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은 울면 안 돼? 문지아이들 172
박주혜 지음, 서현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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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꼬맹이

요즘 들어 초등학교 안 가고 싶다느니, 초등학교에 간 꿈을 꿨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합니다

정이 많이 든 유치원 반 아이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아쉬움도 있겠지만 그것과 더불어

8살, 초등학생이 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8살이 되기 싫은 또 다른 이유가 생길 수도 있겠어요?


[ 여덟 살은 울면 안 돼? ]

사실 저희 꼬맹이는 울보입니다.

울음이 아홉 살 터울의 언니에 대항하기 위한 아주 적절한 무기란 걸 잘 알고 있더라고요^^

사춘기의 한참 예민한 언니의 행동에 억울한 일도 많겠지만

가끔은 엄마나 아빠의 지지를 바라는 억지 울음을 울 때도 있는 아이에게 이 책의 제목은 사뭇 충격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제 8살이 되면 울음이라는 유용한 무기를 빼앗길지도 모르겠어!

이렇게 책 제목부터 아이의 호기심을 당기는데요 책 내용은 이렇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첫날, 담임 선생님은 반 아이들에게 발표를 시킵니다

"여러분들은 이제 무언가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뗐어요.

우리 1학년 2반 친구들은 이다음에 반드시 무언가가 되어 있을 거예요. 뭐가 되고 싶나요?"


주인공 힘이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질문에 안절부절못하다 자신의 차례가 되자 반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울음을 터트리고 맙니다.

이 사건 이후 반 친구들이 울보라고 놀리기까지 하게 되는데 힘이는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자존감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엄마인 제 생각에 울 꼬맹이의 울음은 갓난 아기 때의 습관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잠이 와도 울고, 배가 고파도 울고, 기저귀가 불편해도 우는 것과 같은…

이와 같은 습관이 7살의 현재에까지 습관으로 남아

언니와의 충돌이 생겼을 때도 똑같이 자신의 억울함을 말이 아닌 울음으로 표현하는 게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물론 아홉 살이나 차이 나는 언니를 말로 어떻게 이길 수 있겠어요?

그러나 유난히 종일 울어대는 날에는 '그만 울어'란 말을 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어른이 되기 위해선 아기적 습관은 버려야 옳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제가 너무 엄격했나 싶었습니다.

운다는 것은 슬픔의 표현이고 슬픈 감정은 나쁜 것이 아니니까 말입니다.

책을 읽은 아이는 그저 재미난 이야기책이라고 생각하고 마는데 엄마인 제가 오히려 느끼는 바가 큰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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