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기자 상담실 -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가메오카 어린이 신문 지음,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정인영 옮김 / 샘터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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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쉬울까? 알면 알수록 더 모르겠다. 살면 살수록 고민만 쌓여간다. ​시험문제를 풀듯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답을 찾느라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고민한다. 이렇게 고민하는 어른들을 위해 어린이들이 나섰다.

책, 「어린이 기자 상담실」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는 느낌을 주지만 어른을 위한 책이다. 일본의 <가메오카 어린이 신문>의 상담 코너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엮었다고 한다. 어른들이 고민을 말하면 어린이 기자단이 답을 하는 식이다.

어른들이 꺼내놓은 고민들을 보면, 어린이에게 물을 만한 것이 아닌 듯 보인다. 그러나 어떤 고민이든 시원시원한 답을 내놓는다. 때로는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운 대답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아이만이 할 수 있는 아이다운 답을 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우문현답보다는 천진난만한 답이 훨씬 좋다. 유쾌한 상상을 할 수 있어서.

툭툭 던지는 솔직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정곡을 찌른다. "1,000,000퍼센트 짜증 나는 성격이네요! 대체 뭐죠?", "나쁜 엄마네요!", "노력 부족이죠", "반성하세요" 등 직설적인 말도 서슴지 않는다. 어린이들을 대변하기도 하고, 어른들에게 강력히 요구하기도 한다. "부모 마음대로 키우려고 하니까 아이들이 엇나가는 거라고요. 자기 마음대로 하지 말고 아이에게 자유를 주세요!"(33쪽), "밖에서 놀기를 바란다면 어른들이 책임지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 주세요!"(65쪽), "부모님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게 제 생각에는 가장 큰 문제예요!"(69쪽)

그 모든 답에는 쓸데없는 고민에 시간 낭비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며, 행복하게 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듯하다. 이에 살짝 덧붙이자면, 어른들이 이제는 삶의 문제가 아닌 나와 너, 우리의 삶에 집중하며, 정답이 아닌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길 바란다.

이 책을 읽고 고민이 해결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바라고 읽지는 않을 테니. 그러나 고민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웃어넘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혹시 '왜 이렇게 고민하며 살고 있을까' 하며 또 고민하고 있는 어른이 있다면, 이 어린이 기자단의 말을 명심하기를. "너무 걱정하며 살지 마세요. 왜냐하면 고민해 봤자 소용없는 일도 많고, 어른들이 절망적이면 우리 어린이들도 어른이 되기 싫어지잖아요? 어른들이 더 건강하고 밝게 살았으면 좋겠어요!"(9쪽)(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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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78238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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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0.2 - 지령 600호 기념호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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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0주년이라는데, 이제야 처음 만났다. 그럼에도 '샘터'란 이름이 낯설지 않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이다. 한 번 들으면 쉽게 각인될만한 이름이지만 수차례 스친 적이 있지 않았나 싶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최근에 본 영화 때문이다. 1982년 농촌 로맨스를 다룬 영화 <피끊는 청춘>를 보다가 「샘터」를 발견했다. 1,2초 등장했지만 알아본 것이다. 이처럼 스치다 만난 인연이지 않을까. '샘터'란 이름이 머릿속에 들어온 지금은 뒷모습만 봐도 그 사람인 줄 아는 사이가 된듯하다. 아마도 "한번 생겨난 이름은 여간해서는 사라지지 않는다"(89쪽)는 글귀처럼 오래도록 불릴 이름이지 않을까.

