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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제비의 안타까운 복수 ㅣ 단비어린이 문학
이상권 지음, 고담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10월
평점 :
“이제 이게 마지막 희망이야. 인간 어른들에게는 희망을 버렸고, 인간 아이인 너한테, 한 엄마로서, 그리고 친구 같은 족제비로서 부탁하는 거야. 도와줘.” (p.51)
엄마의 마음은 다 같을 줄 안다. 동물이라고 해서 함부로 다루지 말아야 하는 건 동물세계에서도 엄마와 아이가 존재하기 때문도 한 가지 이유로 들 수 있겠다.
족제비는 자기 새끼를 찾아 헤매고 다녔고, 새끼의 흔적을 찾아 사람들이 사는 집까지 들어오게 된다.
이 이야기는 족제비의 안타까운 복수이야기. 읽다 보니 복수라기보다 사람들의 이기심이 불러온 족제비의 안타까운 사연은 아닐까 한다.
아이들과 함께 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구슬이라는 강아지의 시점에서 쓰여진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생각지도 못한 상대방의 입장을 알게 되었다.
요즘 길을 가다 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는 걸 볼 수 있다. 예전엔 가끔 이었지만, 애완견이랑 함께 들어가는 카페가 보이더니 이젠 애완견 놀이터, 애완견 유치원까지 정말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진걸 새삼 느끼게 된다. 이젠 반려동물이라고 해서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이면에서는 버려지는 동물들도 허다하다. 사회적 문제를 짚어 볼수도 있고 충분한 토론거리가 되는 이 책을 통해서 가족애, 동물사랑, 이기심,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구슬이가 7살 지후가 살고 있는 집에 맡겨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은 강아지 구슬이다. 구슬이 주인이 잠시 맡겨달라며 부탁한 지후네 집은 강아지를 그리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지후는 아니지만 말이다. (우리 딸도 강아지를 정말 아주 많이 키우고 싶어하는데 이 책을 보더니 지후를 부러워 했다)
지후네 집 책장 뒤에 수상한 꼬리가 나타나면서 사건이 일어난다. 재빠른 무언가가 나타났고, 동물 같긴 하지만 집 안까지 들어온걸 보면 혹시 쥐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정말 온 가족이 놀란 걸 넘어서서 동네의 소란으로 이어진다.
알고 보니 족제비가 들어온 것이었는데, 잘못 들어온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한 족제비의 행동에 모두들 의아해 한다. 구슬이는 강아지이기 때문에 족제비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잃어버린 아기를 찾아온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지후네도 아기 족제비를 찾아주고 싶지만 쉽지 않다.
어른들에겐 희망을 버린 족제비가 너무 안타까웠고 지후랑 구슬이가 발벗고 나서주기만을 기다리는 족제비의 마음이 너무 아려왔다.
족제비는 아기를 찾을 수 있을지 읽는 나마저 응원을 하게 되었다.
나의 이기심이 또다른 누군가를 불행하게 만들 수 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상대방이 아무리 동물이나 어리거나 약하더라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