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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ㅣ 에디터스 컬렉션 1
조지 오웰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4월
평점 :

이제 책을 사기 시작했다.
일회성 일 수도 있고 꾸준함의 시작일 수도 있겠지. 이왕이면 긴 여행의 시작이었으면 한다.
나처럼 책과 억지로 친해지기도 힘들듯하다.
몇 권의 책을 읽어야 인생 책을 만나는 거냐고요.
총량의 법칙이 존재한다면 나는 어린 시절에 책을 안 읽었으니 지금 읽기 시작하면 그 배는 읽어야겠지. 그렇게 생각하자.
선택의 문제. 그리고 흔들림의 연속.
후회와 자책의 순환고리.
그 안에 나약한 나의 존재가 계속 떠오른다. 이제야 사춘기인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나를 찾아 나는 계속 어딘가로 걸어간다. 다만, 이 여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조금은 차분해졌다는 거.
몇 권의 고전 소설을 읽고 생각했다. 고전 철학이야 무지하게 어렵다지만 사람이 존재하는 곳은 과거, 현재, 미래가 다 비슷하구나. 책도 개중엔 재미있는 것도 재미없는 것도 있다.
다만 이 책의 느낌은 막 재미있지는 않을 듯하다. 그래도 읽는다. 그냥 던져버리기에는 궁금증이 인다. 어떤 내용일지 그 시절로 들어가 보자.

조지 오웰의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다. 인도 뱅골에서 인도총독부 관리의 아들로 태어나 이듬해 어머니와 영국으로 이주했다. 경찰, 일용직 노동자, 교사, 서점 점원 등으로 일하면 글을 썼고 다수의 에세이를 발표했다. <동물농장>, <1984>를 출간하고 지병인 폐결핵으로 1950년 47세로 생을 마감했다.
영국 사회주의.
텔레스크린은 내가 만들어 내는 소리와 행동을 감시한다. 잠을 자거나 무의식적인 행동이 감시의 대상이 된다.
위대한 지도자 빅브라더는 우리 사람처럼 실존하는 인물일까?
텔레스크린을 통해 유라시아 또는 이스트 아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날아든다. 그러나 지금의 전쟁은 20세기 초의 전쟁과는 사뭇 다르다.
우월한 침략자의 존재가 아닌 고만고만한 힘들 가지고 전쟁을 하나 실질적으로 시민들은 절대빈곤에 시달린다.
그리고 과학 기술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 낙후되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장 중요한 사랑이 허용되지 않는다. 당이 맺어주는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하며 가족이 가족을 감시하는 그런 현실에 산다.
선사시대 이래 상류층, 중류층, 하류층의 계층이 있다. 상류층은 본인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고 중류층은 상류층의 자리를 위협하기 위해 하류층을 끌어들여 혁명을 일으키고 다시금 하류층을 내몬다.
당의 지도자와 당원 그리고 프롤레로 구성되는 영국 사회주의가 원하는 세상을 어떤 세상일까?
어떤 세상을 꿈꾸길래 모든 이들의 세상이 도청되고 감시되어야 하는 걸까?
그들은 사람의 생각과 마음까지도 조종할 수 있는가?
윈스턴을 매일 쳇바퀴 도는 생활을 하는 남자다. 텔레스크린 앞에서 어는 정도 표정과 행동을 조절하며 사는 평범한 당원이다. 모든 생활이 감시되면서 내 이웃이 내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 그것은 그 또는 그녀가 사상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다.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감쪽같이 사라진다.
개인은 전체를 상대로 싸울 수 없다. 그리고 그 거대한 힘에 대한 두려움이 개인을 저항이 아닌 순응으로 이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일기를 쓰면서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가 사는 사회는 역사의 기록이 없다. 역사는 단지 기억 속에만 있을 뿐이다. 또한 모든 기록은 순간순간 조작되어 국민에게 전달된다. 누군가는 그 정보를 곧이 믿고 누군가는 흘려보낸다.
자신이 사상경찰 아니면 스파이로 의심되는 20대 여자로부터 감시당한다고 생각했던 그는 뜻밖에 그녀로부터 쪽지를 받는다. 쪽지의 내용은 '사랑해요'다. 그렇게 윈스턴과 줄리아는 가까워지고 서로의 아지트에서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는다.
그리고 윈스턴이 빅브라더에게 의심을 품고 형제단의 존재를 쫓아가는 중에 혁명가 골드스틴의 책을 읽게 된다. 그리고 결국 윈스턴과 줄리아는 잡혀가게 된다. 윈스턴이 잡혀간 사랑부에서 그를 고문하는 것은 다름 아닌 그에게 형제단과 골드스틴의 책을 얻는 방법을 알려준 오브라이언이었다. 서로를 배신했다는 윈스턴과 줄리아는 다시 만났을까?
기나긴 고문 끝에 윈스턴은 처형당했을까, 아님 모든 것을 자백하고 용서를 구하고 풀려났을까?
생각보다 오래 읽었다. 가독성이 좋은 거 같으면서도 생각보다 쉬이 읽히지 않았다.
인간의 잔인함, 나약함에 대해 동시에 생각해 본다.
인간은 평등하게 살 수 없는 존재 인가? 결국은 계층이 있어야 하는가?
책을 읽고 마음이 무겁다. 이런 세상이 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특권을 가진 소수 계층의 부과 권력이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이런 고전 소설에 대해 주워들은 바가 없어서 처음 접한게 좋다. 그리고 이런 책을 읽는 내가 어느 정도 어른이어서 좋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p19
소멸이다. 흔히 쓰는 말은 증발이었다.
p39
'방법'은 알지만, '이유'는 모르겠다.
p125
하지만 요즘은 순수한 사랑이나 순수한 욕망을 느낄 수 없었다. 어떤 감정도 순순하지 않았다. 모든 것에 두려움과 증오가 뒤섞여 있었다. 두 사람의 포옹은 전투, 절정에 도달한 것은 승리였다. 당을 향한 일격이었다. 정치적인 행위였다.
p195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조금이라도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죽은 몸이에요. 우리의 진정한 삶은 오로지 미래에만 있습니다. 우리는 한 줌의 흙과 뼛조각이 되어 미래에 참여할 겁니다. 그 미래가 과연 언제쯤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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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