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레혼
새뮤얼 버틀러 지음, 한은경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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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혼, 기계가 없는 인간


어떤 혹자가 영국의 황금기가 언제라고 묻는다면, '빅토리아 시대'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영국을 '해가지지 않는 나라'의 대명사로 바꾸게한 이 시기는, 영국으로서는 엄청난 부와 전세계 곳곳의 식민지를

안겨주었고, 이런 황금기를 만들어준 여왕에게 '찬송'하고, 현재에 까지 영국을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준 

그들에게 있어서는 황금의 시기이자, 영광의 나날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빅토리아 시기의 영국은, 그야말로 국가의 황금기인지라, 항구에는 다양한 식민지들과 무역을 한 나라의 사치품과

향신료가 들어오고, 카레를 좋아하는 빅토리아 여왕에게는 인도인 요리사가 고용되어 손수 카레를 만들어 받칠 만큼

좋은 시기였지만, 그 이면에는 '가진자'들의 도덕적 위선과 타락이 거세졌고

그런 황금기의 혜택을 정작 누리지 못하는 영국 서민들의 삶은 오히려 더 시궁창으로 들어갔다.


이런, 혜택은 영국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어떤 이들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기계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차, 망치를 저마다 들며

기계를 때려부셨지만, 그러한 빈약한 몸무림으로는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으며

시대가 흐를수록 못가진자에 대한 빈곤함과 혼란속에 빠졌다.


이런 시기에 살아가는 지식인이었던 '새뮤얼 버틀러'는 그의 평생 역작으로 불릴 만한 장편소설을 작성했고

이 소설이 바로, '에레혼'이다. 


어디에도 없다.(nowhere)을 꺼꾸로 뒤집은 것과 같이 

소설 속 등장하는 미지의 세계 '에레혼'(Erewhon)은 빅토리아 시대의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영국의 시대상을 제대로 풍자한 세계이다.


그동안, 모험소설 속의 등장하는 세계들이 이상향적으로 그려지는 '유토피아'였다면

에레혼은 디스토피아적인 세계로, 질병은 죄악으로 간주되어 병자는 처벌받고

범죄자는 일말의 죄의식을 가지지 않으며, 기계를 무서워하여 기계의 씨를 제거한다.

그러나, 이러한 에레혼 속의 혼란은 빅토리아 시대의 서민들이 느꼈던 혼란과 일치하여

그 아이러니함을 보여준다.


에레혼이, 지금다시 21세기의 주목받게 되는 이유는

단연컨데, '기계가 인류의 삶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게 되는 미래'를 예측하였기 때문이다.

기계가 가져올 인류에게 있어서의 부정적인 영향과 혼란들에 대하여, 절묘하게 예측한 그는

현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인하여, 본격적인 인공지능이 단순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현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예측한다.


그러므로, 독자가 에레혼을 통하여 느끼게 되는 것은 

단순히 '기계가 가져오는 혜택'과 더불어 '기계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의

삶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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