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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눈의 물고기
사토 다카코 지음, 김신혜 옮김 / 뜨인돌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맘이 아프지만 행복하고 따뜻한 느낌......
"노란 눈의 물고기"를 읽으면서 내 맘 속을 차지한 감정은 내내 이런 거였다.
"노란 눈의 물고기"의 두 주인공 기지마와 무라타. 이 둘은 결핍과 소통의 어려움으로 세상에 대한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 걸었다. 그래서 누군가 그 마음의 문을 두드릴라 치면 상처받을까 봐 움츠리고, 그 문을 이중 삼중으로 두껍게 닫고......
그런 두 아이가 만나 서로를 치유하며 세상에 대한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여는 과정은 행복하고 따뜻하다. 작가의 섬세한 묘사는 기지마와 무라타 두 아이의 시점을 교차시키며 독자에게 스스로 기지마와 무라타가 되어 그 시절 그 때로 여행을 떠나게 한다. 아련한 그 시절.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그 두려움을 깨고 성장해야 하는 그 때로. 기지마의 독백처럼 진지해지기가 두려웠던 그 시절로......
'그림'이라는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생긴 기지마와 무라타. 기지마는 무라타를 그리며, 무라타는 기지마의 그림이 되면서 둘은 서로에게 그리고 세상에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누군가를 마음으로 그리고, 또 그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려진다는 것은 정말 가슴뛰는 경험일 것이다. 낙서의 천재 기지마에게 무라타는 완성하기 힘든 어려운 그림이었다. 아니 완성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마지막에 그 누구보다 좋은 그림(무라타)을 그리겠다는 자신감의 피력은 그 어떤 사랑 고백보다 더 진지하고 믿음 있게 내 가슴을 울렸다.
오랜 만에 만난 진지한 성장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