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 지쳐 잠이 들고 그리곤 불안하고도 얕은 꿈을 꾸었을 것 같아요. 그 소중한 기억들을 머금은 소품들이 살아나서 어디론가 움직이며 떠나고 아이도 그들과 멀리 멀리 달나라 가까이 여행을 했을 것 같아요, 외면하고 싶어도 외면할 수 없는 엄마를 계속 생각하면서요,,. 평소에 아이는 놀이공원, 과학 실험, 비행선 등을 좋아했을까요..?
저도 얼마 전 사랑하는 아버지를 여의었어요. 아버진 98세의 나이로 이 땅의 삶을 마감하셨습니다. 참 치열하게도 사셨고, 강한 분이셨지만 따뜻하시기도 한 어른이였습니다. 그런데 영원히 우리 곁에 계실 줄만 알았던 아버지께서 90을 넘기시면서부터는 한없이 약해지시고 무너지시는 모습이셨어요. 그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받아들이기도 쉽지는 않더라고요.
삶과 만남을 받아들아는 것처럼 죽음과 이별을 받아들이기는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도 그린 책 속 아이처럼 아버지를 뒤로하고 등을 돌리고 창문을 통해 날아가듯이 아버지를 외면하고픈 시간들도 많았습니다. 아버지를 뵈러 가는 길에 다른 길로 빠져버린 적도 있었지요. 아이가 한바탕 꿈속에서 엄마와 멀어져 달나라가까이 날아가버린 것처럼 저도 괜히 친구들 만나고 어디론가 가버리기도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