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하트 모양
구혜선 지음 / 꼼지락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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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로는 <냉정과 열정사이>를 마지막으로 무려 10여년만에 로맨스 소설을 읽었다. 편식만큼 편독(偏讀)도 (내적)건강을 해칠까. 감성을 자극하는 글을 읽지 않으니 감성적인 글이 나올리가 없다. 그 '갬성'이 탐이 나지만 선뜻 눈길이 가지 않는다. 감성보다는 이성적인 자극을 선호하기에. 그런 내가 로맨스 소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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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 그림에서 잠시 고민 했지만 '구혜선 소설'이라서 읽어보기로 했다. 다방면의 작품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구혜선 작가의 로맨스 소설이니. 그녀가 가진 묘한 매력으로 어떤 글을 써내려갔을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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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한 첫사랑만한 두께의 책. 첫 장을 넘기고 나니 결말을 보지 않고서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래서 그 끝을 향해 쉴 새 없이 달렸다. 혹여나 책의 겉모습만 보고 오해할까봐 분명히 해둔다. 유치했던 첫사랑 이야기를 하지만 유치한 책은 아니다. 심오한 듯 엉뚱한 듯 딱 작가스럽다. 무엇보다 글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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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상식'의 시점에서 쓰여진 소설이라 독자가 보기에도 '소주' 그녀는 당연히 이상하다. 첫 만남에서 '좋아지기 시작했다'는 고백에 '결혼할까' 묻는 여자가 상식적이지는 않지만,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나면 그녀가 이해되면서 '또 다른 이유가 있겠지', '그럴 수 있지' 그렇게 생각하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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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당신이 보기에는 이상할지라도 '이유가 있겠지', '그럴 수 있지'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이상한 사람'으로 치부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니까. 그리고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이니까. 이는 작가 구혜선이 우리에게 바라는 시선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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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는 오히려 '상식'이 이상할지도 모른다. 운명적인 사랑을 시작한 그녀다. '상식'의 거절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듯 보이지만 그녀는 상처 받았을 거다. "뭐든 다 그렇지. 오늘은 괜찮다가 내일 아픈 거야."(37쪽) 라고 말한 그녀다. "너 내 거 하자고 했더니 안 된다고 했잖아. 그래서 마음을 바꿨어. 네가 내 것이 아닌 게 되니까. 영원히 내 것이 되더라. 간단하지?"(90쪽) 궤변이지만 '소주'만의 사랑이었다. 소유하기를 포기했을 때 주인이 되는 이상한 논리지만 그리 됐다. 사랑이란 게 이성밖의 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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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벗어난 '소주', 그런 그녀를 미치게 사랑한 '상식'의 첫사랑은 눈물이었다. 지나보면 아무것도 아닌 그때의 사랑.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너와 나'가 되었지만 그때만큼은 심각했고, 비굴했고, 유치했고 그래서 더 웃픈 이십대의 연애. 자격지심과 자존심이 전부였던 지난날. 이 모든 죽을 것만 같았던 '사랑한 시간'이 지나자 비로소 나는 서른이 되었다.(120쪽) 첫사랑은 웃픈 기억으로 오래도록 마음 한켠에 자리잡는다. 어쩌면 영원히. 그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의 사랑이 있다. 흘린 눈물만큼 사랑을 알아가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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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KBS 드라마 스페셜'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이다. 대중적이지는 않으나 예술적 가치가 있는 그 느낌 말이다. 사실, 상식적인 독자는 이해하기 힘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소설의 끝을 본 독자들의 심정을 헤아린 것일까. 작가는 말한다. "내 자신의 어릴 적 미친 연애와 함께 즐겁길 바란다.(121쪽)" 고. 그녀도 알고 있다. 미친 연애였음을. 그저 자신의 글을 즐기기를. 그러니 한 번 즐겨보시기를. 당신의 첫사랑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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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하트모양 #구혜선 #꼼지락 #소설 #로맨스소설 #서평 #책리뷰 #첫사랑 #구혜선소설 #구혜선신작 (원문 :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55364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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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아이는 없다 - 0세~13세까지 우리 아이 속마음 & 별난 행동 처방전
윤정애 지음 / 이비락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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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보니 또 육아서다. 육아 전선에 있으면서도 틈만 나면 육아서를 찾는 이유는 Win-Win을 위한 전략과 전술을 얻기 위함도 있지만 스스로의 육아 원칙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그래서 틈을 내서 또 육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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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아이와 좋은 아이의 기준은 누가 만들었을까.어른들이다. 어른 말을 잘 들으면 착한 아이, 어른 말을 잘 듣지 않으면 나쁜 아이란다. 사실, 절대적인 기준이란 것도 없다. 착한 아이와 나쁜 아이를 무 자르듯 딱 자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성격도 마찬가지다. 좋은 성격, 나쁜 성격이 있을까. 그저 개인차에 불과한 것인데 말이다. 발달의 속도도 그렇다. 내 아이가 느리면 부모로서 열등감을, 내 아이가 빠르면 부모로서 우월감을 갖는 것은 우스운 일이지만 흔하다. 문제는 아이가 아니라 문제라 바라보는 어른의 시각이지 않을까. 착한 아이, 보통 아이로 키우려는 부모의 욕심이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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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쁜 아이는 없다"고 외치는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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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에 25년간 유아동 교육 전문가로서의 경험과 저자 자신의 삶을 담아내기란 여간 쉽지 않았을 거다.