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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짧은 소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평점 :
아침마다 아이들과 등교전쟁을 치루고나면 힘이 빠진다. 커피 한잔들고 드라마를 보는건지 조는건지 모르게 오전을 보내고 혼자 늦은 점심을 먹다보니 겨우내 읽지않고 사모은 책들이 거실 한귀퉁이에 쌓여있다. 남편은 왜 읽지도 않고 자꾸만 책을 사기만하냐며 퉁망을 주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올때마다 애인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나도 모르게 자꾸만 눈길이 가는걸 어쩌란건지... 할일없이 책을 뒤적뒤적 정말 아무런 생각도 책을 읽어야지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냥 쌓여있는먼지를 털듯 책을 펼쳤는데 그냥 국수가락이 나도 모르게 후루룩 목으로 넘어가듯 책장이 술술넘어간다. 아주아주 재미있다도 아니고 그렇다고 혼자 몰래몰래 읽는 로맨스소설처럼 가슴이 저민 이야기도 아니지만 그냥 내 이야기같고 내 친구의 이야기같은 글들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마음이 따뜻해졌음 좋겠다 싶어 책을 몇권도 구입했다. 그들도 나처럼 초밥속에 듬뿍들어있는 겨자를 먹은 사람처럼 코끝이 찡해지만 기분좋은 통증을 경험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