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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가 되는 법 - 읽고 쓰는 사람으로 책 세계를 만끽하기 위하여 땅콩문고
김성신 지음 / 유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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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가’란 나에게는 참 멋지게 느껴지는 단어이다. 
그러면 ‘서평가 되는 법’이란? 책 서두에 결론이 먼저 나온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쓴 뒤/ 
자신을 ‘서평가’ 라고 선언한다. 끝!

저자 김성신은 ‘서평가를 발굴하는 서평가’ 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서평가로, 출판평론가로 살아온 분이다.

그러면 내가 책을 읽고 쓰는 모든 글은 ‘서평’이 맞겠다. 
내가 왜 서평을 쓰는가를 생각해 보면..
좋은 책을 읽고 난 후, 책이 나에게 떠올리게 한 생각과 느낌을 음미하고자 함이다. 책을 다시 찬찬히 살피며 ‘내가 읽어낸 책’으로서 하나의 완결된 글을 쓰는 것은, 좋은 책을 대하는 나의 애정과 경의의 표현이기도 하다. 

서평은 그 목적과 순기능으로 나로 하여금 계속 쓰도록 동력을 제공함이 흥미롭다. 내가 발견한 좋은 책을 소개함에 있어 홍보와 다른 부분은, 책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경험이 표현됨으로서 책의 매력이 드러나고, 그러한 책을 찾고 있던 사람에게 닿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누군가에게 읽힐 만한 글이 되어 책과의 만남으로 이어지도록, 노력과 시간을 꽤 들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 있다. 저자는 서평이 의외의 브랜딩 전략이 됨을 알려 준다. 서평을 씀으로서 획득할 수 있는 지적인 이미지는 굉장히 고급스럽다고 말한다.
아래 저자의 말은 서평 쓰기에 이미 빠져든 나에게 큰 격려로 다가왔다.  

"독서는 인간의 지성을 상징하는 행위이고, 
여기에 더해 읽은 책에 대해 글을 써서 남기는 일이라면 극도의 지적 행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서평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문명사회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지성적인 행동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서평가가 현대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강조한다. 종이책이 사라지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지식의 집약체인 출판은 존재할 것이고, 그 많은 것 중에 뭘 읽어야 하는지를 인도하는 것이 서평가이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가 짚어낸 트렌드인데, 최근에 책이 일종의 ‘필터’로 기능한다고 한다. 책을 사이에 둔 만남은 안전하다는 것이다. 책이 안전한 관계, 지적 네트워크와 소통, 유익한 커뮤니티의 도구로 기능하고 있음은 나도 이미 공감하고 활용하고 있는 부분이다.   

책 속에는 또한 저자가 발굴해 낸 여러 배경을 가진 서평가들의 활약상이 담겨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서평가로 살아감의 매력을 흠뻑 느끼게 해주며, 잔잔하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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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젠슨 황, 생각하는 기계
스티븐 위트 지음, 백우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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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제공받아 읽었습니다]

엔비디아(NVIDIA) CEO, 젠슨 황의 최초 공식 자서전이다. 그는 1993년 창립한 회사 엔비디아의 2024년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 등극으로 이 시대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 명이며, AI 인공지능 시대의 중심에 선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가이다.
챗GPT, 미드저니 등의 인공지능의 출현이 바로 엔비디아 GPU와 플랫폼에 기반했으며, 지금의 AI 혁명은 엔비디아 GPU를 통해 연산능력이 100억배로 증가함으로서 가능해진 것이기 때문이다.   

컴퓨터 업계이거나 AI 관련 지식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약 30년간 IT 산업의 놀라운 성장과 AI 발전이 엔비디아라는 작은 게임용 그래픽카드 기업을 중심에 두고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1993년, 인터넷도 없었던 시절(?)로 기억되는데, 30세의 젠슨 황이 2명의 동료와 스타트업을 창업한 것이 엔비디아의 시작이었다.