꽉꽉 채워 넣으려 애쓴 흔적이 보인다. 읽다 보면, "나와 아이들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317쪽)는 저자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다.(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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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강의하듯 방법을 제시하는 여느 육아서들과는 달리 사례를 중심으로 저자의 노하우를 자연스레 노출한다. 구체적인 육아 방법을 습득할 수 있는 육아서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육아 태도를 점검해 볼 수 있는 이와 같은 육아서도 내 육아에 보탬이 되리라 생각한다.(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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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삶과 나의 삶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책을 통해 만난 저자는 나의 성격과 유사하다 여겨진다. 사실, 우리는 위대한 사람보다도 유사한 사람으로부터 삶의 도전을 받고 용기를 얻지 않는가. 더군다나 상담자의 길을 앞서 걷고 있는 선배이기에 존경과 선망의 마음을 동시에 품어본다. 작가로서 글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저자의 선한 영향력 또한 조심스레 탐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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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또 길어졌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하이라이트를 글로 옮긴 듯한 책이다'라고 하고 싶다. 수많은 아이들의 변화를 목격할 수 있고, 전문가의 솔루션을 참고할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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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아이는없다 #윤정애 #이비락 #서평 #책리뷰 #아이의성격 #아이의행동문제 #아이의발달문제 #자녀교육서 #육아서 #아동심리상담 (원문 :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552241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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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따라 쓱쓱 엄마표 그림놀이 - 그림이 서툰 엄마도 걱정 없는
박윤지 지음 / 물주는아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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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2개월 아들과 그림놀이를 하기 위해 집에 들인 책이다.(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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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이 아닌 놀이로써 함께 그림을 그릴 때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엄마는 미술 선생님이 아닌 그저 엄마로서 아이와 함께 놀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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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엄마 마음은 또 그렇지가 않다. 그림을 통해 더 많은 것을 경험토록 하고 싶은 욕심이랄까. 그래서 이 책이 반갑다. 이 책이라면, 그림이 서툰 나도 엄마표 그림놀이를 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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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는 딱 유아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담겨있다.(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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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순서가 있고, 밑그림이 있어 쓱쓱 따라 그리기 쉬워 보인다. 아니 쉽다.(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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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짧은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페이지와 상상하며 직접 그려볼 수 있는 페이지다. 빈 공간을 아이와 함께 채워나가다 보면 우리만의 그림 책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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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끝자락에는 그림을 활용한 또 다른 놀이 방법 몇 가지가 덧붙여 있다. (중략) 나중에 아이가 그린 그림들을 활용하면 더 의미 있고, 더 재밌지 않을까. 오래 두고 볼 책이다.(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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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와 펜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시작할 수 있는 그림놀이,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을 촉진시키는 그림놀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그림놀이, 이만한 놀이가 또 있을까. 그래서 욕심 내본다. 내 아이가 그림과 친해지길. 엄마인 나부터 그림과 친해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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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따라쓱쓱엄마표그림놀이 #박윤지 #물주는아이 #엄마표그림놀이 #그림이서툰엄마 #그림놀이 #육아서 #자녀교육서 #서평 #책리뷰 (원문 :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547611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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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선택하기 전에 -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소망의 편지
김민정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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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보니 우리는 때때로 죽음을 생각하곤 한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이가 있을까. "너무도 확실한 실패와 좌절 앞에 아주 당연한 귀결처럼 우리는 죽음을 생각한다."(8쪽)

