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살린다, 아가새 돌봄단> 기르는 게 아니에요. 돌보는 거예요.

다 살린다, 아가새돌봄단 ㅣ 샘터어린이문고 84
홍종의 지음, 남수현 그림 / 샘터사 / 2025년 6월

[책 소개]

현준이는 처음 좋아하게 된 전학생 새미와 함께 아기새돌봄단을 하게 된다.
현준이가 새미와 처음 만나기로 한 날, 아빠와 함께 집을 나서다 이사온 윗집 아주머니가 새를 봉지채 버리려고 하는 것을 보게 된다.
현준이의 아빠는 그렇게 아기새들을 데려오게 되고
현준이는 새미와 약속시간에 늦고 학교에서는 곤란해졌다.
현준이의 동생이 새미에게 그날 일을 대신 이야기해주고 둘은 오해가 풀려, 함께 아기새돌봄단을 하게 된다.
현준이의 집에서 황조롱이의 새끼를 돌보고 짧지만 서로 훌쩍커나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기억에 남는 문장]

"생각을 솔직하게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고 가끔 마음을 활짝 열어 보이는 것도 괜찮아. 거기, 그 덩치 큰 아가 새처럼 말이야."
다 살린다, 아가새 돌봄단 p.40중에서



"아가새는 기르는 것이 아니라 돌보는 어예요. 돌봐서 다 살려 주는 거예요. 그리고 자연으로 날려 보내 주는 것이고요."
다 살린다, 아가새 돌봄단 p.95중에서



"'새'라는 말는 원래 ''사이'라는 말의 줄임말이야."
다 살린다, 아가새 돌봄단 p.116중에서



"새란 땅과 하늘 사이를 뜻하는거야. 곧 새람 땅에 사는 사람들의 소원을 하늘에 있는 신에게 전달해 주는 중요한 일을 하는 동물이라는 뜻이지.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새를 아주 신성하게 여겨...."
다 살린다, 아가새 돌봄단 p.116중에서



[마치며]

새들의 바쁜 울음소리를 들었던 얼마 전의 일이 생각났다.
우리 단지에 늘상 많이 보이는 새인데 대충 이름을 찾아보니 물까치였나 그랬다.
여튼 그 날은 그 새들이 아가새들을 데리고 날기 훈련? 아니면 둥지를 옮기는? 그런 중이었던 것 같다.
비상상황처럼 느껴지는 울음소리에 가만히 나무를 올려다보니 날기 시작한 아기새들이 있었고 그 근처로 비둘기가 잠깐 앉았더니 엄마 아빠 새들이 난리가 난 것이었다.
가만히 귀기울여 새들의 울음소리를 들어보면 잠시나마 새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그럴때면 나 중심에서 벗어나는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이런 기분이 들게 해주는 도심 속 새소리가 반갑다.
그들의 세계에서 나 말고도 나라는 인간말고도 작은 생명들도 이렇게 순간을 열심히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잠긴다.
고층건물, 방음벽, 유리창에 새들이 많이 목숨을 잃고 터전을 잃어가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아기새 같은 작은 아이들로부터 우리가 사는 곳에 나 말고 다른 생물들도 함께 공존한다는 따뜻한 마음을 배울 수 있다.
작가의 말에 아기새돌봄단은 정말 있다고 작가님은 그러셨는데 집에 고양이만 없었더라면 정말 관심이 많이 가는 일이다.

초등학교 3-4학년 아이들에게 생명의 가치과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알려줄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책.

새들의 울음이 바쁜 계절에 강력추천한다.

<바람골을 찾아서> 6.25 전쟁 어느 소년병의 이야기

바람골을 찾아서 ㅣ 샘터어린이문고 83
김송순 지음, 클로이 그림 / 샘터사 / 2025년 4월

[책 소개]

전쟁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
나도 마찬가지로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6.25 전쟁에 징집되어 국가유공자가 된 할아버지를 두고 있다.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역사의 참혹성을 그대로 알려주기에는 너무 어린나이라 생각될 때 이 책은 너무 좋을 것 같다 생각했다.
소년병이 전쟁이 싫어서, 타인에게 총구를 겨누는게 괴로워서 바람골이라는 곳으로 도망친 화전민의 이야기다.

