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풍자
『배반』은 인종차별의 현실을 그대로 가져와 재현해 낸 것이 아니라, 강력한 인종차별을 보여주는 것으로 풍자를 하고 있다. 블랙 코미디적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볍게 읽힐 수도 있으나, 깊이 생각해보면 그 어떤 것보다 신랄한 풍자가 아닐 수 없다. 과거와 달리 현재의 세계는 평등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아직 그 과정이 순탄치가 않다. 법적인 제도 즉, 문자로만 평등을 외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러한 법적인 제도가 존재함으로 인해서 사람들은 인종차별에 대해 자신들이 성숙해졌다고 생각해 버린다. 법의 제정이 사람들의 사소한 인종차별을 덮어주는 가림막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배반』은 그런 점들을 캐치하여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보호막이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