얇아서 얕봤더니, 뭐가 이리 많은지. 50년이란 세월을 그냥저냥 버텨온 것이 아니구나 싶다. 오랜 연륜이 느껴진다. 그리고 단행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맛이다. 이어져 온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며 세월을 담아낸 책이다. 특히 [다시 읽는 반세기 샘터] 코너에서 그 세월을 읽을 수 있었는데, 이번 호에서는 1974년 2월호 '샘터 가족실' 코너에 실렸던 독자 문성렬 님의 글인 "담배 적금 술 적금"이 소개되었다. 그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고,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 좋았다.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기록은 그 어느 역사서보다 생생하게 우리의 마음에 와닿는다. 그러니 이 코너가 연중기획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제별로 자잘한 이야기들마다 사람 냄새가 난다. 고단한 인생이지만 그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며 행복을 나누는 듯하다. '사람들은 이렇게 사는구나.' ' 나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 '나도 힘을 내야겠구나.' '나도 해봐야겠구나.' 생각이 여기까지 흐르니 추운 겨울을 나고 있지만 왠지 따듯하다. "그럼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동지를 지나면서 하루하루 길어지는 일조량이 희망의 신호이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겨울 셈법은 지치지 말라고 얘기해준다."(47쪽) 이 몽골 유목민들의 겨울 셈법과 같이, 희망의 신호를 읽어내는 법을 글에서 글로 전하며 독자들의 지친 마음을 토닥토닥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 같다.

책을 좋아하다 보니 책에 관한 이야기에 더 주목하게 된다. [문화산책-도서]는 단순히 책 소개 글이 아닌 서평이라 좋았다. "최근 나오는 에세이의 경향은 《어쩌다 보니, 몽마르트》처럼 '보통 사람'의 인생 경험에서 삶의 위로를 찾는 것이다. (...) 이 책은 삶의 밑바닥을 딛고 일어선 극적인 성공담은 아니지만 뜻하지 않은 실패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이들에겐 좋은 길잡이가 될 수도 있다."(92쪽) 「샘터」와의 첫 만남이 낯설지 않았던 것은 '보통 사람'의 인생 경험이 담겨서가 아닐까. 가십거리가 될 만한 핫이슈를 다루지는 않지만,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남보다 나의 삶을 들여다볼 기회를 주는 이 책이 나는 그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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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으로 되어 있을까? 길벗스쿨 그림책 15
오모리 히로코 지음, 고향옥 옮김 / 길벗스쿨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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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을 보고 있으니
나태주의 <풀꽃>이란 시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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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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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자세히 보니 먹음직스럽습니다.

엄지손가락만큼 작아진 동물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에 시선을 떼기 어렵습니다.
앙증맞은 그림에 반할 수밖에 없네요.
저처럼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어른이라면,
일단 소장해야겠지요?

주먹밥, 햄버거, 라면, 만두, 파르페 등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이 등장하지만
아무래도
작가가 일본인이다 보니
재료가 조금은 낯설 수 있습니다.

먼저 음식을 보여주며
"무엇으로 되어 있을까?"
질문으로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그리고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재료 하나하나 자세히 보여줍니다.
너무도 자세히.

아이들은 책을 보며
재료들이 모여 하나의 음식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자연스레 깨닫게 되겠지요?

친근한 동물들 덕분에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도
음식을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요?

글밥은 적지만
하나의 음식과 짝을 이룬 동물들을
손으로 콕콕 짚으며 이야기하다 보면
시간이 꽤 걸립니다.

동물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나도 모르게 웃음 짓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아이와 함께 웃었네요.

마지막 질문은 조금 다릅니다.
"그럼 우리는 무엇으로 되어 있을까?"
동물들이 다 같이 생각합니다.
다음 장에 동물들이
눈, 코, 입, 귀, 얼굴, 몸통 등으로
나눠져 있는가 싶었지만,

훈훈한 마무리네요.
모두 모두 맛있는 음식 먹으며
무럭무럭 잘 자라주기를.

그림책을 읽고 나서
냉동실에 만두가 있길래
노릇노릇 구워 아이에게 주었더니
재밌었는지 웃더라고요.
속을 갈라서 보여주기도 했는데
젓가락은 들어도 건드려보지는 않네요.
아들은 평소 먹던 음식만 먹고 낯선 음식은
입에 넣어보지도 않고 거부하는 아이입니다.
그래서 그냥 제가 먹어 치웠더니
먹으려 했는지 울고불고...
더 기다렸어야 했나 봅니다.

