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사랑
윤성용 지음 / 멜라이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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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사랑 #윤성용
#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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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마음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너무 압박적인 환경과 시장에서
버틴다는 명목으로 스스로를 너무 혹사시킨 경험이 멀지 않고
더듬더듬 글을 써보고 있는 입장에서
공감가는 대목이 너무너무너무 많았다.

같은 결, 같은 온도의 글을 만난다는 건
책을 읽는 사람에게 네잎클로버를 찾은 것만큼 기쁘다.
글을 쓰면서 스스로 머쓱하고 부끄럽다는 생각,
이 글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생각이 자꾸 들었는데-
내 글에 자의식을 과잉 투여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써야겠다고 다짐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리고 더위가 가시면 나의 무진, 경주로 또 떠나고 싶다는 향수가 들었다.

🔖
그때 나는 혼란하고 불안한 시기의 막바지를 지나고 있었다. 나에 대한 확신도 없었고 미래도 잘 보이지 않았다. 어린 시절의 아픔이 여전히 나를 붙잡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이토록 힘들어야만 하는 이유를 무엇이든 찾아야 했다. 그래야 내게 주어진 고통을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게 글을 쓴 계기였다.
4p

서로 다른 존재를 함께 살아가게 만드는 것에는 어떤 힘이 있어야 하므로,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그것은 내가 아는 유일한 다정함이다.
22p

요즘은 어눌한 나를 조금씩 알아주고 있다. 알아준다는 것은 나로부터 도망하거나 피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나의 어설픈 면으로 존경을 받을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에게는 편안한 마음을 되어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 나는 첫 만남에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을 정도로 어설프고 쉬운 사람이고 싶다.
37p

문제는 그 대상이 자기 자신일 때입니다. 초등학생에게 완벽한 그림을 바라지 않듯 누구도 나에게 완벽한 글을 바라지 않았지만,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건 무엇보다도 나였습니다. 꼭 글뿐이겠습니까. 나에게 모든 면에서 완벽함을 요구해왔던 사람도 나였습니다. 오른손에는 지우개를 왼손에는 연필을 쥔 채 살아온 것입니다.

나는 인생이라는 이름의 불완전함을 연습해온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완벽함을 추구하면서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그것을 되찾기 위해 다시금 불확실한 길을 걷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 끝에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그저 묵묵히 그러나 혼란스럽게 수행해온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 연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지우개를 쥐어주지 말자, 그리고 내 손으로 지워야 할 때는 어지간히 적당해야 아름답겠다, 당분간 이런 마음으로 지내볼까 합니다.
124~125p

"글을 계속 써야 할까요? 내가 쓴 글이 대체 의미가 있을까요? 혼자 괜히 힘쓰고 있는 건 아닐까요?"
어느 작가에게 이런 속절없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질문을 받은 작가는 내게 글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저 글 쓰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지속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나의 글이 단 한 명에게라도 감응을 준다면 그것대로 의미가 있지 않겠냐고 물었다. 나는 얼굴이 터질 듯이 빨개져서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155~156p

※ 이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서평단 활동의 일원으로,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mellite_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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