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라우마 ㅣ 단비청소년 문학
김하은 지음 / 단비청소년 / 2023년 2월
평점 :
트라우마는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누구나 조금씩은 있기 마련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정도가 약한 사람은 트라우마로 느껴지지도 않을 만큼의 잊고지내는 상처정도 이겠지만, 어떤 작은 사건도 내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것이라면 그것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고 나에게 불안과 공포로 남아 급기야 나를 조종하기에 이른다.
이 책 표지의 검은 그림자는, 주인공 세희가 겪은 아픈 과거의 인물인지, 같은 반 오픈채팅방을 조종하는 의문의 인물인지...다 읽고 난 후 문득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읽는 내내 멈출 수 없는 긴박한 흐름의 전개로 나도 모르게 재빨리 책장을 넘기게 되는 미스터리 속의 미스터리인 내용에, 다 읽고 난 후는 ‘휴~’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 것 같다.
앞서 말한 트라우마!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세희의 트라우마는 학교를 다니는 내내 세희를 힘들게 한다. 아니 힘들게 하는게 아니라 힘들 수 밖에 없는 일이 트라우마가 된 것이라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세희에게 연속적으로 다가온 미스터리한 일들은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세희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일이었다.
세희는 아픈 몸이라 쉬어도 된다는 부모님의 의견과는 다르게 학교를 다니고 싶어 한다. 아주 강한 충격으로 순간 기억을 잃었고 그 충격에 의해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정신과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 겹쳐 반 아이들은 모두 사이버범죄에 연루되게 된다. 상대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같은 3반 아이들에게만 열린 오픈채팅방 속 주최자로 인해 미궁 속에 빠지게 된다.
이야기 속 이야기! 어려움 속의 어려움을 통해 점점 나도 모르게 주인공이 되어 같이 아파하고 그 미궁속의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나는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은 쉽게 다가갈 수 있고 내 주변에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 해주었기 때문에 ‘아..이래서 추리소설을 읽는구나?’하고 나도 모르게 감탄을 하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고 있고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라서 그런지 요즘아이들이 정말 이렇게 하는구나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고, 요즘엔 학교폭력도 가해자와 피해자 구분이 정말 어렵다고 하던데 왜 그런지 충분히 이해 되었다. 이 부분에서 <올 어바웃 학폭>이라는 책도 생각났다.
가장 가슴 따뜻한 부분은 주인공 세희가 단짝인 다인이와의 우정을 그려나가는 모습이었다.
(p.137) 불안을 잠재우는 데는 약보다 더 좋은 것들이 많았다. 라는 부분은 정말 세희의 모든 것을 친구가 알아주고 또 음악이 치료해 줄수도 있는 희망을 준다. 아픈 세희에게 누구나 걱정어린 말만을 해주면서 위로를 해 주었다면, 다인이가 세희에게 멋지다고 말한 것을 세희가 가슴깊이 감동하며 좋아하는 부분도 너무 인상깊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위로만 받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살다가 정말 멋진 아이라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 느낀 세희는 가슴이 찌르르 떨렸다. 아파서 두근대는 심장이 아니라 희망의 두근거림이었고, 긍정의 신호로 느껴졌다. (p.78)
세희에게 필요했던 건 약이 아니라 진정으로 응원해주고 함께 해준 친구들의 믿음이었기에, 세희에게 숨겨진 용기가 발산 되었던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