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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버튼이 창조한 기괴하고 우울한 캐릭터들이 잔뜩 집합한 단편집.
로봇 소년, 노려보는 소녀, 눈에 못이 박힌 소년, 눈이 많은 소녀, 검댕 소년, 그리고 정말 불쌍한 굴 소년, 유독 소년, 미라 소년, 쓰레기 소녀, 바늘꽂이 여왕, 땔깜 소년 등등등 다소 기괴하고 우울한 동화적 상상력이 대단하단 말이야.
한 편 감상해 보시길......

눈이 많은 소녀

어느 날 공원에서
우연히 소녀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소녀의 눈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정말 예뻤습니다.
(그리고 충격적이었습니다.)
나는 그녀의 입술을 찾아냈고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꽃에 대해, 그녀의 시 쓰기 수업에 대해,
그리고 그녀가 안경을 썼다면
일어났을지도 모를 일들에 대해.

그렇게 많은 눈을 가진 소녀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주저앉아 통곡할 때에는
나도 흠뻑 젖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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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7 11: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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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눈의 물고기
사토 다카코 지음, 김신혜 옮김 / 뜨인돌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맘이 아프지만 행복하고 따뜻한 느낌......

"노란 눈의 물고기"를 읽으면서 내 맘 속을 차지한 감정은 내내 이런 거였다.

"노란 눈의 물고기"의 두 주인공 기지마와 무라타. 이 둘은 결핍과 소통의 어려움으로 세상에 대한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 걸었다. 그래서 누군가 그 마음의 문을 두드릴라 치면 상처받을까 봐 움츠리고, 그 문을 이중 삼중으로 두껍게 닫고......

그런 두 아이가 만나 서로를 치유하며 세상에 대한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여는 과정은 행복하고 따뜻하다. 작가의 섬세한 묘사는 기지마와 무라타 두 아이의 시점을 교차시키며 독자에게 스스로 기지마와 무라타가 되어 그 시절 그 때로 여행을 떠나게 한다. 아련한 그 시절.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그 두려움을 깨고 성장해야 하는 그 때로. 기지마의 독백처럼 진지해지기가 두려웠던 그 시절로......

'그림'이라는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생긴 기지마와 무라타. 기지마는 무라타를 그리며, 무라타는 기지마의 그림이 되면서 둘은 서로에게 그리고 세상에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누군가를 마음으로 그리고, 또 그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려진다는 것은 정말 가슴뛰는 경험일 것이다. 낙서의 천재 기지마에게 무라타는 완성하기 힘든 어려운 그림이었다. 아니 완성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마지막에  그 누구보다 좋은 그림(무라타)을 그리겠다는 자신감의 피력은 그 어떤 사랑 고백보다 더 진지하고 믿음 있게 내 가슴을 울렸다.

오랜 만에 만난 진지한 성장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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