아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된장찌개, 불고기, 떡국, 잡채 등
무엇으로 되어 있을지, 함께 그려보면 어떨까요?

#무엇으로되어있을까
#길벗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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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그림책
#식습관
#오모리히로코
#서평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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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775634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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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플라톤의 대화편 현대지성 클래식 28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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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에 대한 오해]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말로 유명하다. 비록 그가 처음 내뱉은 말은 아니지만 그의 사상이 함축된 말이기에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본다. 다만 그의 뜻과는 다르게 오용하는 사람들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울 뿐이다. 이를 인용한 사람의 말과 생각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므로. 문장 그대로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라며 '자기 이해'를 강조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소크라테스의 이름을 도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 말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 그 증거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거부적이고 적대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무언가를 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의 무지를 드러내는 데에 쓰였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의 이름을 빼고,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있듯이…' 하며 속담처럼 사용했다면 이처럼 딴지를 걸 일이 없었을 텐데. 그는 훗날 자신의 이름이 함부로 쓰일 것을 알았던 것일까. 마치 자신의 사상을 오용하는 이들을 겨냥한 듯, 알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라고, 그것이 지혜로운 거라고, 그렇게 '너 자신을 알라'고 말하는 것 같다. 제대로 알고 싶다면 그의 사상이 담긴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을 읽어보기를. 역시 소크라테스의 말로 알려진 '악법도 법이다'의 내막도 알 수 있을 테니.

[요즘 독자를 생각한, 조금은 더 세련된 완역본]

소유하고 있던 책, 「플라톤의 대화」와 비교해보면 같은 말이라도 다르게 느껴진다. 최근 번역된 이 책이 확실히 매끄럽게 읽힌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언어도 변모하기 때문일 것이다. 고전이 수차례 재번역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그 시대에 통용되는 언어로 번역되어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고전이 가진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테니.

그러나 아무리 요즘 언어로 번역했다 한들 철학이 쉬울 리 없다. 솔직히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까지는 읽을만했다. '괜히 겁먹었구나' 하며 안도하려는 찰나, <파이돈>에서 길을 잃었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고, 쉬었다 가기를 반복했다. 그나마 역자의 상세한 주석과 해제가 있었기에 덜 헤매지 않았나 싶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긴 했지만 결국, 완독을 해냈다. 이 성취감이란, 평소 오를만한 산만을 골라 오르다가, 오르기 버거우리라 생각해 매번 망설이던 산에 기어코 올라섰을 때의 그 쾌감과 유사하지 않을까. 시대적 배경이나 그리스 신화를 모른다 해도 괜찮다. 이 책이라면 도전해볼 만할 것이다. 그저 그런 번역서가 아닌 ​오늘날의 독자를 고려한 책이니까.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지혜의 향연]

​오늘날 우리가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접할 수 있게 된 데에는 플라톤의 공이 컸다. 그는 소크라테스의 제자로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가 쓴 글을 통해 우리는 소크라테스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 대화 형식이라 소크라테스가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덕분에 소크라테스는 죽었으나 여전히 살아있는 듯하다. 이 책에는 네 편의 글이 담겨 있으며,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파이돈>은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향연>은 사랑을 이야기한다.

​소크라테스는 못생겼지만,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청년들이 오히려 그를 연인으로 삼고 싶어 했을 정도로 탁월한 지성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글로 만난 나도 그의 지성이 탐나던데, 지혜를 추구하는 자들이라면 어찌 그에게 유혹당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는 요즘 말로 '뇌섹남'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구애에도 그는 지혜만을 사랑했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오로지 신이 자신에게 명한 일을 충실히 이행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는 죽음에 초연했다. 사형선고를 받아들이는 것이 옳으며, 도망치지 않는 것이 옳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옳다 여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떤 상황에서든 이성과 원칙을 따랐다. 고지식해 보이지만 그의 변증에 의하면 더 좋은 것을 선택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독단론자는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고, 그들과 대화를 하며 변증에 따라 가장 안전한 답을 찾아갔다. 그 과정에서 그리스 신화가 논거로 자주 등장하지만 요즘의 과학적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는 것과 맞먹는 것이라 생각하며 읽으면 이상할 것 없다. 그 시대에는 적합하고 타당한 논거였으니. 쉽지 않겠지만 변함없는 진리에만 집중하기를.

