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이유 - 힘겨운 삶에 지친 이들을 위한 철학 처방전
오카다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책세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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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나는 왜 형제가 불편할까' 등. 나는 왜? 시리즈로 국내에 잘 알려진 오카다 다카시는 일본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 겸 작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이유>는 철학자와 문학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역경을 이겨낸 힘이 무엇인지, 실제 저자의 임상 클리닉 환자 사례와 접목시켜 쓴 힐링 철학서다.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어머니와 불화를 겪으며 성장했고, 이로 인해 염세주의적 세계관이 형성되었다. 그는 이 세상은 채워지지 않는 갈망과 고통으로 가득한 최악의 세상이라고 저주를 했다. 가능한 한 빨리 이 세상을 떠나라고 충고까지. 그런 그는 79세까지 장수했다.


헤르만 헤세 어린 시절 문제아였다. 부모의 가혹한 성격과 생활방식이 문제였다. 일종의 애착장애다. 거짓말과 남의 물건을 훔치고, 정신적인 불안으로 치료시설에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그는 부모가 원하는 삶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살고 싶었기에 방황했다.


장 자크 루소의 편력 어머니와 관련이 있다. 어머니는 루소를 낳은 직후 사망했다. 물의를 일으킨  아버지는 타국으로 도망가고 목사인 외삼촌 집에서 성장했다. 그는 도둑질과 거짓말을 일삼고 연상의 여자와 반복해서 사랑에 빠졌다. 모성애를 갈구했기 때문이다.


도스토옙스키의 파란만장한 삶은 왜곡된 가족관계가 문제였다. 아버지의 유산으로 도박에 탕진하고 빛 더미에 올라섰다. 그의 완고한 성격은 문단에서도 고립되고, 반정부 활동으로 시베리아에서 10년의 유형생활을 보냈다. 그는 유형지의 비참한 상황에서 고귀한 인간성에 눈을 떴다.


이들의 삶은 하나같이 평탄하지 못했다. 한가지 공통점은 대부분 어린 시절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결여된 환경에서 자랐다는 것이다. 부모의 과잉 기대, 혹은 냉대는 한 인간의 인격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 모두 자기 삶을 극복하고 후대에 이름을 날리는 철학자와 작가가 되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고, 새로운 환경에서 가치관이 달라지거나, 스스로 상처를 극복했다. 창작활동에서 삶의 의미를 찾기도 했다.


삶과 죽음은 우리의 선택사항이 아니다. 다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선택의 기회가 주어질 뿐이다. 샤르트르의 말처럼. "나는 언제나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선택을 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라는 사실을 항상 의식해야 한다".


매 순간 크고 작은 선택이 모여 한 사람의 삶이 되고 인생이 된다. 수많은 가치와 이념이 혼재된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삶의 가치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은 관념적인 담론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문제는 결국 가치문제로 귀결된다.


인간의 본질적인 질문에는 철학이든 과학이든 명쾌한 답이 없다. 사유의 과정이 있을 뿐이다. 삶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세상에 고통 없는 삶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이유라면? 살아갈 이유를 찾는 게 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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