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개업
담자연 지음 / 한끼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승사자도 도깨비도 귀신도 호러도 없지만 ■■■■은 있는 K-오컬트의 한 지평

🔍
이승과 저승을 잇는 환승세계의 국숫집
국숫집에 온 손님들은 이승으로 돌아갈 수 있는 빨간구슬이 담긴 국수를 먹고
삶에서 가장 소중한 추억과 그에 따른 감정으로 값을 치른다.
길을 잃고 국숫집에 이르렀지만 빨간구슬이 없는 채이는
국숫집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제 사장과 다미, 진 여사 등 환승세계의 구성원들과
추억과 감정을 나누게 된다.

💡
이승과 저승의 사이, 환승이라는 공간 특유의 활기차지도, 분노로 들끓지도 않는 한적하고 황량한 사막의 분위기가 매력적이었다.
모래바람 싹 내려줄 따뜻한 국수 한 그릇 먹고 싶어지는 글이었다🥺
제 사장과 채이, 제 사장과 진 여사, 채이와 다미 등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예측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평소에 영화나 드라마의 관계성이나 반전은 초반만 봐도 척척 잘 맞히는 편인데 이 책은 예측 실패한 관계성이 더 많았다🤣
혹시라도 내가 제 사장의 국숫집에 가게 된다면 떠올릴 단 한 사람은 누구일지, 가지고 갈 단 하나의 물건은 무엇이 될지도 생각해봤다.
영상화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검토 중이라고 하니까 벌써 떨린다, 개인적으로 생각나는 배우들이 몇 명 있어서 나중에 소식이 들린다면 비교해봐야겠다🤭

🔖
"우리 딸이랑 똑같은 소릴 하네. 나한테는 선수 때 받은 수많은 메달보다 이거 하나가 훨씬 값져. 이게 '진짜' 메달이야."
손님은 점퍼를 끝까지 잠그고는 돌려받은 메달을 목에 걸었다. 빛이 바래긴 했어도 검은 운동복에 메달을 두르니 훨씬 빛나 보인다.
"내가 이걸 현관에 딱 걸어놨거든. 어릴 땐 좋아라 하더니 나중엔 이런 허접한 거 말고 딴 거 걸라고 성을 내더라니까. 웃겨, 다른 메달 100개가 있음 뭐 해. 이건 엄마가 아니면 못 따는 거라고. 세상에 하나뿐인 금메달이란 말이지."
117p

"잘못된 선택 같은 건 없네. 전생의 기억이 강렬하다고 해서 무조건 긍정적인 감정만 품고 있다는 건 착각일세. 고난과 풍파를 겪어도 꺾이지 않고 나아가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는 게지. 감정이란 인간 스스로 얻어내는 것이지, 신이 줄 수 있는 게 아니야."
260p


※ 이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서평단 활동의 일원으로,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hanki_book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토록 지적인 산책 - 나를 둘러싼 것들에 대한 끝없는 놀라움에 관하여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박다솜 옮김 / 라이온북스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토록지적인산책 #알렉산드라호로비츠 #라이온북스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겠소. 길을 가다가 땅에 떨어진 보석을 보고 허리를 굽혀 줍는 건 그 보석을 보았기 때문이오 .그러나, 보석을 보지 못했다면 무심코 지나쳐 돌아보지도 않을 것이오."
-셰익스피어의 [자에는 자로] 중에서
135p

💡
작년부터 걷기에 대한 글을 쓰면 어떨까 고민했다. 동생이 입원하기 전 함께 산책하면서, 그냥 같이 걸으며 하는 시덥잖은 이야기들을 기록해도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이런저런 바쁜 일들로 지금까지도 미뤄둔 숙제인데,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산책이든 이동이든 어떤 목적이건 간에 걷기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그것을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이 되살아났다.

올해 읽은 책 중에 인덱스 플래그를 제일 많이 붙인 것 같다. 살면서 떼어놓기 힘든 부분을 두고, 다각도로 따뜻하고 명료하게 이야기하는 방식이 너무 좋았다.

