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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돌아가는 사랑 - 월트 휘트먼 시집
월트 휘트먼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6월
평점 :
📑
#바다로돌아가는사랑 #월트휘트먼 #아티초크
🔖
나 찬미하노라 나 자신을, 노래하노라 나 자신을.
그대도 내가 하는 대로 하라,
나를 이루는 모든 원자, 그대 또한 이루고 있으니.
22p
새싹은 가장 작은 것이라도 사실은 죽음이란 없음을 보여준다.
설령 죽음이 있다 해도 죽음은 생명을 앞으로 이끌 뿐, 종착점에서 생명을 막으려 기다리지 않으리라.
죽음은 생명이 나타난 순간 죽었다.
모든 것은 앞으로 또 밖으로 나아가며, 쓰러지는 것은 없노라.
죽음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며 오히려 복된 것이다.
34p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분노가 차오른다, 내가 일방적인 사랑을 발신하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 때문에.
하지만 나는 이제 일방적인 사랑 따위는 없으며, 보상은 어떤 방식으로든 확실히 돌아온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을 열렬히 사랑하고 그 사랑을 돌려받지 못했어도 그 경험으로 이 시를 지었으니까.)
63p
옮긴이의 말 ㅣ 해제
나 찬미하노라 나 자신을
휘트먼은 "민중을 사랑"하고 "문화와 예술, 정치 분야의 엘리트 의식을 격렬히 꾸짖은" 시인이자 사회 비평가였으며, "민주주의의 미래는 민중의 손에 달려 있다"고 믿었다. 문학적으로는 19세기 전반에 풍미하던 낭만주의를 이어받았고, 종교적으로는 개신교의 자유주의 신학 사상 특히 범신론을 수용했다.
휘트먼은 동시대인인 에머슨이나 롱펠로와 마찬가지로 자연을 노래하지만 이와 동시에 도시를 찬미한다는 점에서 그들과 다르다. 그들에게는 자연이 물질주의의 압박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피신처라면, 휘트먼에게 자연은 하나의 '육신'이다. 그는 자연을 하나의 "물질적 독립체로서 인격을 띤 에로틱한 것"으로 묘사한다. 그래서 자연은 휘트먼의 "물음과 탐색을 부추기기도 하고 물리치기도" 한다. 그런데 그에게 인간의 육신과 자연의 육신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다. 휘트먼은 시 전체를 통해 자연 안에 들어가고 자연은 그의 육신 안에 들어온다.
103~104p
💡
시는 오랜만이기도 하고, 영미권 시는 특히 많이 접해본 분야는 아니라 스스로 잘 수용할 수 있을지 걱정하면서 책장을 폈는데, 완전한 기우였다.
나 찬미하노라 나 자신을, 노래하노라 나 자신을.
그대도 내가 하는 대로 하라,
이 구절부터 완전히 매료됐다.
우울, 음울, 절망, 불안-
시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감정들은 인간에게서도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감정이기도 하고
가장 글 쓰고 몰입하기에 좋은 감정이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불편하고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스스로를 믿고 찬미하고 따르라는 메시지가
지금 나에게 반갑고 믿음직스러워서-
힘들 때 가장 필요한 말이어서,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시의 운율과 아름다움을 깨워줘 고마운 작품
시와 다시 친해질 것 같아 기쁘다.
※ 이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서평단 활동의 일원으로,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