지난 어린이날 새벽,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부모는 죽음을 선택했고, 아이들은 죽임당했다. 고작 2년, 4년밖에 살지 못한 아이들이 안타까워 탄식이 절로 났다. 무엇이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을까. 어째서 그들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선택한 이들이 있을 거다.

사는 게 고통뿐인 이들에게 죽음이라는 유혹은 너무나도 달콤하다. '죽으면 다 끝날 거야.', '죽으면 고통이 없어질 거야.', '나만 죽으면 다 괜찮아질 거야.', '내가 죽으면 나를 괴롭게 한 그 사람이 괴로워지겠지', '내가 죽으면 내 상처와 고통을 사람들이 알아줄 거야.', '나 같은 게 살아서 뭐 해.' 등등. 이처럼 그럴듯한 생각들이 죽음을 선택하도록 이끈다. 그렇게 속는 거다.

만약 죽음을 생각하고 있다면, 죽음을 선택하기 전에 꼭 이 책을 읽기 바란다. "당신이 누구든, 어떤 상태이든, 그 불행의 깊이가 어떠하든, 당신의 인생은 기회로 가득하다. 당신의 아름다운 시간을 스스로 자르지 마라."(9쪽) 죽고 싶다고 말하는 이에게 이 책을 권해도 좋다.

저자는 헌신적으로 살아온 신앙인었다. 느닷없이 찾아온 고난이 모든 것을 앗아갔다. "30여 년의 깊은 헌신과 신앙생활로도 그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15쪽) 급기야 난간에 서서 죽음을 선택하려는 찰나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그리고 죽음이 아닌 삶을 선택했다. 저자의 삶과 욥의 삶이 오버랩된다. 욥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이 <욥기> 다음으로 읽으면 좋을 책이다.

고난이 닥치면 터널 속에 들어간 것처럼 시야가 좁아져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 고통이 극에 달하면 '자살'만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시야를 넓혀준다. 그렇다고 터무니없이 '괜찮아, 잘 될거야'를 외치는 책이 아니다.

시인지 수필인지 신앙서인지 심리치유서인지 정체를 알 수 없지만 이 책에는 전문적인 지식을 뛰어넘는 지혜가 있다. 난해하지 않으나 깊이 있는 글이며, 삶의 벼랑 끝에 서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이다. 하나님의 진리가 담겨있는 글이며, 치유와 회복에 좋은 글이다.

삶의 길을 잃었을 때는 삶의 나침반(=하나님의 진리)을 찾아야 한다. 죽음의 유혹에 속아 넘어가지 말고 하나님의 진리에 기대어 오늘을 살아내야 한다. 죽음을 선택하려 하는가?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며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다시 한번 권해본다. 그래서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믿음이 더 단단해지길 소망한다. 저자가 그러했듯, 내가 그러했듯이.

(원문: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53203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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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과 의사 아빠의 안전한 육아
김현종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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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니, 아이가 다치는 일은 상상조차도 하기 싫다. 그래서 끔찍한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게 하는 책과 글은 꺼리게 된다. 그런다고 아이의 안전이 보장되지는 않을 터. 아이가 안전하길 원한다면 이 책과 마주할 용기를 내야 한다. 정말 '아차'하면 늦는 거니까.

* 아차 : 무엇이 잘못된 것을 갑자기 깨달았을 때 하는 말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엄마가 된 지 21개월차다. 모든 에너지가 0%가 될 때까지 하루 종일 움직이는 아드님을 24시간 밀착 감시 중이다. 호기심은 또 어찌나 많은지. 시선고정 여부와 상관없이 아찔한 상황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자다가 침대에서 굴러떨어지거나 전기밥솥 증기에 손을 데거나 의자에 올랐다가 떨어지거나 욕실에서 넘어지거나 등등. 감사하게도 크게 다친 적은 없다. 하지만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를 일이다.

그렇다고 온실 속의 화초처럼 아이를 키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저자는 말한다. "아이들을 다치지 않게 하겠다고 조금이라도 위험한 일은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한다면 아이들은 성장할 수 없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보기도 하고, 빠르게 미끄러질 줄도 알아야 합니다.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이라면 기꺼이 경험해보는 것도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중요하지요."(156쪽) 내 아이가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부딪혀 봐야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는 것을 알기에 도전하는 아이를 응원한다. 다만 아이가 크게 다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우리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적당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다치지 않는 환경, 불필요하게 다칠만 한 가능성을 예방해서 오히려 더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14쪽)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아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마음껏 놀며 쑥쑥 자라길 원한다면 이 책을 주목하길 바란다.

