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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일기 - 나를 위한 가장 작은 성실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5월
평점 :

어린 시절에 일기는 그냥 방학 숙제 중에 몰아서 쓰는 것에 불과했다.
청소년기와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면서도 나는 일기를 쓰지 않았다.
그저 가끔씩 친구들과 주고받는 편지만 썼을 뿐...
그러나 지금 나는 일기 쓰는 어른이다. 그러나 내 일기는 아이들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에 대한 일기다. 육아
일기를 10년 동안 쓰고 있다.
작가님처럼 그냥 썼는데...
뭔가 또 창의적 좌절이 밀려온다.
누군가는 일기를 통해 나를 발견하고 배우고 성장해 갔는데
음... 나의 성장 일기는.... 뭐랄까...
육아에 대한 고찰도 없고 사랑도 없고 그저 일상이다.
대부분 빡이 친다로 시작해서 빡이 친다로 끝나는 보통 어미의 사랑 절절한 성장 일기와는 다르다.
애초에 일기를 쓰려고 한 게 아니라. 성장 앨범이 너무 비싸서 사진을 찍어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담아 놓자가 목표였다. 그것이 매일의 시스템이 되었다. 10년 동안 일기를 써온 나의 글쓰기는 그저 그렇다.
심오하지도 논리적이지도 깔끔하지도 않다.
그냥 아직도 의식의 흐름대로 왔다 갔다 하는 자유분방한 낙서 수준이라고나 할까..
성장, 배움,,, 나는 왜 제자리?

열여덟 살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 20년째 일기를 쓰고 있다고 한다. 일기를 쓰며 마음을 돌아보고, 일상의 질서를 바로잡고, 미래를 계획했다고 한다. 그리고 스물다섯 살의 첫 책을 출간하고 해마다 한 권 책을 저술하고 있다. 성공보다는 성장도 배움에 의미를 둔다는 작가님은 이 책을 읽고서 일기를 쓰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김애리 그녀가 쓰는 일기가 궁금하다.
일기의 루틴은 비슷한 시간 비슷한 장소에 매일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To do list 일기를 쓰고 저녁에는 감사 일기를 쓰는 것이 작가님의 루틴이라고 한다. 하루 1440분 중 단 1%의 시간이 15분은 나를 발견하여 성장하는 시간이다. 그 시간이야말로 나와 진정한 대화를 나누는 아주 소중한 시간임을 알아야 한다.
일기는 되도록이면 아날로그 방식으로 쓰는 게 좋다고 한다. 빠른 디지털 세계에서 벗어나 아날로그를 느끼는 그 시간은 어쩌면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 말고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만끽하며 살자. 사각사각 종이에 그려지는 글씨를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라 할 수 있겠지.
위로받고 싶은 마음을 털어놓지 못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나를 위로하는 방법이다. 생각으로 그치지 말고 그 수간을 글로 표현해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남겨라. 그것이 나의 치료제이다.
생각이 언어로 표현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럼에도 써보자. 그것이 무엇이든. 나와 마주하는 시간 그러면서 나의 성장의 기록을 볼 수 있는 시간의 합이다. 나의 고민, 두려움, 행복 그 모든 것은 나의 일상이고 나의 인생이다.
일기를 쓰고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냐고 묻는다면 대답이 어렵다. 사실 없는지도 모르지. 다만 매일매일 꾸준히 나의 마음을 토닥이며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며 나의 자존감을 튼튼히 하여 이 어려운 시기에 건강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일기는 쓰는 이유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라는 성장과 배움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민낯의 나를 마주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의 지질함, 소심함, 질투, 욕심 등 내가 느끼는 모든 감정에 줌 인 하여 그것을 알아채고 줌 아웃하여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자. 그리하면 솔직한 일기를 쓰게 되고 어느 순간 욱하고 터져버린 감정의 폭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나를 가장 잘 알아야 하는 것도 나고, 나를 가장 잘 위로하고 토닥여야 하는 것도 나임을 기억하자.
나도 작가님처럼 나의 입맛을 자극하는 예쁜 다이어리 골라서 나의 솔직함을 담아보려 한다. 그것이 꼭 가시적인 성장이 아니더라고 불혹 4년 차에도 나 자신을 잘 모르겠는 나에게 미안하다는 사과의 마음을 담아 그리고 나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말이다.
혼자만의 일기마저 '잘' 쓰고 싶은 마음과 하찮은 일상을 풀어내서 뭐하냐는 마음이 시작을 어렵게 만든다.
p37
20년 차 일기 장인으로서 그간의 일기 쓰기로 무엇을 얻었느냐 묻는다면 바로 내 감정을 똑바로 쳐다보게 되었다는 것이에요.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치거나 상처로부터 꽁꽁 숨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깊이 바라보게 된 것이지요.
p193
모든 사람에게 공통이 되는 세상의 의미 따위는 없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에 개별적인 의미와 줄거리를 부여한다. 한 사람이 하나의 소설, 하나의 책인 것처럼.
p216 아나이스 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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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