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강아지
케르스틴 에크만 지음, 함연진 옮김 / 열아홉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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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0대였던 시절에 성인이 되면 저절로 철이 드는 줄 알았다. 중년이라는 나이 앞에 서서 보니 몸은 늙어가고 있으나 생각을 여전히 어리고 처음 맞닿는 상황에 여전히 어리바리한다. 어릴 때 보다 조금 나아진 점은 한 살 한 살이라는 나이가 더해지면서 경험이 쌓이고 그 짬밥에서 오는 대처능력이 생긴 다는 것. 불혹 3년 차인 나는 아직도 유혹에 약하며 감정적이어서 금방 좋았다가 금방 싫었다가를 반복한다. 이러한 경험치도 나에게는 결국 피가 되고 살이 될까나?

노벨문학상 선정위원이었다는 작가는 스웨덴 최고의 각장 중 한 명이라고 한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작품인 <길 잃는 강아지>는 어쩌면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 나도 엄마를 잃고 주인을 잃고 차디찬 세계에 던져서 무엇인지 모를 그것을 향해 매일매일 달리고 있는 건 아닐까?

 


강아지는 그쪽 방향으로 그다지 멀리 가보지는 않았다. 그곳은 그가 알고 있는 세상의 끝이었다. 개간지와 습지의 경계선이었다. 강아지는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할 때마다 초초함을 감출 수 없었다.

p59


 

모든 날이 달리기에 유리하고 또 힘이 넘치는 날들은 아니었다. 강아지는 가끔 혼란에 빠지곤 했다. 자신이 사냥을 하는 건지, 아니면 바람 속에 실려 온 무언가를 쫓아가는 지도 몰랐다. 목적 없이 뛰어나니는 나날이 대부분이었다.

p97


주인이 사냥을 나가는 거라 생각하고 무작정 달려 따라가는 어미 개의 뒤를 강아지가 따른다. 민첩한 어미 개는 주인을 찾아 호숫가에 도착하지만 강아지는 길을 잃는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게 그저 어미의 따뜻한 품이 그리운 어린 강아지. 그 강아지의 낯선 숲에서의 생존기. 배고픔과 목마름 그리고 위험으로부터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또 확실하게 자신만을 영역을 만들어 나간다. 숲에서의 위험과 다른 총소리 사람 냄새에 당황하여 도망치다가 결국 두려움을 떨쳐내고 검정 개와 목숨을 건 싸움은 한다. 그러나 발길에 채여 다쳐 삶의 위태한 순간 그 무리의 어떤 사내로부터 따뜻함을 느끼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에게 다가선다. 아니 서로 천천히 가까워진다. 강아지 처럼 그렇게 우리도 따뜻한 정착지를 찾을 수 있을까? 소리 없는 전쟁터인 인생에서 우리는 포근한 안식처를 찾을 수 있을까?

 

그날, 어디론가 가버린 개를 기다리면 서성이다 너를 구했단다.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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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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