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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1 ㅣ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2
금난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폼생폼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폼에 살고 폼에 죽는것.
공자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지식을 쌓기 위해서 부단하게 노력한다면
그것이 좋은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공자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타인들이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지 않더라도
자신을 더욱 쇄신할수만 있다면 군자가 될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실때 아무것도 걸치지 않으셨습니다.
그에게 나온것은 붉은피. 세상의 죄인들의 원죄를 깨끗이 없애기 위한 보혈,
그리고 핍박의 작은 상처자국,그를 완전히 멸하려고 박았던
큰 못자국만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네로 황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화려한 보석 장식을 치렁치렁하게 걸치고 사람들에게 허세를 부렸습니다.
순교자들의 피에 취해 광란의 망나니질을 하였습니다.
그는 그것이 자신의 예술적인 재능이라고 착각하였습니다.
요한묵시록에서 말한 하느님이 벌할 악한 짐승을 탄
음탕한 창녀인양 그는 똑같았습니다.
그는 고대 올림픽에 수많은 자신의 응원부대를 참가시켜 스스로 마차경주에
참가하였지만 낙마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1등이라고 심사위원에게
우겼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황제의 말을 묵묵히 들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네로 황제가 죽은뒤 그 1등의 기록은 정확히 삭제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을 자신의 광기때문에 죽였습니다. 그러고선 절망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랑때문에 또 하나의 정신나간 일을 벌이고 맙니다.
죽은 자신의 아내랑 닮은 남자를 거세해서 자신의 부인으로 위장시켰습니다.
네로는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네로의 아내는 네로의 아내이고 거세당한 남자는 거세당한 남자일 뿐이였습니다.
현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네로는 현실을 부정하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은 성이며 외국인이 "김씨!"라고
한번만 불러도 수천명이 돌아볼듯한 김씨.
그 김씨성을 본명으로 가졌던 분이 바로 귀하의 아버지였던
'김수현선생' 이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성이며 우리의 말로 지었다는 성으로 불리는 '금씨.'
귀하의 아버지는 자신의 성을 금씨로 바꾸어 스스로 '금수현'이라고 칭하였습니다.
귀하의 아버지는 분명 휼륭한 사람입니다. 수려한 음악을 만들기 위해
힘쓰셨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공자님의 말씀을 한번만 더 빌려 말하자면
사람에게는 학문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맹신으로 만드는 것은 분명 옳은 일이 아닙니다.
귀하의 아버지는 사람들, 그것도 감수성이 예민한 여학생들에게 철처하게 자신의 신조
를 강요하였습니다. 부질없는 훈계를 그녀들에게 퍼부었습니다.
자신의 성을 원래의 성인 김씨로 불렀다고 훈계하면서 금씨로 남기를 바랬다는 촌극은
지나가는 소가 껄껄거리면서 웃을 일일수도 있습니다.
상황을 진지하게 파헤쳐보면 말입니다.
히틀러는 거짓을 철저하게 세뇌시키면 진실이 될수 있다고 하면서
거짓말을 진담으로 만들어 자신의 머리에 자신의 총알을 겨누었습니다.
평범한 농군의 아들이였던, 본명이 김성주인 김일성은
자신이 우상이라는 거짓된 사실을 북녁주민들의 머릿속에
주입시켜서 결국에는 딱딱한 미라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귀하의 아버지는 영웅심리로 영웅으로 남기를 원하였지만 결국에는 덧없이 가셨습니다.
트로피를 남킨채 트로피를 내세로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인생무상이란 말이 새삼 느껴집니다.
굳어버린 사실은 악의 이데올로기로 다시 태어납니다.
그 이데올로기는 합리화에 합리화에 합리화를 거쳐서 살인도 정의로 만들어버립니다.
그 이데올로기가 권력과 야합하면 그것은 무시무시한 힘이 되어
악의 논리를 불멸의 진리로 만들어 버립니다.
하지만 그 삐뚤어진 오도된 정의가 정의이겠습니까? 금난새 선생님!
교감이라는 타이틀을 지게된 귀하의 아버지가 권력을 그런 방향으로 사용한다면
사람들이 그때도 진정한 박수갈채를 보내주겠습니까?
부시가 아무리 자신의 악행이 정의라고 우긴들
그것이 정의로운 행동이 될수 있겠습니까?
꽃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향기를 뿜어냅니다.
하지만 가공화된 냉동식품은 식품 천연의 향기를 상실해 버립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무색,무미,무취의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이 죽은 식품을 죽지 않게 보이게 하기 위해 화학적으로 만든 향을 사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은 진짜 식품 본연의 향은 아닙니다.
지폐에 나와있는 인물들처럼 귀하의 아버지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기를 원했을테지만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영웅이 아닙니다.
만들어진 명예로 자신의 왕국을 영원히 통치하려고 했던 엄석대는 망가져버렸습니다.
자신들의 이데올로기가 하늘이 내려주신 이데올로기라고 생각했던 소비에트 연방은
해골이 되어 진토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입니다.
빈수레는 너무나도 요란합니다.
처음 나오는 새싹은 기울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찬수레는 조용합니다.
안전운행을 하는 차는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찬수레를 주위 사람들에게 알아달라고 벼랑끝으로 가는 찬수레를 알아보지 못한
귀하의 아버지는 찬수레를 넘어뜨리고 말았습니다.
그 옆을 조용히 지나가는 찬수레를 귀하의 아버지는 보지 못했습니다.
안타깝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부디 귀하는 자신을 떠벌리는 붕뜬 자만의 찬수레를 끌고 가지 않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