저자 스티븐 위트는 3년간에 걸친 젠슨 황과의 대화와 더불어 기업 장기근속 직원 100여명, 경쟁사, 게이머 등을 포함한 주변 인물 300명을 인터뷰했다고 한다. 이에 스타트업 창업 이후 엔비디아가 겪은 여러 차례의 실패, 주식이 90% 폭락하여 10년 이상 회복되지 않았던 어려움,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병렬 컴퓨팅을 끝까지 고집하고, 학계 연구와 IT 생태계 조성에 소득 없이 투자만 쏟아부었던 오랜 기간의 이야기를 디테일까지 잘 재현하여 설명하였다.   

이에 모든 굴곡에도 불구하고 젠슨 황이 끝없이 발전시킨 GPU가 마침내 그 엄청난 효용성의 빛을 발하는 순간, 즉 AI 연구와 엔비디아 GPU의 만남이 참으로 놀라운 전율의 사건인 것을 IT 문외한인 나에게도 느끼게 해 주었다.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너무나 많은 연산 자원이 필요해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인간의 뇌를 닮은 심층 신경망 기반의 방식이 엔비디아 GPU의 엄청난 속도로 구현이 가능해진 것이었다. 

젠슨 황이 기업가로서 그리고 전자회로의 내부 구조를 깊이 이해하는 발명가로서 이러한 성공에 이른 방식이, 이미 알려진 경영의 원칙들을 잘 따른 것이며 뚝심 있는 정면돌파의 결과물이었다는 것-특별한 비법이 아님-이 나에게 더욱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그는 이윤이 적어 대기업이 무시하는 틈새시장을 철저히 공략했다. 인텔이 이윤이 적어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을 비디오게임용 그래픽카드를, 절대 상대하고 싶어하지 않을 게이머 고객에게 판매함으로써, 인텔의 영역에서 살아남았다.
빠른 기술 발전만이 후발 추격자들에게 먹히지 않는 유일한 살 길이기에, 6개월에 한번씩 그래픽카드 신제품을 출시하는 불가능한 속도를 그의 기업 조직이 구현해내도록 만들었다.
그래픽카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병렬 컴퓨팅 기술 실현만이 답이라는 확신으로, 10년 이상의 연구개발을 밀어붙여 마침내 성공시켰다.
GPU의 엄청난 성능이 분명 효용성을 발휘할 분야가 있으리라 확신하여 학계에 장기 투자를 계속하였고, 소프트웨어 쿠다CUDA의 연구결과도 개방하여 IT 생태계를 조성했다.  
AI 발전을 내다보는 혜안을 갖고, 2010년대 중반부터 엔비디아 GPU를 AI 신경망 개발에 특화시켰다.  

그의 리더십은 ‘황의 분노’라고도 불리며 매우 독특하다. 불같이 화를 내며 감정을 공개적으로 폭발시켜 대상이 되는 한 직원에게 표출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를 분석하며, 이것이 고도의 퍼포먼스이며 이 방식이 엔비디아의 성공에 일조했다고 평가하는데, 일리가 있어 보인다. 조직에 리더가 원하는 방향과 원하지 않는 방향을 명확하게 각인시키는 방식으로서, 이를 경험하거나 지켜본 직원은 이 분노를 피하고자 리더의 원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기업가가 자신의 모든 능력과 열정을 쏟아부어 마침내 성공함으로서, 세상의 흐름을 바꾸어 AI 시대 진입을 가속화했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다. 그가 조성한 병렬 처리 고속도로 위를 지금 수많은 인공지능 슈퍼카들이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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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요동칠 때 자존감보다 회복력 -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삶의 중심을 잡는 법
스티븐 사우스윅 외 지음, 장혜인 옮김 / 김영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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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회복력… 나는 자존감이 높은가? 회복력이 높은가? 음.. 낮은 편은 아닐꺼다. 스스로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그런데 첫 장부터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9-11테러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의 생존자들, 코로나19 팬데믹을 온몸으로 막아낸 의료인들, 베트남 전쟁포로가 된 미군들, 불의의 지뢰사고로 다리를 잃은 사람들, 총기 난사사고 생존자, 난치성 암환자 등이다. 이들이 겪은 극한 역경과 어려움의 서술은 눈으로 읽어내기에도 버겁다. 나의 살아온 삶으로서는 회복력이라는 단어를 감히 논할 꺼리도 못 된다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의 삶에 이러한 역경까지는 만나지 않기를 기도하게 된다… 

저자들은, 그러나 인생은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역경을 던져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다고 말하며, 이러한 극한 역경을 헤쳐나가고 어려움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를 연구하였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환자들 중 극심한 고통 속에서 생존하고 이를 극복한 회복력 높은 사람들의 특별한 태도와 사고방식, 감정, 행동들이다. 이에 10가지의 핵심 회복력 요소를 제시한다.   