[줄거리요약]
현준이는 아프신 할아버지가 자꾸 찾는 바람골의 보물을 찾아나선다.
할아버지의 생전 소원이기도해서 아버지와 함께 바람골을 찾아 떠난다.
할아버지가 그림으로 그려둔 낡은 지도 한장을 가지고 떠난 여행.
아빠와 힘겹게 도착한 덕암이라는 곳에서 없어진 바람골을 왜 가느냐는 말부터 참 힘겹게 도착한
바람골 가는 길.
계곡 위를 올라가야 하는 곳에서 아빠와 잠시 떨어진 후 현준이는 홀로 바람골에 가게 된다.
바람골에서 만난 친구, 새 형.
그 곳 사람들 복장은 지금 현준이가 입고 있는 복장과는 다르게 남루하고 아직도 전쟁중 인 곳이다.
숨어있는 군인을 찾으러 왔다는 군인들이 나타나고 총성이 들려 현준이도 쫓기게 되는데...
과연 할아버지의 보물을 찾아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마치며]

현준이가 바람골에 도착해 마주한 사람들은 모두 겁에 질려있다.
전쟁을 피해 몰려든 사람들이 서로 어우러져 사는 곳은 모두 전쟁이 종식되기를 바라는 평화가 오기만을 바라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다.
누구보다 여리고 순수한 그들을 이렇게 숨어서 떨게 만들었을까?
현준이가 바람골에서 만난 새 형은 총소리가 무섭고 총구를 겨눠야 하는 현실이 버거워 도망친 군인이다.
나무로 그릇을 만들며 마을사람들과 평화를 유지하며 지내는 형은 현준이의 할아버지의 과거와 똑 닮았다. (책에서 아이들에게 재미를 자극할 만한 요소다.)

"나는 두려움에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나무둥치 뒤에 주저앉고 말았다.
정찰병의 군홧발 소리와 새의 날갯짓 소리, 산짐승의 울음소리는 손가락 하나하나 움직일 수 없게 나를 꽁꽁 묶어버렸다."
바람골을 찾아서 p.103


어린 소년에게 가혹한 두려움과 극심한 공포를 느끼게하는 소설 구절에서 멈칫했고, 이러한 구절들은 아이들에게 하여금 전쟁이 없는 곳,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직접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6월은 보훈의 달이다.
아이들과 함께 호국보훈행사에 참가해보는 것도 좋겠고, 이 책을 함께 읽고 나라를 위해 목숨바친 모든 분들을 기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함께 가져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 철 수세미 별명을 가진 윤서의 빛나는 성장이야기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 ㅣ 샘터어린이문고 82
강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샘터사 / 2025년 2월

[책 소개]

"엉킴털 증후군"을 가진 윤서의 머리는 보통 아이들의 머릿결과는 다르다.
거칠고, 구불구불하고, 제멋대로 솟아있다.
이런 머리를 보고 윤서의 학급 친구인 진구는 철 수세미까지 학교로 직접 가져와 윤서를 놀린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는 독일에서 살다 온 고은이라는 친구가 전학오게 된다.
고은이는 한국말이 서툴러서, "쇤, 안수타이 같아."라고 말했지만 그 무렵 윤서는 반 아이들로부터 "쇠"라는 단어가 들어간 말들로 한창 놀림을 받던 무렵이었다.
윤서는 그런 고은이의 말을 단순한 놀림으로 받아들였다.
그 날 수철이라는 별명부터 여러 말들이 윤서의 머릿속에 맴돌았지만, "Schön" 쇤, 이라는 말이 자꾸 떠올라 윤서는 검색을 해보았다.
독일어로 아름다운, 고운, 멋진이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안수타이"라는 말은 알지 못한채 윤서는 고은이와 헤어지게 된다.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 것이다.
전염병이 한창 유행할 때 늦춰진 개학은 뒤늦게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었다.
화상수업의 형태였는데, 이 무렵 윤서의 엄마는 다양한 모자를 윤서에게 사다주고 화상 수업때는 늘 모자를 쓰게했다.
모자로 인해 이전 학교에서처럼 머리카락으로 인한 놀림은 줄었지만 윤서가 모자를 쓰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여러 말들이 난무했다.

할로윈 데이를 맞이한 수업을 앞두고, 윤서는 복장 고민에 빠진다. 머리를 공개할까 아니면 여느때처럼 모자로 숨길까 생각을 하던 찰나, 윤서는 철 수세미를 붙인 모자를 쓰기로 했다.
이날 가장 멋진 1인 투표를 하여 윤서가 가장 멋진 1인이 되었고, 선생님은 윤서의 멋진 모습을 카메라를 켜고 다시 보여달라도 한다.
윤서는 보여달라는 모자를 벗고 머리 그대로 노출하여 카메라를 켰다.

"아인슈타닌, 아니 안수타이가타."


"오타 작렬. 아인슈타인!"

윤서는 순간 예전에 고은이가 안수타이라고 했던 말을 생각해낸다.


