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있어서 네가 즐거우면 나도 즐겁다
허공당 혜관 지음 / 파람북 / 2022년 9월
평점 :
마음이 고요 해 지고, 편안해지는 책은 정말 오랜만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절이고 자주 방문하는 절이 합천 해인사라서 그런지 이 책이 더 정감있게 다가왔다. <내가 있어서 네가 즐거우면 나도 즐겁다> 저자 허공당 혜관 스님의 첫 수행 시작이 바로 합천 해인사라고 한다. 내가 거닐었던 그 곳을 허공당 혜관 스님께서도 거닐며 수행 하셨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거의 매일 같은 생활을 되풀이하다가 일생이 끝난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매슬로의 이론이 잠깐 언급되는데, 매슬로 이론도 3차원적인 삶 안에서나, 윤회계 속의 순간적인 만족일 뿐이며, 설령 만족한다고 하더라도 그때그때 일뿐이기에, 그 만족의 끝은 하나같이 허망한 갈증만을 안고 절망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일 뿐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인간의 삶에서 만족은 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님은 나에게 꼭 필요한 만큼만 잘 헤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세상에서 '적당히'라는 말만큼 어려운 말이 또 어디있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어렵지만, 옳고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는 삶을 만들도록 노력하고 싶다는 생각도 해 본다.
'모든 만물은 시간이 지나면 오염되고 부패하듯, 진리 역시 사람들이 많이 모이거나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오염되어 간다'는 옛 말씀처럼, 부처님 말씀 또한 잘못 전해져 왔거나, 불필요한 수준을 넘어 오히려 해로운 내용까지 덧붙여져 온 부분이 있다고 스님은 전한다. 부처님과 가장 가까운 불교 경전, 불교학자가 저술한 아함경만으로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실천하여 성불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제대로 된 경전 한권을 다시 한번 더 공부 해 보고 싶다.
약간은 어려운 불교 교리를 쉽게 풀어 쓴 부분에서 스님의 배려를 느끼게 된다. 종교가 불교가 아니더라도 편안하게 읽히게 되는 책이라 생각 된다. 또한 스님의 삶 속에서 에피소드를 통해 부처님 말씀과 뜻을 헤아릴 수 있는 스님의 지혜에 감탄을 자아낸다. 절이 아닌 곳에서도 부처님의 뜻을 생각할 수 있고, 그 뜻에 맞게 수행할 수 있구나.. 깨닫게 되었으며, 허공당 혜관 스님처럼 똑같이는 되지 못하겠지만, 일상 생활에서 스님처럼 작은 수행자의 역할을 하며 한걸음 한걸음 내 딛고 싶어지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