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수세미와 안수타이 샘터어린이문고 82
강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샘터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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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엉킴털 증후군"을 가진 윤서의 머리는 보통 아이들의 머릿결과는 다르다.
거칠고, 구불구불하고, 제멋대로 솟아있다.
이런 머리를 보고 윤서의 학급 친구인 진구는 철 수세미까지 학교로 직접 가져와 윤서를 놀린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는 독일에서 살다 온 고은이라는 친구가 전학오게 된다.
고은이는 한국말이 서툴러서, "쇤, 안수타이 같아."라고 말했지만 그 무렵 윤서는 반 아이들로부터 "쇠"라는 단어가 들어간 말들로 한창 놀림을 받던 무렵이었다.
윤서는 그런 고은이의 말을 단순한 놀림으로 받아들였다.
그 날 수철이라는 별명부터 여러 말들이 윤서의 머릿속에 맴돌았지만, "Schön" 쇤, 이라는 말이 자꾸 떠올라 윤서는 검색을 해보았다.
독일어로 아름다운, 고운, 멋진이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안수타이"라는 말은 알지 못한채 윤서는 고은이와 헤어지게 된다.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 것이다.
전염병이 한창 유행할 때 늦춰진 개학은 뒤늦게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었다.
화상수업의 형태였는데, 이 무렵 윤서의 엄마는 다양한 모자를 윤서에게 사다주고 화상 수업때는 늘 모자를 쓰게했다.
모자로 인해 이전 학교에서처럼 머리카락으로 인한 놀림은 줄었지만 윤서가 모자를 쓰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여러 말들이 난무했다.

할로윈 데이를 맞이한 수업을 앞두고, 윤서는 복장 고민에 빠진다. 머리를 공개할까 아니면 여느때처럼 모자로 숨길까 생각을 하던 찰나, 윤서는 철 수세미를 붙인 모자를 쓰기로 했다.
이날 가장 멋진 1인 투표를 하여 윤서가 가장 멋진 1인이 되었고, 선생님은 윤서의 멋진 모습을 카메라를 켜고 다시 보여달라도 한다.
윤서는 보여달라는 모자를 벗고 머리 그대로 노출하여 카메라를 켰다.

"아인슈타닌, 아니 안수타이가타."


"오타 작렬. 아인슈타인!"

윤서는 순간 예전에 고은이가 안수타이라고 했던 말을 생각해낸다.


[마치며]

또래와 다른 머리카락을 가진 윤서가 놀림을 받고 좌절을 하고, 엄마의 권유로 머리카락을 숨기려 모자를 쓰기도 하며 자신의 신체 일부분으로 인한 콤플렉스를 극복해나가는 참으로 기특한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며 학부모의 시선으로 혼자서 낯부끄러웠던 순간이 스쳤다.
윤서의 엄마가 모자를 사다주어 모자를 쓰게 했던 장면에서다.
초등학생 학부모로서 나 또한 내 아이가 놀림을 피할 수 있게 단순한 대책만을 생각했던 날이 있지 않았나, 순간 부끄러운 과거가 스쳤다.

왜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용기를 가질 수 있는 뿌리 깊은 근원의 감정을 일러주지 못할까?
우리는 왜 어른으로서 가끔은 아이보다 부족할까?
한 인간이 내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라날 수 있음에는 나이가 없음을 깨달았다.
늘 놀림을 당하던 날들 속에서도 네 머리카락은 처음부터 반짝반짝 빛났다는 단 한마디의 말을 기억해내어 철 수세미를 모자에 달아 할로윈 모자를 꾸민 윤서.
순간 자신의 머리도 철 수세미처럼 빛나는 머리라 여겨 모자를 벗기까지의 윤서의 내면 여정은 참으로 깊고 단단하다.

남들과 다름은 틀림이 아니라는 것,
교실 속의 아이들과 다 자란 어른들도 가끔 이 사실을 잊는 것만 같다.
아이들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자라날 수 있음을 이 책은 말해준다.
엉킴털 증후군은 남들과 다른 모낭으로 인한 병이다.
그러나 남들과 다른 모양의 모낭은 동그라미가 아닌 예쁜 하트 일 수도 있다.
이 책을 읽은 모두가
나 자신에 대한 인정과 수용으로 아이들이 더 성장하기를.
또,
서로의 다름이 혐오가 되지 않도록, 존중과 사랑이 늘 아이들의 삶에 함께 할 수 있도록
모두를 위한 기도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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