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어른의 눈으로 보기엔 가벼운 이별일거라 생각했고, 어른이 되어 만날 이별보다 슬프지 않을 거라 예상하며 이별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궁금했다.무엇보다 누군가는 어떤 이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덜 슬픈 이별이 되려면 어떻게 대처하는지 우리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다섯가지 이야기는 온전히 아이들의 시선에서 전개되어진다. 이별로 가는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마냥 슬프지만 않은 느낌으로 동심이 묻어나는 이별이라는 말이 적당할 것 같다.곧 이별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이별하는 상황은 보여주지 않는... 그래서 더 여운이 남는 것이 아닌가 싶다.할아버지가 태어난 해에 심어진 은행나무를 두고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대치상황이 벌어진다. 은행나무를 베어버리면 할아버지와 영영 이별하게 된다고 또는 머지않아 은행나무와 같이 이별하게 될까봐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그렇게 말리나보다. 할아버지의 입장에선 본인이 떠난 후 조금이라도 덜 슬퍼할 수 있게 직접 정리를 하며 그동안의 추억을 함께 나누는게 아닐까..이별하기 전 함께한 추억을 남겨주려 애쓰는 형을 보고는 이별을 앞두고 떠나가는 사람이 슬플까, 남겨지게 되는 사람이 더 슬플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많은이들은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이 크다고 한다. 비교 할 수 없이 둘다 견디기 힘든 슬픔인 건 분명하다.막내아들이 떠난 걸 모르는 할머니. "아빠를 잃는 것과 자식을 잃는 건 다른거야" 엄마의 이 말이 작년까지의 나는 이해하지 못했겠지만 지금의 나는 십분 이해한다. 할머니는 이미 알고 계셨을거다. 안쓰러운 며느리와 손녀를 음식으로 위로하는 게 할머니의 슬픔을 누르는 방법이라는 걸...가장 아이답지만 가장 어른스러운 이별 대처방법을 보여준 나리까지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는 이야기가 없다. 이별은 슬프지만 마냥 슬프지만도 않은 법.그래도 나는 아직도 이별이 슬프기만 하기에 받아들이기 힘들고, 미리 생각하기도 싫다. 한참 배워야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