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굴러가는 88일간의 자전거 유럽여행
김정희 지음 / 더블:엔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3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당선작이라고 표지에 도장처럼 찍혀있다. 이 책은 내가 읽은 여행책 중 단연 1!! 탁월했던 선택이 아니였나 싶다. (더 좋은 책들이 더 있을 수 있을지 몰라도 일단은..^^)

5년쯤 자동차를 렌트해서 전혀 모르는 5명이 모여서 유럽여행을 하는 책을 읽은적 있어서 자전거는 어떻까..하는 마음과 추천도서이기도 해서 선택했는데.. 책 두께가 왠만한 사전 두께여서 처음 책을 대여했을 때 이걸 언제 다 읽지 싶어서 다시 반납하고 다른 책으로 바꿔 오려고 사무실 밖으로 들고 나가기 까지 했었는데.. 정말 바꿔왔음 큰일 날뻔했다.

이렇게 손에 놓기 싫어서 부둥껴안고 본 책이 얼마만인지..^^ 사진반 글반이다..라고 생각하면서 두꺼운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읽자 마음 먹길 얼마나 잘한 것인지 내 자신에게 쓰담쓰담을 해주고 싶었을 정도!

그리고 읽으면서 자전거를 좋아하는 도련님이 생각나서 얼른 인터넷을 통해 이 책을 구입해서 선물로 보내드렸다. 젋을 때.. 그리고 좋아하는 자전거로 여행 한번 해보시라는 의미에서..!!

3형제 중 막내인 저자 이슈는 둘째형 부부가 자전거로 유럽여행을 한다며 너도 갈래?” 한마디 물었는데.. 덥석.. “.”이라고 대답하고 함께 유럽여행길에 올랐다.

둘째형의 별명은 자라여서 이 책에서는 자라형으로 칭했는데.. 형은 자전거 광이여서 여러번 자전거로 외국여행을 홀로도 해왔다고 한다. 그래서 걱정없이 직장까지 그만두고 여행을 함께 하기로 했다. 이슈 본인은 본인이 너무 숫기없는 남자이고 쓸모없는 남자라 칭했지만.. 글쓰는 센스는 정말 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여행 서적을 읽으면서 배꼽잡고 웃어보기는 처음이였다.

라인강을 건너기 전에 요단강을 건널 뻔 했다는 둥.. 한국 가요계에 용감한 형제가 있다면 유럽에는 귀 얇은 형제, 길 잃은 형제가 있다는 둥, 과감한 유럽여성들의 비키니 일상화는 얼른 국내도입이 시급하다는 둥....

센스있고 상활적절한 비유들은 책을 읽는 내내.. 넘 매력가득이라 흠뻑 빠져버렸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그 센스는 버려지지도 사라지지도 않고 왼발이와 오른발이를 그림으로 넣어.. 마지막 페이지까지 쉽게 내려놓을 수 없게 했다.

스페인을 시작으로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그리스.. 이렇게 8개 나라를 자전거로 달린다. 그리고 사진으로 담았다.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이슈는 자전거 여행이라 짐을 최소화하려고 두고온 DSLR을 그리워하며 각막을 파해치는 듯한 절경들을 똑딱이로 담는 것을 아쉬워했으나 정말 아름답게 담아왔다. 중간중간 아쉬움 가득, 사진으로 제대로 담지 못하는 자신을 탓해왔지만 책 속 사진들은 너무 아름다웠다. 특히 빨갛게 물든 에펠탑.. 그리고 그리스 여러나라의 해지는 풍경과 일출, 산토리니의 하얀집들 등등..

책이 두꺼웠지만 정말 거의 반은 글, 반은 사진.. 사진은 어찌나 그렇게 잘 찍었는지.. 자전거 타고 여행을 하면서 좋은 풍경이 있을때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사진을 찍어왔다.

나도 개인적으로 단체여행, 패키지 여행을 좋아하진 않는다. 내맘대로 여정을 짤 수도 없고, 시간 맞춰 우루르 내려서 대충 사진 몇컷 찍고 다시 버스에 오르고를 반복하는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슈도 여기서 그렇게 얘기한다 내가 사진을 찍고 싶을 때 찍을 수 있고 쉬고싶을 때 커피한잔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자전거 여행이 너무 좋다고..

비록. 가난한 배낭여행이기에 캠핑장과 값싼 호스텔을 전전하며.. 그러다가 결국 잘 곳을 찾지 못해 노숙도 하고, 주차장 장애인화장실칸에서 잠도 잤지만.. 다 젊었기에 가능한 여행 아닌가 싶다.

날씨가 엉망인 유럽에서 비를 계속 맞으며 라이딩을 하고.. 폭염과 싸우면서.. 빵과 요거트, 바나나로 대부분의 끼니를 해결하며 남들이 보지 못한 느린여행을 해왔다.. 빠른 기차, 차안에서는 놓칠 수 있는 흔해보이는 한적한 들판과 들풀들 그리고 작은 마을과 소소한 풍경들을 눈에 담고 사진으로 담았다.

여행을 가지 못하고 있는 최근 1년간.. 내 안에서 숨어있는 떠나고싶은 마음이 너무 콩닥콩닥 뛰다 못해 쿵닥쿵닥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 어떻게든 꼭 가보라는 유럽인데.. 조금이라도 젋었을 때 가야할 것만 같은데.. 갑자기 새삼 우울해졌다.

너무 좋은 책을 만나.. 너무 즐겁고 유쾌하게.. 그리고 눈이 즐거워지기까지 해서. 요 몇일 밤잠까지 설치며 읽을 만큼 그 매력에 행복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