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복 - 누릴 복을 아껴라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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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복] 뿌리깊은 글귀


현재 우리가 즐기고 있는 스마트폰 위의 세상인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우면서

'깊고도 끝을 알 수 없는 울림'을 자아낸다. 그렇지만,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이 없던

옛날에는 '어디서 지혜를 얻었을까'하는 물음에 도달할때쯤,

고서를 만나게 되었다.


옛 현인들이 붓과 먹을 들어 써내려간 글들을 천천히 묵독하면

어느새 그 사람들이 살던 시대와 현장에 온 것만 같이, '깊은 울림'을 만들어낸다.

그 울림은 그들이 살던 시대만큼이나 오래되었고, 뻣뻣해진 종이만큼이나 거칠다.

그것이 고서가 주는 맛과 지혜같다.


우리는 필요하면 지혜를 '네모난 창'에서 찾지만, 옛 사람들은 그러한 것들도 없었을 뿐더러

책이나 정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기회도 적었다. 양반가나 중국과 교류하던 통역관들을

통해서 소위 '고급정보'들을 전해들으면서 지혜를 쌓았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삶과 자연'에서

지혜를 찾았다. 그렇기에 오늘날 우리가 빠르게 넘어보내는 '정보'들보다도 무게가 있고

울림이 있는 것 같다.


'석복', 처음 이 도서를 열어보았을 때에도 이 책의 제목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돌석자인가? 하는 의문점도 들었지만 페이지를 넘기면서 한장 한장 읽어나갈때쯤

이 책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되었다. 


석복은 마치 '옛날 할머니댁에 있는 왕구슬 사탕 바구니'와도 같은 의미이다.

할머니 몰래, 배고프거나 심심할때쯤 왕구슬 사탕을 꺼내서 먹어내듯이

석복역시 '복을 아낀다'는 뜻으로 옛 사람들은 책 속에서 지혜를 기록해두었다가

필요시 꺼내어 읽었다. 물론 위의 비교와 다르게 지혜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빛바래지는 것이 아니여서 더 상위의 개념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나, 장자와 공자가 이야기하는 옛 문헌의 이야기가

그래서 더더욱 맛이 깊어지고, 우리가 더더욱 찾게 되는 것은 그 이유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 고서에 있는 모든 것이 '뿌리깊은 글귀'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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