[마치며]

또래와 다른 머리카락을 가진 윤서가 놀림을 받고 좌절을 하고, 엄마의 권유로 머리카락을 숨기려 모자를 쓰기도 하며 자신의 신체 일부분으로 인한 콤플렉스를 극복해나가는 참으로 기특한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며 학부모의 시선으로 혼자서 낯부끄러웠던 순간이 스쳤다.
윤서의 엄마가 모자를 사다주어 모자를 쓰게 했던 장면에서다.
초등학생 학부모로서 나 또한 내 아이가 놀림을 피할 수 있게 단순한 대책만을 생각했던 날이 있지 않았나, 순간 부끄러운 과거가 스쳤다.

왜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용기를 가질 수 있는 뿌리 깊은 근원의 감정을 일러주지 못할까?
우리는 왜 어른으로서 가끔은 아이보다 부족할까?
한 인간이 내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라날 수 있음에는 나이가 없음을 깨달았다.
늘 놀림을 당하던 날들 속에서도 네 머리카락은 처음부터 반짝반짝 빛났다는 단 한마디의 말을 기억해내어 철 수세미를 모자에 달아 할로윈 모자를 꾸민 윤서.
순간 자신의 머리도 철 수세미처럼 빛나는 머리라 여겨 모자를 벗기까지의 윤서의 내면 여정은 참으로 깊고 단단하다.

남들과 다름은 틀림이 아니라는 것,
교실 속의 아이들과 다 자란 어른들도 가끔 이 사실을 잊는 것만 같다.
아이들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자라날 수 있음을 이 책은 말해준다.
엉킴털 증후군은 남들과 다른 모낭으로 인한 병이다.
그러나 남들과 다른 모양의 모낭은 동그라미가 아닌 예쁜 하트 일 수도 있다.
이 책을 읽은 모두가
나 자신에 대한 인정과 수용으로 아이들이 더 성장하기를.
또,
서로의 다름이 혐오가 되지 않도록, 존중과 사랑이 늘 아이들의 삶에 함께 할 수 있도록
모두를 위한 기도로 이 글을 마친다.

오타니 쇼헤이가 궁금한 친구들을 위한 책

who? special 오타니 쇼헤이 ㅣ who? special
스토리랩 지음, 리버앤드스타 스튜디오 그림, 김양희 감수 / 다산어린이 / 2025년 2월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책 소개]

다산어린이 who? special 시리즈는 보통의 위인전과는 다르게 여겨진다.
현존하는 사람의 생애와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이들이 어떤 유명한 사람이 정말 궁금할 때, 유명인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을 who? special시리즈로 해소할 수 있다.
책 속 주인공들의 어린시절을 비롯해 성장 스토리를 한번에 알아 볼 수 있고, 현재 우리 인류와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지 잘 알 수 있다.
이번엔 개정증보판으로 오타니 쇼헤이의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책을 구매하면, 이렇게 오타니 쇼헤이의 브로마일드를 받을 수 있다.(책 속 포함)

책 속의 오타니 쇼헤이는 현실감과 생동감 넘치는 그림과 글로 묘사되어 정말 친근하게 느껴졌다.
간단하게 오타니의 생애를 이야기 하자면, 오타니는 1994년 야구선수였던 아버지와, 배드민턴 선수였던 어머니 아래에 출생하여 자라나게 된다.
부모님이 운동선수였어서 가족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운동을 일상속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가정환경에서 성장하며 야구의 꿈을 키워 나갔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지역리틀야구단에 입단하여 감독을 맡은 아버지와 함께하며 세계 최고 선수가 될 실력을 갖추어 나가게 된다.
중학교 때 시니어팀에서도 아버지가 감독을 맡았는데, 오타니와 감독이 부자 관계인 것이 불편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둘은 떳떳하게 이러한 사안도 극복해낸다.
여러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지만 오타니는 하나마키히가시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사사키 감독을 만나게 된다.
사사키 감독은 의사와 트레이너의 자문을 받아 오타니만의 훈런 방침과 계획을 세워 오타니의 운동선수로서의 역량과 잠재력을 최대치로 이끌어낸다.
오타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만다라트 계획표는 이 사사키 감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투수로 활동했지만 부상으로 타격을 시작하여 투수로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졸업전까지 무려 56개의 홈런)
이후 메이저리그를 꿈꾸며 이루어 낸 오타니만의 발자취는 책을 통해서 더욱이 자세히 알아 볼 수 있다.

야구를 잘 모르는 아이들도, 이렇게 알 수 있도록 챕터 중간 중간에 지식을 알 수 있는 장이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오타니 쇼헤이의 기록 습관인 만다라트 계획표를 아이가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책이 구성되어있다.
정말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혼자서 어렵지 않게 책만 보고 계획표를 만들어 볼 수 있다.

