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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쿠팡으로 출근하는 목사 - 목사 안 하렵니다!
송하용 지음 / 한사람 / 2021년 9월
평점 :
나는 무 종교인이다. 종교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다. 부정부패의 온상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고 종교 특유의 분위기에 이질감을 느껴서 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문용어로 주일성수를 하는 사람들이 신기하다.
(어떻게 매주 일요일마다 하루 종일을 저기에 집중할 수 있지?)
그런 내게 종교가 훅 다가왔던 일이 있었다. 한 번은 내가 대학교 들어가고 울 오마니께서 제사 지내는 조건으로 본인의 모태 신앙을 찾아간 것과 외할아버지가 유언 비슷하게 모든 손자들에게 말씀하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사명을 찾지 못하고 종교 테두리 밖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다.

교회라는 곳의 실상이 사내 정치의 온상인 것 다만 2021년을 사는 우리와 달리 그들은 1970~80년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 그러니 오죽 오죽 꼰대(?) 마인드 장착하신 분들이 많을까 ㅋ
어려서부터 꿈이 목사였던 작가는 신학대학원 그리고 대형 교회 8년의 목사 생활 끝에 부정적인 사건들(교회세습, 돈 비리, 권력, 불문율 등등)에 환멸을 느끼고 목사를 그만뒀다. 그러고 나서 편의점과 쿠팡에서 일을 하며 생활한다. 교회에서 알 수 없었던 찐 삶을 교회 밖 편의점에서 보고 생각한다. 초창기는 몸과 마음이 편했지만 갈수록 드는 생각 나의 사명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끊임없이 생각하며 답을 찾아가는 이야기.

한국 교회의 부정적인 사건들을 본인의 힘으로 바꿀 수 없다는 생각에 목사 타이틀을 버리고 일반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작가님이자 전목사님이신 이 분 성격이 아주 남다르시네. 윗분들에게 예의 바르지만 불편한 존재감ㅋㅋ 성격이 온순하지도 않다. 그러하기에 치열한 고민에 고민을 더해 답을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교회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에서 일어나는 일일 것이다. 세습, 돈 비리, 권력 등을 등에 지지 않고 걸어가는 자들은 그저 죽어라 힘만 들일 뿐 성과는 미미하게 보인다. 그런 것들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본인의 힘으로는 바꿀 수 없다는 한계에 목사 자리를 두고 나오지만, 지금 진정으로 나라는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과 사명과의 숨바꼭질에서 계속 답을 찾아가고 있는 한 사람의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냥 어영부영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그런 불의에 슬며시 눈 감고 고개 돌려 버리는 나는 그럼에도 더 이상 비참해지지 않기 위해 꿈을 찾아 그 어딘가를 걷고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낭떠러지로 달려가는 물소 떼와 같았다. 왜 달리는지, 우리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이 길이 옳은 길인지? 물어볼 새도 없이 앞에 달리는 사람보다 뒤처질까 봐 더 빨리 달렸고 뒤에 따라오는 무리들에게 엉덩이가 받쳐가며 생각 없이 그저 달려가고 있었다. 멍추는 길은 단 하나 그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먼발치에서 우리가 가야 할 목표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p20
"I just want to meet God."
(난 그냥 하나님을 만나고 싶어요.)
p167
#어쩌다쿠팡으로출근하는목사 #송하용 #한사람 #리뷰어스클럽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