이 책은 디자인부터가 마음에 든다. 일반 책들과는 다른 부드러운 겉지와 눈을 편안하게 하는 속지, 이해를 돕는 포근한 감성의 그림이 이 책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응급의학과 의사이자 한 아이의 아빠가 쓴 책이라서 그런지 전문적이면서도 세심한 정보가 가득하다. 아이들이 어떻게 다쳐서 병원에 오는지, 병원에 오면 어떤 치료를 받게 되는지, 아이들이 가급적 다치지 않도록 부모로서 할 수 있는 무엇인지 하나하나 짚어준다. 실속 있는 책이다 보니 밑줄 그을 일이 많다.

밑줄 긋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첫째, 상식대로 행동하게 된다. 알고 있어도 지키지 않는 것은 그 심각성과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해서가 아닐까. 이 책은 '왜 지켜야 하는지' 알려준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내 아이의 안전을 위해 상식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둘째, 응급실과 의사를 이해하게 된다. 병원을 가면 의사가 '갑'이고 환자와 그 가족들은 '을' 일 때가 많다. 의사가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에 의사의 말을 전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것도 있지만, 불친절한 의사를 만나면 더더욱 '을'로 느껴진다. 다행히 이 책을 쓴 의사는 친절하다. 의사들의 말을 통역하고 응급실을 대변하는 그의 친절한 글에 지난날 언짢았던 마음이 스르륵 풀린다.

셋째, 안전습관을 물려주는 부모가 될 수 있다. 위험한 행동을 하는 아이도 안전한 행동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어른도 알고 있지만 지키지 않을 때가 많지 않은가. 또한 아이는 점점 부모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 CCTV 역할은 지금이야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아이로 하여금 안전습관을 몸으로 익히도록 해야 한다. 저자는 생활 속에서 부모가 아이와 함께 안전을 지킨다면 아이는 몸으로 안전습관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안전 행동이 습관화된다면, 부모가 곁에 없더라도 위험보다는 안전을 선택하지 않을까. 이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분명히 말하겠지만 이 책은 불안을 증폭시키는 책이 아니다. 안전사고예방법, 응급처지법, 응급실 사용법 등 우리 아이 안전에 관한 모든 것을 총망라한 '구급책'이다. 지루하고 딱딱한 지침서가 결코 아니며, 생활에 '소소하지만 꼭 필요한' 변화를 일으키는 실용서다.

실제로 우리 가족의 안전습관이 달라졌다. 우선, 구급상자 및 약품들을 아이의 손에 닿지 않는 곳으로 옮겼다. 하지 말라 아무리 말한다 한들 아이가 들을 리가 없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확실히 알았다.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뿐이니. 부모의 눈을 피해 기회만을 노리고 있는 아이로부터 멀리 떨어트려 놓았다.

둘째, 아이가 조용한 것 같다 싶으면 아이의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고요함은 폭풍 전야일' 수 있으니. 일순간 고요함이 찾아오면 아이가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기 시작했다.

셋째, 횡단보도를 건널 때면 잠시 멈춘 후 아이에게 '왼쪽 오른쪽 잘 보고, 차가 안 오면 건너요~'라고 말하며 건넌다. 아직 말이 유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알아듣는 3살 아들의 수준에 맞는 '엄마표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넷째, 카시트 사용에 있어서 독해졌다. 아무리 울고 떼를 써도 이제는 카시트에서 내려주지 않는다. 책에서 배웠듯 아이의 안전습관을 만드는 일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니까. 이제는 아이가 "아빠, 안전벨트!" "엄마, 안전벨트!" 아빠, 엄마 안전까지 생각해준다.

이처럼 이 책을 읽다 보면 안전에 관한 꿀팁을 다량 획득할 수 있다. 이 모든 게 알면 득일뿐더러 꼭 알아야 할 안전 상식들이다. 부모이든 부모가 아니든, 모든 어른들이 이 책의 내용을 숙지했으면 한다. 더 이상 어른들의 부주의로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어른인 우리가 아이들을 마땅히 보호할 수 있도록.

[원문 : https://blog.naver.com/counselor_woo/2215232655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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