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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떠나는 세계 지형 탐사
이우평 지음 / 푸른숲 / 2023년 4월
평점 :
돈과 시간의 자유를 얻게 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은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다른 언어, 다른 사람, 그리고 다른 자연의 느낌을 만끽하고 싶다. 그곳에서의 경험을 적고 싶다. 그것이 일기가 됐든, 보여주기 위한 글쓰기가 됐든 간에 익숙한 곳이 아닌 아주 낯선 곳에서의 생활을 기록하고 싶다. 일상적인 공간도 좋지만 이왕이면 자연의 힘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고 싶다. 사막, 강, 폭포, 협곡 등 지구의 시간을 품고 있는 그곳들에는 시간만큼 많은 스토리가 있을 것 같다.
지리 교사로 우리 땅의 역사 문화에 자연사적 가치를 발견하고 삶터의 주인공들을 연구해왔다. 평생 지리를 연구해온 학자로 세계의 위대하고 아름다운 대표 지형 5곳을 골라 그것의 역사를 알려준다.
세계 곳곳에서 시간을 품고 지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지형 56곳을 알려준다. 우리가 중력의 힘을 받으면서 발을 딛고 서 있는 땅이란 것은 참으로 많은 시간 비(눈)와 바람으로 인해 다양한 모습으로 축적되고, 깎이고, 섞이면서
이것이 중력의 힘과 어우러져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는 그 지형의 특유한 모양과 성질을 띈다.
책을 받고는 생각보다 두꺼워서 놀랐다. 자연적으로 오랜 시간이 쌓여 웅장하고 신비롭고 멋진 자태를 뽐내는 지형들이 멋있었다. 고작 100년을 살다가는 인간과 달리 지구의 나이는 45억 년이다. 그 긴 시간 동안 바다가 땅이 되고, 하나의 대륙이 쪼개지고, 평평한 땅이 물과 바람이 끌어온 돌, 모래, 흙으로 파이기도 하고 우뚝 솟기도 하는 다양한 모양은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중력의 작용과 풍화, 퇴적 작용 등으로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그것 들 중에 거대한 규모로 인해 지구 밖 인공위성으로 보이는 것들도 있다. 원래는 평평한 대륙으로 시작했던 그것들이 참으로 다양한 형태로 남아 지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1부 북아메리카
2부 남아메리카
3부 유럽
4부 아시아
5부 아프리카
6부 오세아니아-대양
차례
나에게 가장 관심이 가는 지역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인 아시아의 히말라야산맥과 남아메리카의 아마존강 마지막으로 갈라파고스제도이다.
이번 생에 나는 어떤 산도 즐겨 오르지 않을 것이다. 정상에서의 복합적인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고 한다며 이왕 가장 높은 곳을 선택하겠다. 단,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고 나의 상상 나라에서라고 치자.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산맥은 해발고도 8,000미터가 넘는 14개의 봉우리들로 이루어져 있다. 인도판과 유라시아 판이 출동하여 형성되었다. 그중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산은 신의 영역으로 여겨졌다가 1953년 인간의 영역이 되었다. 막대한 높이로 인해 기후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인도는 벼농사, 티베트는 유목 생활을 한다. 또한 극지방을 제외한 최대의 산악 빙하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지구 온난화로 빙하와 만년설이 녹아내리면서 홍수로 인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 수 억년 동안 쌓아온 지구의 역사를 인간은 불과 100여 년 만에 망가뜨리고 있다.
사실 브라질의 항구 도시에 잠시 머무른 적이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선착장에 돌고래들이 노는 것과 해수욕장이 아닌 곳에서 사람들이 일상처럼 수영을 하는 모습이었다. 그곳의 여유가 나의 꿈인 된 것은 그때부터다. 죽기 전에 반드시 이곳에 다시 오리라 다짐했다. 그다음 아나콘다를 실물로 보고 싶었다. 영화에 거대하게 나오는 괴물 같은 뱀을 실제로 보면 어떨지 궁금하다.
세계 살림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지구 산소의 4분의 1을 생산하는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은 적도 아래 위치한 열대우림이다. 브라질을 관통하여 대서양으로 흘러드는 아마존 강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이다. 알려지지 않은 많은 곳으로 흐른다고 해서 '지구의 마지막 비경'이라는 별명도 있다. 강과 바다가 만다는 하구에서 '해소 현상'이라는 역류 현상이 있다. 또한 안데스산맥이 생기면서 돌고래가 강에 갇혀 강돌고래로 진화했다. 그러나 현재 막무가내 대기업의 사업으로 인해 하루에 축구장 7만 2,00여 개에 해당하는 면적이 파괴되고 있다. 우리가 먹는 햄버거 하나가 나무 한 그루의 목숨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30~50년 안에 대재앙을 맞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천해의 자연이 인간의 발길로 망가지고 있다.
다윈의 진화론을 체계화하는 데 영감을 준 곳, '자연사 연구의 메카'인 갈라파고스 제도는 20여 개의 크고 작은 섬과 100여 개의 암초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마그마가 분출하여 생긴 화산섬 들이다. 적도 바로 아래 위치하고 있지만 페루 해류의 영향으로 평균 기온 약 25도씨 이하로 기후가 한랭한 편이다. 독특한 기후로 갈라파고스 고유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13종의 갈라파고스핀치는 종별로 부리 모양이 다르다. 식생 조건에 적응하며 그에 맞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이곳의 동물들은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환경 파기로 인한 엘니뇨 현상이 풍요의 바다를 죽음의 바다로 변화시키고 있다.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었다. 수많은 자연이 사람으로 인해 망가지고 있다. 그것은 결국 인간의 멸종을 가져올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지 위해 작은 실천부터 하자. 언제가 이 책에 나온 이곳에 내 발자국을 남기는 날이 온다면 내 눈이 파괴의 슬픔이 아닌 여전히 찬란한 아름다움에 취하면 좋겠다.
2018년 여름 미국 서부 답사 때, 꿈에 그리던 그랜드캐니언을 직접 둘러보면서 나는 자연의 위대함과 경이로움에 큰 감명을 받았다. 콜로라도 강물이 깎아낸 협곡의 웅장함, 그리고 차곡차곡 쌓인 지층에 20억 년가량의 지구의 역사가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 또한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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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