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아이들과 한 달 살기
전은주(꽃님에미)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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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의 특가에 부랴부랴 항공권을 샀다. 아이 아빠가 바뻐서 도무지 셋이서는 여행을 갈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아이와 나, 2장만 샀다. 덜컥 사고 나니.. 걱정이 앞섰다.

여행을 떠나는 날까지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이 책 저 책 검색을 해보았는데, 엄마가 아이 둘을 데리고 제주도에서 한 달 살았던 이야기를 쓴 책을 발견했다.

이거 내가 꼭 봐야할 책 같아 부랴부랴 대출해서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역시 시간이 많았던지라.. 그리고 봄이 되고 날씨가 좋아지니 야외활동이 많아져 보름이상 책을 붙들고 늘어졌다.

책을 한번 잡으면 이웃집 아줌마가 제주도에 다녀온 후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너무 재미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직 나의 아이는 어리지만, 꽃님애미(저자)가 여행을 갔을 당시 아이들은 첫째 꽃님이는 초등학생이고 둘째 꽃봉이는 지금 내 아이의 나이이다.

그래서 더 이 책을 통해서 꽃봉이가 정말 좋아했던 곳을 유심히 살펴보면서도, 꽃봉이와 엄마가 여행을 통해 어떻게 교감하는지를 좀 더 유심히 보았다.

꽃님애미의 말이 한달동안 다른 여행객들과 달리 정말 제주도를 누리겠다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안가는 해수욕장과 바다도 먼저 가고, 아이들이 와~ 좋다고 열광하는 곳에 그냥 차를 대고 놀기도 했다고 한다.

남들이 좋다고 해서 성지순례하듯 한 여행이 아닌 진짜 즐기며 누리는 여행을 하며 꽃님애미가 느낀 것이 있다고 한다. 어른들에게는 시시했던 곳인데 아이들은 열광하는 곳이고, 어른들이 좋다고 너무 좋다고 해서 데려간곳은 아이들이 흥미가 없어했을뿐더러, 정말 멋진 자연경관 앞에서 아이들이 관심갖는 건 발 아래 개미였다고...

23, 34일의 타이트한 일정의 여행속에서 여행지를 제대로 누릴 수 없어서 허둥지둥 관광하는 사람들과 달리, 꽃님이네 가족은 아이들이 원할때까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누리게 해주는 여행을 선택했다.

가끔 아이가 스마트폰에 빠져 있어 엄마아빠가 제발 여기좀 보라고 애원하다 결국에는 아이를 혼내는 모습도 하루에 2~3번은 본다고 했다. 정말 그것이 여행인 것인가 싶었다고...

대화가 없는 여행은 관광이라고.. 딱 맞는 이야기였다.

현지의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그 곳의 사람들과 대화하며 그 곳을 충분히 누리는 여행..

나는 고작 45일의 일정으로 여행을 떠나지만, 빠르지 않게 천천히, 그리고 꼭 가봐야하는 곳 없는 그런 여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숙소도 빡빡하지 않은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해서 넓은 잔디밭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아빠 없이 가는 여행이라 내가 아이를 바닷가에서도 충분히 놀게 해줄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는 것.

그래도 하루 쯤은 날씨 좋은날 파도와 모래와 맘껏 놀 수 있게 해보고 싶다.

꽃님애미에게 제주도가 특별했던 또 한가지는 변화된 아이들이다.

꽃님이는 낯도 많이 가리고 경계심이 많은 아이였는데 제주도 여행을 통해 낯선 현지아이에게도 먼저 말을 거는 등 큰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맨날 싸우고 함께 있어도 따로 있는 듯했던 남매가 제주도여행에서 둘이 항상 붙어 있고 함께 놀 수 밖에 없어서 인지 남매가 아주 돈독해졌다고 한다.

항상 각자 학원이다 유치원이다 낮시간에는 떨어져 지내고 저녁에는 각자 책보고 장난감 가지고 놀고 하면서 지냈으니.. 둘이 같이 있어서 따로 있는 듯 대면대면했던 남매였는데..

TV도 없고, 장난감도 없는 제주도에서 둘이 콩닥 콩닥 놀이를 하면서 종알종알 떠들며 서로 장난치며 돈독해진 남매들을 보며 꽃님애미는 제주도에 오길 잘했다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얼른 둘째를 낳는다면 정말로 꼭 한번은 제주도에서 한달이던 두달이던 달방을 예약해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워킹맘으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주말밖에 없는데 그 주말에도 나는 피곤하니 아이에게 100% 맞춰주고 봐줄 수가 없었다.

꽃님애미처럼 아이와 오롯지 24시간을 함께하며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건데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은 없는지, 그리고 틀에 갖혀진 어린이집이 아닌 도서관에 가서 책도 마음껏 보고 물놀이도 하고, 자연관찰도 하면서 지내보고 싶다.

요번 여행은 짧지만 아이와 함께 단란하게 45일동안 충분히 아이와 누리다 오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여행과 육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 듯 하다.

그리고 제주도 여행 뿐만아니라 단기 체류할 때 필요한 물건, , 가볼만 한곳 등도 잘 정리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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