🔍
인지과학 박사이자 동물 행동 전문가인 저자는 혼자 산책을 하다가 길 위에서 반복되는 시간을 더 '잘' 보내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열 한 번의 산책과 그에 대한 글을 쓰기로 결심한다.
사랑하는 아들, 지질학자, 타이포그라퍼, 일러스트레이터, 곤충 박사, 야생동물 연구가, 도시사회학자, 의사와 물리치료사, 시각장애인, 음향 엔지니어, 반려견과 함께 한 산책과 그들에게서 발견한 길 위의 것들을 차분하지만 생생하게 풀어낸 책이다.
글을 쓰기로 결심한 산책, 열한 번의 산책을 마무리한 후 혼자 한 산책을 포함해 총 열세 번의 산책을 하는 동안 저자는 길 위의 질감, 글자, 모양, 곤충과 동물, 사회적 의미, 사람들의 걸음걸이, 암흑, 소리, 그리고 사랑을 진정으로 보는 방법을 찾게 된다.

🔖
산책하다가 툭하면 삼천포로 빠지기를 여러 번 반복하자, 나는 우리 개가 대체 무엇을 보고 어떤 냄새를 맡았기에 저 먼 곳으로 나를 이끄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어디로, 어떤 방식으로 움직일 것인지를 두고 사소한 의견 충돌을 거듭한 지난 경험들에 비춰 보건대, 나와 개는 같은 동네에서 전혀 다른 경험을 한 게 분명하다. 평소 나는 몽유병자처럼 눈앞에 나타나는 것들에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멍하니 거리를 활보했다. 내가 눈길을 던지고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은 오로지 내가 이미 볼 거라고 예상하고 있던 것들뿐이다. 그런 내게 개가 깨달음을 주었다. 내가 한 가지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필연적으로 그 밖에 모든 것을 무시한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이다.
10~11p

어디선가 쓰레기 냄새가 났다. 쓰레기 트럭이 수집한 쓰레기를 으깨서 분쇄하는 소리가 공중에 떠돌았다. 길바닥에는 소스를 묻힌 스파게티 한 덩이가 햇살 모양으로 엎질러져 비둘기 한 떼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쓰레기 트럭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보도에서 차도까지 점점이 떨어진 쓰레기들은 하나의 길을 형성하며 그 동네 주민들의 식사, 씻는 습관, 원치 않은 기억들을 모두 내보이고 있었다.
16p

아이는 종종걸음으로 흉벽을 올랐고 내려올 때는 대담하게 보폭을 넓혔다.
"삼각형이 어때, 다정하니? 노란색이야?" 내가 물었다.
"초록색, 행복해." 아이가 근엄하게 대답했다.
나는 조금도 행복해 보이지 않고 초록색도 아닌 삼각형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무슨 자격으로 아이 머릿속의 시냅스를 끊어놓는단 말인가?
42p

@alice__bookworm 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에 선정되어
@lionbooks_kr 에서 제공해주신 책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58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물론 고오오오오대의 정치론이기 때문에 여성과 노예, 아동과 시민에 대한 개념과 기준은 조금 아쉽지만, 현대 사회의 근간이 되는 이론을 완벽한 번역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열심히 공부했다.
고전 인문학서가 그렇듯 가장 초반에 가장 넓은 범위의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자칫 방심하면 눈물이 나올 만큼 😂 마음이 웅장해진다.
선대에서 물려 받은 통찰력을 어떻게 보존하고 더 행복한 것, '가장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물려 받은 유산을 잘 활용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 #현대지성클래식 만 따라가면 인문학은 문제 없다
✅ 어렵게 느낄 필요 전혀 없는 완전한 번역과 풍부한 해제로 이해하기 정말 쉽다

🔍
제1권. 가정과 국가
제2권. 정치체제에 관한 일반적 개관
제3권. 정치체제의 종류
제4권. 현실의 다양한 정치체제
제5권. 정치체제의 변혁
제6권. 여러 유형의 민주정과 과두정의 조직
제7권. 가장 훌륭한 정치체제
제8권. 가장 훌륭한 정치체제에서의 청소년 교육

총 8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권에서 8권으로 갈수록 내용이 자연스럽게 심화되는 구성임을 알 수 있다.