​역자의 말대로 어디까지나 저자는 플라톤이기에, 자신의 사상을 피력하는 데에 소크라테스의 명성을 빌려 쓴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찌 됐든 덕분에 지혜의 향연에 초대받아 지혜에 흠뻑 취해도 보고. 다음 날이면 기억도 못 하겠지만, 헛된 기대일지 몰라도, 생각이란 녀석이 부쩍 자라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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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773859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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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 -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으며 청춘의 일기를 쓰다
나태주 시와그림, 김예원 글 / 시공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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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읽었다]

시집은 류시화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을 마지막으로 눈길을 끊은지 오래다. 시와 삶은 그리 먼 사이가 아닐 텐데, 시를 특별히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시 비스무리한 것을 가끔 끄적이기도 하는데, 시집은 14년 만이다. 시에서 답을 찾아야만 했던 학창시절, 글쓴이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저마다의 관점에서 시를 읽는 법을 배웠다면 달랐을까. 여하튼 자의반타의반 오랜만에 시집을 읽었다.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는 평범한 시집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나태주 시인의 시를 리메이크한 책이지만, 시공간, 세대, 장르의 차이를 아우르는 콜라보작(collaboration作)이라 소개하고 싶다. 각자의 언어로 각자의 삶을 이야기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묘하게 연결된다. 그래서일까, 일흔 살의 시인과 스물다섯 살의 청년이 대화를 나누는 듯하다. 그렇게 시 한 편과 일상 한 조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시집을 읽었다.

[시인의 시와 청춘 에세이]

시인 나태주의 시에는 소소함과 따듯함이 있다. 우리가 잠시 잊고 있지만 너무나도 소중한 것들을 시를 통해 우리의 마음에 잔잔히 흘려보낸다. 난해해 읽기 거북한 시들과는 다르다. 가볍게 읽히나 큰 울림을 준다.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길어올린 시. 인생의 지혜가 소복이 담긴 시, 지친 이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안아주는 시, 그런 그의 시를 읽고 나면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를, 사람을, 세상을. 그래서 모든 이들에게 그의 시를 추천한다.

작가 김예원의 글에는 감사함이 넘친다. 글에서 나는 풋내가 싱그럽기 그지없지만 그 속에 담긴 생각은 나이에 비해 성숙해 보인다. 요즘 청년스럽지가 않다. 그녀의 말처럼 정말 문학 덕분인지, 세상을 보는 눈이 아름답다. 소소한 행복을 맛볼 줄 도 알고, 끊임없이 감사해하고 고마워한다. 나태주의 시만큼이나 따듯하고 순수하다. 시를 읽으며 받은 위로를 그대로 흘려보내는 듯하다. 특히 자신과 같이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요즘 청년들에게.

[따듯한 시 한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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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세상>


멀리서 보면 때로 세상은
조그맣고 사랑스럽다
따뜻하기까지 하다
나는 손을 들어
세상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자다가 깨어난 아이처럼
세상은 배시시 눈을 뜨고
나를 향해 웃음 지어 보인다

세상도 눈이 부신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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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아이에게 웃어주면 아이가 따라 웃듯이, 먼저 세상을 향해 웃어주었기에 세상이 따라 웃음 짓는 것임을 왜 몰랐을까. 어쩌면 눈 부신 세상은 세상이 아닌 내 마음에 달린 듯하다. 이렇듯 시인의 따듯한 눈으로 보니 세상은 아름다울 수밖에 없구나. 마음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스스로를 불행에 가두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따듯한 시 한 모금을 권하고 싶다. 목을 타고 흘러들어간 시로 인해 마음 한 모퉁이가 밝아지기 바라며. 당신이란 꽃을 향해 웃어주는 이 책을 읽어 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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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75844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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