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반양장)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 속의 나와 현실 속의 나는 같을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밤새 어머니의 관을 지키며 카페오레를 마시고 담배도 피웠다. 날이 밝아왔다. 장례를 치르는데 울고 있는 어머니의 친구를 보았다. 어머니에게도 남자가 있었구나 생각했다. 날이 너무 더웠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룬 다음 날 관심이 있었던 여자를 만났다. 그래서 나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소설에서만 있을 것 같은 이야기는 소설 이방인의 내용이다.

 

 

 

  「이방인의 가장 유명한 문장이어서 여러 번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책을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동안 시도하지 못했던 이유는 책의 제목이 풍기는 분위기가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이방인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이 이방인의 첫 문장이었다. 책은 술술 읽혔는데 어느 순간 그렇지 않았다. 주인공인 뫼르소가 아랍인에게 총을 쏠 때부터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어려웠다. 뫼르소의 시점을 따라 이야기를 읽어나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뫼르소가 살인을 저질렀다. 이게 뭘까. 전개가 이상하지도 않았고 이상하게 느끼지도 않았는데 갑작스런 살인사건이 이해가 되질 않다보니 결말까지 읽어도 책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책을 다시 읽을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읽었을 때는 그래도 처음 읽었을 때와는 달랐다. 보통의 소설이 이야기 전개에 충실했다면 이방인은 뫼르소의 감정에 충실한 것이라고 느껴졌다. 그래서 이해되지 않는 뫼르소의 살해 동기가 이해가 되었다.

 

 

 

아마 이방인을 읽는 모든 사람들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뫼르소가 살인을 저지르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그러나 모두가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뫼르소가 살인을 저지르게 된 그 이유를.

 

  사람을 살면서 자신도 설명할 수 없는, 하지만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을 느낀다. 때론 그 감정에 의해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다시 차분한 상태에서 뒤를 돌아봤을 때 평소라면 말이 안 되는 행동일지라도 그 당시의 자신의 감정을 떠올리면 그러한 행동이 이해가 된 적이 누구나 한 번씩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방인은 마치 억지처럼 보이는 전개가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사람은 감정적인 존재이면서 이기적인 존재이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뫼르소의 살인사건에서 사람들은 뫼르소의 어머니의 죽음만을 본다. 어머니의 관 앞에서 카페오레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장례에서 울지도 않고, 다음 날 바로 여자와 코미디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은 다 뫼르소가 살해를 저질러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그 사람들이었어도 지금처럼 생각했을까? 글자로 읽을 수 없는 뫼르소의 감정을 이해하며 살인동기를 이해하고 단순히 어머니의 죽음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을까?

 

  「이방인은 소설 속 인물들이 아닌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비판하고자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 듯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우리들의 모습을 스스로 깨닫도록 해주는 건지도 모른다. 아직 부족한 나로서는 알베르 카뮈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깨닫지도 이해하지도 못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책은 각자에게 저마다의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는데 나에게 있어 이방인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드는 책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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