을 것이다.   

이렇듯 이전 과학자들이 만들어 놓은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인류는 많은 발견과 발전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과학을 무조건 맹신하고 마치 탐구하기가 자연을 정복하는 도구로 인식되는건 바로 잡아야 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 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다른 동식물과 마찬가지로 지구에 기생하고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자연도 하나의 생명체임을 깨닫고 공존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시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탐구하기 란 따스한 눈으로 우리의 일상을 둘러보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그래서 탐구하기를 놀이와 유사하다고 말하나 보다. 내가 비록 과학자는 아니지만 어린시절 이후로 해보지 않던 질문하기를 시작하면 어떨까 싶다. 너무도 당연해서 질문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하고, 상상력을 발휘하며 탐구해 보는 것. 아마 지루했던 일상이 조금은 활기를 띄지 않을까 싶다. 탐구하기는 지루한 공부가 아니라 놀이 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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