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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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쓰고 싶고 글쓰기에 항상 관심 있는, 그런데 정작 글쓰기가 두렵고 어려운 사람에게 맞는 책. 또 하나 이 책 사지 사지 말고 그러나 읽으시라.


그녀는 하루키의 소설 쓰는 법, "지금 나는 부엌에서 튀김을 올리고 있다"라는 글을 읽고 이렇게 책에 썼다. '나는 하루키의 군침 도는 창작 비법, 나를 위한 튀김 올리기에 절반만 동의한다(p.183.).' 저자는 자신의 글은 손님에게 글 한 편 대접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를 위한 요리라는 글쓰기 방식에 절반만 동의했다. 글에 대해 하루키와 은유 작가의 시각 차이는 아무래도 자식이 원인이지 싶다. 은유 작가는 두 아이가 있는 주부라는 타이틀이 있고 하루키는 김영하 작가처럼 결혼을 했지만 아이는 없다. 그녀는 아이를 위해 이른 아침밥을 같이 먹어주고 혼밥하는 딸을 걱정하지만 하루키는 아내 걱정만 하면 되고 아니면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요리만 생각하면 될 테니까 글 쓰는 생가과 방법, 글에 대한 태도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짝수 페이지는 명언, 홀수 페이지는 저자의 글로 구성되었다. 저자의 글도 딱 한 페이지 분량으로만 쓰여 있다. 이 책은 13,000원이다. 홀수 페이지만 빼고 읽으면 110페이지의 일기가 된다. 책 사이즈도 작다. 스타벅스 벤티 사이즈와 비슷하다. 게다가 짝수 페이지는 항상 공란이 있으니 이 책의 가격은 4,800원이 적당(^^)한 가격이란 생각도 했다. 작가의 글이 이 값이라는 게 아니라 책값이 그래도 된다는 말이다.

그녀의 '글쓰기 최전선'을 읽고 바로 '쓰기의 말'을 읽었다. 그래서 여기에도 기억에 남는 글만 추려 메모로 남긴다. 글쓰기 최전선과 이 책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하루키와 헤밍웨이가 있고 없고라는 생각의 흔적을 남기면서..


책 속 밑줄 긋기

p.31.
견적이 크면 시작을 미룬다. 그래서 '글을 쓰자'가 아니라 '자료를 찾자'며 시작한다... 짬짬이 해 나가기의 결과이다.

p.53.
글을 쓰다 보면 꼭 사랑에 매달리는 사람처럼 구질구질하고 구차해질 때가 많다. 내가 아는 걸 다 설명하고 싶고 감정을 다 드러내고 싶고 내 생각을 더 헤아려 달라고 조르고 싶다. 읽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자고픈 욕심이 넘치니, 글이 안 끝난다. 독자는 연인이다. 독자를 지루하게 하지 말자.

p.58.
글쓰기에는 어떤 것도 운 좋게 찾아오지 않는다. 글쓰기는 어떠한 속임수도 허용하지 않는다... 모든 문장은 기나긴 수련의 결과이다. 

p.75.
나는 글쓰기에 재능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글 쓰는 일은 지겹고 괴로운 반복 노동인데 그 고통을 감내할 만한 동력이 자기에게 있는가. 재능이 있나 없나 묻기보다 나는 왜 쓰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여긴다.

p.77.
안 쓰고 안 부끄러운 것보다 쓰고 부끄러운 편을 택했다.

p.98.
어니스트 헤밍웨이, 문체란 작가가 어떤 사실을 진술할 때 드러나는 그 사람만의 고유한 어색함이다.

p.101.
동사부터 동그라미 친다. 주어와 술어의 호응이 명료하다. 하나의 문장에 하나의 사실이 완강하다. 사건과 감정을 끝까지 응시하는 힘까지.

p.113.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세요.


p.119.
"남들이 쓰지 않는 글, 나만 쓸 수 있는 글을 쓴다 -김현도"

p.168.
사람을 웃기고 울려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을 기다리게 하라. 찰스 디킨스.

p.170.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 스티븐 킹.

p.176.
상대방이 내 말을 쉽게 이해할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글쓰기는 시작되어야 한다. 김대중.

p.209.
애매한 단락은 버려야 글이 선명해진다. 단락별로 소제목을 달아 본다. 소제목끼리 이어서 읽어 봤을 때 글 전체 내용이 요약되면 성공한 글이다. 

p.215.
작가로서 자의식을 가지세요. 나는 왜 무엇을 쓰고 싶은가, 내가 되고자 하는 모습은 무엇인가, 사람들과 무엇을 나누고 싶은가,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그 물음을 어루만지는 동안 아마 계속 쓰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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