🤓 인상 깊었던 장
본성적이지 않고 필수적이지 않은 재산 획득 기술인 상업
사람의 미덕과 시민의 미덕
다수의 대중이 국가의 최고 권력을 가져야 한다
혼합정, 가장 훌륭한 정치체제는 무엇인가
심의 부문
어떻게 해야 평등이 확보될 수 있는가
민중의 구성에 따른 민주정의 유형
개인과 국가의 가장 훌륭한 삶
시민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가
네 가지 교과목
음악이 지닌 힘과 용도
음악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선법과 리듬

🔍🔍아리스토텔레스
기원전 384년 그리스 마케도니아 지방에서 태어나 부모님을 여의고, 스승 플라톤이 있던 아테네의 아카데메이아로 보내져 20년 간 수학했다. 이후 필리포스 2세의 초청으로 훗날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된 왕세자의 스승이 되었다.
기원전 335년, 아테네로 귀환해 자신만의 교육 기관인 리케이온을 설립하고, 소요학파의 기원이 되었다. 논리학, 형이상학, 인식론, 심리학, 윤리학, 정치학, 수사학, 미학, 동물학, 식물학, 자연학, 철학사, 정치사 등을 다루며
니코마코스 윤리학, 수사학, 시학, 형이상학, 정치학, 자연학, 범주론, 명제론 등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
역자 박문재의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가독성과 보존성을 모두 고려한 충실한 번역
404개의 꼼꼼한 각주와 전체 사상의 이해를 돕는 수준높은 해제
정치의 본질을 꿰뚫는 고전 중의 고전
2400년을 이어온 최상의 원리

※ 이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서평단 활동의 일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 (여름 한정 토무당 서핑 에디션)
이사구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2월
평점 :
품절


오컬트물,퇴마물이라는 거 감안해도 실생활적인 부분에서 개연성이 너무 없고 유치해요... 카드뉴스로만 봤을 때 이거다 싶었던 기대감 생각하면서 꾸역꾸역 읽어보려고 했는데 3분의 1도 못 읽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이마르에서 무슨 일이
안삼환 지음 / 솔출판사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바이마르에서무슨일이 #안삼환 #솔출판사

올해는 수운 최제우 선생 탄생 200주년, 갑오 동학농민전쟁 13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한국사 공부를 했다면 누구나 친숙하지만, 아무나 잘 알지 못하는 #동학 에 대해 새롭게 배우고 그 정신을 아로새길 수 있어 의미 깊었다.

🔍
은퇴한 철학과 교수 최준기는 경주 할매부처 앞에서 만난 독일인 클라라의 초대를 받아 독일 바이마르로 두 달 동안의 여행을 떠난다. 클라라의 저택 '조상들의 방'에서 머물며 친구와 옛 제자, 은사를 만나기도 하고, 평생동안 공부하고 가르쳐온 철학에 대한 영감을 회고하는 한편,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거쳐 본인까지 삼대에 걸쳐 보고 듣고 겪고 느낀 바를 글로 쓰는 작업을 수행한다.

🔖
두어 달쯤 바깥에 나가서 이런 막막한 진심을 좀 삭이고 조금 객관적인 시선을 확보해, 보잘것없는 삶이라 해도 내가 살아온 시대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 겨레가 겪은 기구한 지정학적 운명과 여러 통한의 역사적 고비에 대해서, 우리나라 국민의 당면 임무와 나아갈 길에 대해서 평소 내 나름대로 느끼고 생각한 바를 글로 써놓는 작업이 다소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다. ...
29p

"슈바이처 박사는 자신을 일차적으로 철학자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많은 어록을 남겼습니다. 이를테면, 여기 이 문장을 한번 읽어보실까요?"
'나는 살고자 하는 생명체들 한가운데에 있는, 살고자 하는 생명체이다.'
다소 어려운 복문으로 되어 있는 이 문장은 '생명에 대한 경외'라는 그의 윤리관의 핵심을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그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한계에 대해 생각하다가, 그들 자신들이 모두 자기 자신과 자신의 한계에 대해 생각하는 형제들이라는 사실을 서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244p


✔️삼대에 이은 근현대사의 총망라
✔️동학과 서양철학, 한국과 독일, 세대를 아우르는 세심한 목소리
✔️ 바이마르 시내와 광장, 도서관, 괴테 박물관 등 명소의 모습을 사진을 보는 것처럼 구체적으로 그려냈다

※ 이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서평단 활동의 일원으로 주관적인 의견을 담아 작성되었습니다.
@sol_book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