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허에 떨어진 꽃잎 VivaVivo (비바비보) 3
카롤린 필립스 지음, 유혜자 옮김 / 뜨인돌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중국인이지만 독일인 부부에게 입양되어 독일인으로 살아온 레아. 금발머리의 부모님과 주변 친구들과는 달리 머리도 까맣고 눈도 작은 레아는 자신을 다르게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항상 받아왔었다. 인종차별을 당해왔지만 그래도 부모님의 사랑때문에 잘 살아왔었다. 중국에 대한 기사를 쓰기 전까지는.  

진시황의 병마용 전시회를 통해 중국 문화의 대단함과 호기심을 갖게 된 레아는 기사가 큰 호응을 얻으며 편집장 자리까지 맡게 된다. 하지만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부모님의 이상한 행동이 마음에 걸리고, 부모님이 숨기는게 뭔지 궁금해했다. 거기다 루카가 중국의 '1가정 1자녀 정책' 기사를 써서 보여주며 그 과정에서 한해 6만여명의 여아가 강에 버려지고 매장된다는걸 알려준다. 처음엔 믿기 어려웠지만 그게 사실임을 알게되고, 오래전 아버지의 일기장에서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게 되며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레아는 고아원에서 합법적으로 입양된것이 아니었다. 자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낯선 외국인에게 전해준 친 어머니에 대한 분노와 슬픔은 레아를 힘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만나서 따져보고 싶었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에게 줄 만큼 사랑하지 않았느냐고,날 잊고 살았냐고. 그래서 레아는 부모님과 함께 중국으로,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가게 된다. 부모님은 레아가 실망하게 될까봐 걱정을 했지만 레아의 결심은 확고하다.  

그곳에서 리씨라는 중국인의 도움을 받아 쉽게 부모님을 찾게 되지만,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레아를 없는 사람으로 여기고 대화조차 하려하지 않았다. 반면 어머니는 레아를 보며 울고 이름을 부른다. 그 모습에 레아는 거칠게 따지지도,분노를 표출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용서하지도 않는다. 자신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과 더이상 만나고 싶지 않다는 듯, 얼른 독일로 가버리려고 한다.  

하지만 리씨 가족의 조언으로 다시 한번 어머니를 만나게 되는데 생각하지 않았던 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차라리 몰랐더라면 할 정도로 끔찍한 일을 알게되며 혼란스러운 마음을 잡지 못하는 레아. 하지만 말도 통하지 않는 어머니와 나란히 서서 꽃잎을 강에 뿌리며 마음의 안정을 취한다. 그들을 이해하려 하지 말고 용서하라는 말을 레아는 실천하려고 하고 있다.  

레아는 중국인이지만 독일 언어를 쓰고 독일 문화속에서 살고 있다. 중국어를 배우려 하지 않았지만 아마 이 기회를 빌어 달라질 것 같다. 다만, 이 책에서 아쉬운건 레아의 행동이다. 좀 더 적극적이고 어른스러운 행동을 할순 없었을까? 물론 예민한 10대 소녀이고 출생의 비밀에 괴로울테지만, 투정만 부리는 아이 느낌이 난다고나 할까? 이야기가 진행되는 구성이 좀 단조로워서 주인공의 모습이 더 아쉬웠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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