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찬란한 빛들 모두 사라진다 해도 - 삶과 죽음, 그 후에 오는 것들
줄리 입 윌리엄스 지음, 공보경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서른일곱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때를 보내는 이에게 내려진 말기 암 선고...
죽음을 앞두고 진솔하게 풀어 쓴 지금은 고인이 된 작가 줄리 자신의 이야기이다.

강렬하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음에도 책의 줄거리가 그리고 그녀의 인생이 계속되고 있는 것만 같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딸을 두고 세상을 떠나야만 하는 진솔한 그녀의 마지막 이야기에 빠져들고 마치 나의 일인마냥 가슴이 아프고 먹먹하기만 하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나 자신 혹은 나의 가족들, 가까운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으로부터 조금이나마 해방될 수 있을까 해서 였다.
그러나 전혀 그쪽으론 도움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책의 후반부에 갈수록 그녀의 마지막이 가까워 올수록 나는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고 두려움에 몸서리 쳤다.
다만 이 책을 통해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고 앞으로의 내 삶의 방향 등 인생 전반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

그리고 나는 작가 줄리처럼 왜냐고 신에게 따져 물을 용기따윈 없으나, 신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보고 있는 지와 과연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 지 감히 궁금해졌다.

줄리처럼 인생의 전반에 몇 번의 고난을 겪은 이에게 그간의 고생을 보상하는 꽃 길을 걸을 시간은 허락될 수 없는 것인지...티없이 순수하고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엄마를 닮은 두 딸 에게는 왜 엄마와 함께 추억을 쌓을 충분한 시간이 주어질 수 없는 것인지...생각할 수록 먹먹하기만 하다.

그러나 신의 뜻은 언제나 내가 감히 생각할 수 없는 곳에 있으니 죽음에 관해서도 자연스레 내 뜻은 마음 깊숙이 쑤셔넣고 곧 순응하게 될 것이다. 줄곧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나는 지금도 이 책이 단순히 소설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제발 허구였으면 하고 말이다.
죽음은 가까울수록 더 받아들이기 힘든 것 같다.
더욱이 나의 죽음이 아닌 가까운 누군가의 죽음이면 더 그러할 것이다. 
 
남은 줄리의 가족이 그녀가 남긴 책을 통해 그녀를 아내로서 혹은 엄마로서 존경하고 영원히 좋은 기억으로 간직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 조금은 위안이 된다.
그녀는 정말 용감했고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였고, 그녀가 삶의 기록을 통해 우리에게 남긴 조언은 오래도록 기억되고 전해질 것이다.

지금은 구름 위의 천사가 돼서 두 딸을 지키고 있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시한부 삶을 살아간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선뜻 책에 담아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고인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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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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