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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걸으면 좋겠습니다 - 남난희의 지리산 살이
남난희 지음 / 마인드큐브 / 2020년 5월
평점 :
책을 읽는 내내 두근거린다.
어릴 적 나는 스스로 ˝난 산과는 상성이 안맞는 사람이야˝ 하면서 기피했었다. 사회에 나와 사람에게 치이다보니 나도 모르게 조용한 산으로 등산을 가는 게 취미가 되어버렸다. 자연에 흠뻑 빠지는 게 어떤 의미인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글을 읽는 내내 두근거렸다.
특히나 백두대간.
정말 백두대간 트레킹 완주 코스를 간절히 염원한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간과할 때가 있다. 해외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매력적인 산들이 가득하다. 그런 우리의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좀 더 소중히 대하고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
두 번째는 그렇게 정비된 백두대간 길을 국제적인 트레일(Trail)로 만드는 일이다. 지난해 여름에 미국의 PCT(Pacific CrestTrail) 일부 구간을 걸었는데, 길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문명에서 좀 벗어난 공간에서 자연의 진면목을 흠뻑 느낄 수 있는기회였다. 내가 보기에 백두대간은 결코 PCT에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과 가치를 지닌 산줄기다. 아니, 어쩌면 단일한 맥(脈)으로 이어진 산줄기라는 점에서 더 희귀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할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만드느니에 따라 백두대간을 훌륭한 국제적 수준의 트레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_「 내가 만난 백두대간, 내가 만날 백두대간」중 - P39
그 시간은 산을 만나고, 자연을 만나고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그 시간은 수행의 시간이고, 명상의 시간이고, 비우는 시간이고, 채우는 시간이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다.
그 시간은 기도의 시간이다. 그 시간은 용서의 시간이고, 참회의 시간이다. 그 시간은 정신과 육신을 돌보는 시간이다. 그 시간은 축복의 시간이다. 그 시간은 감사의 시간이다.
_「 오르는 산과 수행의 산」중 - P43
백두대간 산행은 인생과 비슷하다. 인생을 함께 살아줄 수는있지만 대신 살아주지는 못하는 것처럼, 산행도 그렇다. 함께 걸을 수는 있지만 대신 걸어줄 수는 없는 것이다. 오로지 내가 직접 내 발로 걸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을 가르쳐준 백두대간은위대한 스승이며, 커다란 학교였다.
풀들이 제초제로 서서히 시들어가는 것을 볼 자신도 없다. 물론 내게 뽑히는 것도 죽는 것이기는 하겠으나 한 번에 뽑으니까 괴로움은 길지 않으리라 본다. 모든 생명이 죽음을 그렇게 맞이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풀을 뽑다가 죽음까지 생각했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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