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 -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으며 청춘의 일기를 쓰다
나태주 시와그림, 김예원 글 / 시공사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시집을 읽었다]
시집은 류시화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을 마지막으로 눈길을 끊은지 오래다. 시와 삶은 그리 먼 사이가 아닐 텐데, 시를 특별히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시 비스무리한 것을 가끔 끄적이기도 하는데, 시집은 14년 만이다. 시에서 답을 찾아야만 했던 학창시절, 글쓴이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저마다의 관점에서 시를 읽는 법을 배웠다면 달랐을까. 여하튼 자의반타의반 오랜만에 시집을 읽었다.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는 평범한 시집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나태주 시인의 시를 리메이크한 책이지만, 시공간, 세대, 장르의 차이를 아우르는 콜라보작(collaboration作)이라 소개하고 싶다. 각자의 언어로 각자의 삶을 이야기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묘하게 연결된다. 그래서일까, 일흔 살의 시인과 스물다섯 살의 청년이 대화를 나누는 듯하다. 그렇게 시 한 편과 일상 한 조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시집을 읽었다.
[시인의 시와 청춘 에세이]
시인 나태주의 시에는 소소함과 따듯함이 있다. 우리가 잠시 잊고 있지만 너무나도 소중한 것들을 시를 통해 우리의 마음에 잔잔히 흘려보낸다. 난해해 읽기 거북한 시들과는 다르다. 가볍게 읽히나 큰 울림을 준다.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길어올린 시. 인생의 지혜가 소복이 담긴 시, 지친 이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안아주는 시, 그런 그의 시를 읽고 나면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를, 사람을, 세상을. 그래서 모든 이들에게 그의 시를 추천한다.
작가 김예원의 글에는 감사함이 넘친다. 글에서 나는 풋내가 싱그럽기 그지없지만 그 속에 담긴 생각은 나이에 비해 성숙해 보인다. 요즘 청년스럽지가 않다. 그녀의 말처럼 정말 문학 덕분인지, 세상을 보는 눈이 아름답다. 소소한 행복을 맛볼 줄 도 알고, 끊임없이 감사해하고 고마워한다. 나태주의 시만큼이나 따듯하고 순수하다. 시를 읽으며 받은 위로를 그대로 흘려보내는 듯하다. 특히 자신과 같이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요즘 청년들에게.
[따듯한 시 한 모금]
-----------------------------------------------
<눈부신 세상>
멀리서 보면 때로 세상은
조그맣고 사랑스럽다
따뜻하기까지 하다
나는 손을 들어
세상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자다가 깨어난 아이처럼
세상은 배시시 눈을 뜨고
나를 향해 웃음 지어 보인다
세상도 눈이 부신가 보다.
-----------------------------------------------
먼저 아이에게 웃어주면 아이가 따라 웃듯이, 먼저 세상을 향해 웃어주었기에 세상이 따라 웃음 짓는 것임을 왜 몰랐을까. 어쩌면 눈 부신 세상은 세상이 아닌 내 마음에 달린 듯하다. 이렇듯 시인의 따듯한 눈으로 보니 세상은 아름다울 수밖에 없구나. 마음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스스로를 불행에 가두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따듯한 시 한 모금을 권하고 싶다. 목을 타고 흘러들어간 시로 인해 마음 한 모퉁이가 밝아지기 바라며. 당신이란 꽃을 향해 웃어주는 이 책을 읽어 보기를.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 #나태주 #김예원 #나태주시집 #시에세이추천 #지식너머다독다독 #서평 #책리뷰 #청춘에세이 #감사 #행복 #사랑 #따듯한시 #긍적적인마음 #눈부신세상
(원문 :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758441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