길고 긴 겨울방학이었다.
아이와 함께 새학기를 맞이하며, 새로운 시작과 함께 새로운 계획이 있어야 할 때이다.
꿈을 갖게 해주고 동기를 부여해주는 who? special 시리즈 오타니 쇼헤이 책을 읽고, 아이와 함께 만다라트 계획표를 짜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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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인어 : 이로, 나의 바다> 원산지 작가 네이버 웹툰 화제작 단행본으로 만나보기

달과 인어 : 이로, 나의 바다 ㅣ 동화로 읽는 웹툰
원산지 지음 / 다산어린이 / 2025년 1월

[책 소개]

인어의 존재를 믿는지, 아이가 책 제목을 보고 되물었다.
그렇지. 인어가 허구라는 사실을 잠시 접어두면 아니면 어쩌면 정말 있을지도 몰라! 라고 잠깐만이라도 믿어본다면 이 책은 정말 탁월한 감동을 준다.




[책 소개]

인어의 존재를 믿는지, 아이가 책 제목을 보고 되물었다.
그렇지. 인어가 허구라는 사실을 잠시 접어두면 아니면 어쩌면 정말 있을지도 몰라! 라고 잠깐만이라도 믿어본다면 이 책은 정말 탁월한 감동을 준다.



[줄거리]

상아섬에 사는 씩씩한 소녀 해달이와 인어소년 이로의 우정을 그린 동화이다.
해달이는 부모님을 여의고 섬의 군수(옥화)의 집에 도움을 받으며 함께 사는데, 옥화의 딸 정화와도 친자매처럼 깊은 정을 나누며 지낸다.
정화는 몸이 약해, 옥화가 절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며 해달이의 이야기와 집에서 책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아이다.
어느 날 해달이 우연히 해변에서 다친 인어 이로를 만나고, 해달이 이로를 도우며 이로가 누군가 인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 의해 쫓기고 있고, 위험한 상황임을 알게 된다.
해달은, 인어 이로를 자신이 사는 군수님 댁 연못으로 이로를 숨겨 정화와 함께 보호하다가
군수님이 섬사업을 위해 이로를 수조에 전시하기로 한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또 상아섬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한 금자 또한 이로를 "수집"하여 이로를 다른 수조로 데려갈 계획을 맞닥트리게 된다.
정화와 해달, 그리고 늘 해달이에게 도움을 주는 씩씩한 환이 오빠는 이로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할 계획을 세운다.

과연 아이들은 이로를 바다로 돌려보낼 수 있을까?

[감상평]

책 속의 원산지 작가의 그림과 글로 해달이와 이로의 우정을 잠시 엿보는 건 또 다른 세계를 다녀온 것 처럼 신비로운 경험으로 다가왔다.
이로와 해달이의 대화 방법은 단순하지 않다.
이로는 바다에서만 이야기할 수 있고, 해달은 바닷속에서 숨을 참는 것만 간신히 할 뿐 말을 할 수 없다.
서로의 말하기가 허락되는 장소에서 말을 할때, 한쪽은 그저 이야기를 들을 뿐이다.
바다에서 이로가 이야기 할 때는 해달은 오로지 숨을 참으며 들을뿐이고, 육지에서 해달이가 이야기 할 때는 이로 역시 듣기만 할 뿐이다.
이런 경청과 귀기울임에서 서로의 우정은 싹튼다.
믿음 또한 자연히 자라났다.
서로의 제한을 초월한 우정 속에서 우리는 배운다.
경청과 귀기울임은 믿음을 틔운 다는 것을.

해달이는 군수가 준비한 수조에 갇힌 이로에게 어떻게든 너를 바다로 돌려 보내 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아무런 조건없는 존중과 약속, 해달의 용기속에서 이로는 자유를 되찾는다.

"우리가 서로를 계속 그리워한다면, 언젠가 만날 수 있을거야. 나는 그렇게 믿어!"
달과 인어 p.184 중에서

깊은 바닷속 한가운데서 약속을 하고 이로는 차디단 바닷속 어딘가로 사라진다.
이젠 서로가 각자의 자리에서 잘 지내야 할 때.
그런 때에 우리는 그리움이 싹튼다.
에필로그에선 그런 그리움을 써내려 간 해달이의 편지가 나온다.
이 편지를 이로가 좋아하던 매작과와 함께 유리병에 담아 바다에 띄운다.
무한하고 깊은 바닷속에 떠다니는 이로의 그리움이 우리들이 이 세계에 띄운 마음들과 맞닿아 있다.
어쩌면 우정이란, 서로의 바다 위에 띄운 유리병 속 편지를 발견하는 일 일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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