낙관적인 사람이 되고, 두려움에 맞서라. 롤모델을 찾아 따르고, 사회적 지원과 연결을 요청하라.
내가 예상하였던 요소들도 있고, 꼭 회복력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중요한 삶의 태도들이다.   

그런데 책을 끝까지 읽어가면서 울컥 눈물이 났다… 이 저자들은 자신들도 인생에서 예상치 못한 역경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연구하고 실제 롤모델들을 통해 파악한 회복력이 진정 자신의 삶에 적용되도록 고군분투하였다. 그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삶의 중심을 찾았고, 망가진 삶을 받아들이고 감사의 제목을 찾았다. 그리하여 이전보다 더 성장하고 강인하여졌다.

저자 중 스티븐 사우스윅 박사는 난치성 암으로 5년간 투병하다가 타계하였는데, 그의 삶은 그 이전보다 더욱 영감을 주고 온전히 사랑을 주는 삶이었다는 헌사로 함께 하였던 두 저자들은 그를 기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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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의 단어 - 당신의 삶을 떠받치고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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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철학서나 유명 저자의 두꺼운 책보다도 삶의 진실에 가까이 닿아 있는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담담히 애틋하면서도 따뜻합니다. 노트북을 켜고 카페의 창가에 앉아 타닥타닥 리듬을 타고 돛단배처럼 사유의 망망대해로 미끄러져 나아가는 이기주 작가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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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의 단어 - 당신의 삶을 떠받치고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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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 작가의 이 산문집은 어느 철학서나 유명 저자의 두꺼운 책보다도… 삶의 진실에 가까이 닿아 있는 책이다. 그리고 담담히 애틋하면서도 따뜻하다.

작가가 고른 보편의 단어들이 봄바람에 살랑살랑 날리며, 그 틈 사이로 작가의 삶의 모습이 언뜻 내비친다.

작가는 오늘도 노트북을 켜고 새로 발견한 카페의 창가에 앉아 타닥타닥 리듬으로 돛단배처럼 사유의 망망대해로 미끄러져 나아간다.
그는 작가가 된 계기를 묻는 독자에게, 탈출하고야 말겠다는 강렬한 욕망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고 말한다. 직업적으로 글을 쓰며 살아가기 위해 그는 그만의 길, 아무도 없는 샛길로 접어들어야 했다.
힘겨운 하루를 보낸 날, 그는 누군가가 건네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버팀목 삼아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나간다. 그의 어머니가 젊은 날에 그러했던 것처럼. 그러나 어느 날은 나 아닌 다른 존재의 위로를 받지 못하고, 책 속의 위로의 문장을 베게 삼아 잠을 청한다.
염려가 사랑의 동의어임을 너무 일찍 깨달아 안 아이, 그는 어머니 손의 주름을 보며 그 주름을 계단처럼 밟고 작가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어머니의 병원비를 결제하는 카드의 딩동 소리에 안도한다. 그리고 어머니 화장대에 가끔 꽃을 올려 놓는다.
그는 작가로서의 길을 리듬을 잃지 않고 걸어가고자 한다. 속도가 좀 느려지고 잠시 방향을 잃더라도 꿋꿋이.
그는 상상을 멈추지 않는다. 보이는 것 너머의 세계는, 보이는 세계보다 훨씬 깊고 다채롭다고 말한다. 삶의 해변에 밀려드는 행운과 불운의 파도를 넘어, 자신이 일으킨 파도에 올라타야 멀리 나아갈 수 있음을 믿는다.

현학적이지 않은 문장, 보편의 단어들을 통해 삶의 울림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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