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셰에라자드 1 : 분노와 새벽
르네 아디에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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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셰에라자드 #르네아디에
#문학수첩

멈출 수가 없으니까요....🤤

아라비안나이트의 로맨틱한 변주라는
문학수첩의 설명을 보고 기대했는데,
기대보다 훨씬 더 로맨틱하고 재미있다.

오랜만에 푹 빠져서 읽느라 현생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을 정도였다

이야기가, 잘 벼려진 이야기가 주는 힘은 확실히 강력하다.
그것은 셰에라자드가 할리드를 통해 증명하기도 했지만
작가가 셰에라자드를 통해 독자에게 증명하기도 한다.

인간은 입체적이고, 소문에는 이유가 있고,
어떤 악은 선함의 가면을 쓰고 찾아온다는 것,
그리고 어떤 위치의 어떤 사람이라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있다는 것.

1권의 중반부까지는 성실히 나오던
셰에라자드의 아라비안 나이트 이야기가
주인공의 이야기로 초점이 옮겨오면서 끊긴다는 게 조금 아쉬운 포인트이기는 하지만
주인공의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서 오케이입니다 😋👌🏻

본격적인 이야기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게,
바로 사서 읽을 2편이 아직 출간 전이라는 게 너무 절망스럽다
제발 빨리요...

왜 이 둘이 헤어져야 되는데...
왜 떼어놓는데...

🔖
"셰에라자드."
"언젠가 나한테 말하셨죠. 내 이야기 속 인물들이 사랑을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안타까다고요."
할리드는 그녀를 말없이 쏘아보았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어떤 거부감을 품으셨나요?"
할리드의 두 눈이 그녀의 얼굴을 슬쩍 스쳤다.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 그 감정을 지켜보고 생각을 이야기했을 뿐. 사랑이란 단어는 나의 취향에 맞지 않게 너무 남발되곤 한다. 그래서 난 사랑이란 게 사람이 아니라 사물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지."
"그게 무슨 말이죠?"
할리드는 조심스럽게 숨을 내쉬었다.
"사람들은 해가 뜨고 지는 것과도 사랑에 빠졌다가 헤어나지 않던가. 어느 날은 초록색을 좋아하다가도, 다음날에는 정말로 좋아하는 색이 파란색이라는 걸 깨닫는 소년 같이 말이야."
셰에라자드는 웃었다. 자신의 웃음소리가 아픈 상처를 헤집는 것 같았다.
"그래서 평생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마음이신가요? 그저...... 사물만을 사랑하실 건가요?"
"아니. 난 그보다 더한 무언가를 찾고 있다."
"사랑보다 더한 무언가요?"
"그래."
"사랑보다 더한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다니 너무 오만하신 것 아닌가요, 할리드 이븐 알-라시드?"
"바람과 함께 사라지지 않을 것을 원하는 게 그토록 오만하단 말인가? 역경이 다가올 기미만 보여도 무너져 버릴 것이 아닌, 다른 걸 바라면 안 되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걸 원하시니까요. 그런 건 상상에만 존재한답니다."
"아니. 나는 내면을 볼 줄 아는 이를 원한다. 균형을 맞추는 사람 말이다. 평등하게."
"그토록 알아보기 힘든 존재를, 그렇다면 어떻게 알아보실 건가요?"
셰에라자드가 쏘아붙였다.
"그이는 공기 같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니 숨 쉬는 법을 자연스레 아는 것처럼 알게 되겠지."
할리드가 고요히 나는 매처럼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셰에라자드의 목이 바짝 말라왔다.
"시적이시군요. 현실적이지 않고요."
그녀가 속삭였다.
"내 어머니는 시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영혼이 결여된 사람이라 말씀하셨지,"
"그 말씀은 옳은 것도 같아요."
289~290p

※ 이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서평단 활동의 일원으로,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moonhaksooch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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