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 - 100세 철학자의 대표산문선
김형석 지음 / 김영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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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시간을 위하여] 고목의 세월에서



흔히, 인간의 인생을 '자연'에 비유하곤 한다.

부모의 품에서 막 태어났을때에는 '봄'을 

성장하면서, 격동기를 거치며 활력을 보일때에는 '여름'을

결혼을 하고 자식을 돌보면서, 부모를 되돌아볼때에는 '가을'을

자식을 품에서 떠나보내고, 황혼기를 맞이할때에는 '겨울'을 말이다.


한창, 세상과 맞부딪히면서 세월을 보낼때에는 '여름'의 계절을 망각하곤 한다.

한참 뒤에서야, 뒤를 돌아볼때에는 '여름'이 지나가고 있으니, 상실의 마음이 커지고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회고'하게 되는 시점이 반드시 온다.

그럴때 드는 질문들, '나는 내 인생에서 후회할 점은 만들지 않았는가'


아직, 나는 결혼도 하지않았고 자식도 없는 사람이지만

때론 주변사람들이나 부모님에게 들어보면 공감하곤 하는 내용이 있는데,

그것은 '자식을 출가시키고, 황혼의 노부부가 집에서 있을때'의 시간이다.


'가족들이 시끌벅적하게 집안에 있을때에는 집안이 작게만 느껴지고

자식들이 빨리, 동반자를 맞이하여 자신의 품에서 떠나 

조용히 살고싶다고 생각하다가도, 

정말로 자식이 자신의 품을 떠나면, 그 작은 집안이

크게만 느껴진다고, 거기서 공허함을 강하게 느낀다'고 말이다.


인생의 100년에서 가장 고독하고, 쓸쓸한 시간이라고 한다면

바로 인생의 '겨울'이라고 불려질 

노년기라고 할 것이다. '죽음'은 다양한 형태로 몸에 찾아오고

몸은 하루하루 늙어가면서, 주변에 있던 부모와 형제들도 하나둘 떠나니

그로 인한 공허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을리라 , 느껴보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공감하는 감정이다.


그럼에도, 늙어서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있다면

'인생에서 오는 지혜'라고 생각된다. 

이제 백세를 맞이하는, 이 책의 저자역시도 그러했다.

1920년대라는 민족의 '암흑기'를 지나서 1950년대의 민족의 '분단'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세월을 거치면서 살아온 저자에게 있어서는 

죽음을 앞에 둔 , 당당하게 서 있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버팀목은

'삶의 지혜'라고 말이다.


흔히, 사람이 돈과 권력을 얻으면서 가장 먼저 쓰는 것이 '회고록'이라고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미사어구나 자신을 미화시키는 글귀가 보이지 않는다.

담담하면서도 진솔하게 써내려가는 글에서는 '고목의 세월'을 바라보게 하는 '지혜'만이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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