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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 나를 지키는 일상의 좋은 루틴 모음집
신미경 지음 / 뜻밖 / 2018년 12월
평점 :
꾸준함으로 변화하는 일상
올해 새해 첫 책은 에세이였다. 무려 제목도 새해와 어울리는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새해가 되면 누구나가 그렇듯 마치 새로운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에 따라 나 자신도 변화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안 좋던 습관들, 생활방식들을 버리고 좀 더 착실하게 알찬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그런 변화의 동기를 키워주는 책일 것이다.
다만 나에게는 좀 더 다르게 다가왔다. 내가 읽는 작가의 모습은 어떠한 극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인물이 아니다. 생활의 일부분을 자신이 정한 규칙대로 하루하루 계속해서 지켜나가고 있을 뿐인 우리 주변의 평범한 한 사람일 뿐이다. 다만 작가가 대단해 보이고, 달라 보이는 것은 우리에게는 없는 꾸준함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변화라는 것에는 어떠한 모순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바로 ‘꾸준함’이다. 꾸준함은 있는 그대로 계속해서 유지시키는 것이고 변화는 전과 다른 것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본다면 변화가 변화로 불리기 위해서는 전과 다른 것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그것이 전과 달라졌음을 인지하고, 그때 우리는 그것을 변화라고 부른다. 작심삼일을 변화로 칭하지는 않으니까.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는 독자로 하여금 변화를 유도하지 않는다. 다만 꾸준함을 유도한다. 작가는 작가만의 소소한 루틴 리스트라고 불리는 것을 가지고 있다. 말 그대로 소소한 루틴 리스트이다. 요리할 때 앞치마 두르기, 냉장고에 검은 봉지 사용하지 않기 등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소소한 행동들을 자신의 루틴 리스트라고 칭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소한 루틴들이 모여 요리하는 시간이 즐거워진다든지, 냉장고가 좀 더 여유롭게 된다는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의심이 든다. 과연 저런 사소한 것들이 내 생활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반대로 생각해 본다. 나는 어떤 루틴을 가지고 있는지.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있는가? 매일 꾸준히 일기를 쓰고 있는가? 청소는 정해진 날짜마다 하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그런 변화를 부정할 만큼 나는 어떤 것을 꾸준히 해 본적이 없었다. 하지도 않고 그런 변화를 부정하는 것이 왠지 맞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올해에는 목표로 정한 것이 있다. 매일 꾸준하게 다이어리를 쓰는 것이다. 작년에는 조금씩 밀리면서 써오기도 했는데 올해는 미루지 않고 쓰기. 매일 잠들기 전 다이어리를 쓰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다이어리를 예쁘게 꾸미는 것이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 되는 것. 둘째는 내 감정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인격적으로 성숙해 지는 것. 이 두 가지 변화만으로도 나는 좀 더 성장하고 멋진 사람이 될 것 같다. 이러한 변화를 이루기 위한 중요한 키워드는 꾸준함이다. 하기 싫은 날에도 귀찮은 날에도 잊지 않고 다이어리를 써 나가는 것.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새 자신의 일상이 되어 있을 것이라 작가는 말한다. 그러한 일상들이 행복이 되어 자신을 풍요롭게 가꾸고 자신을 지켜주는 돌담이 되어 줄 것이라고. 올해에는 꾸준한 내가 될 것이라고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굳게 다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