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 - 건강하게 살다 가장 편안하게 죽는 법
우에노 지즈코 지음, 이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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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북스'에서 출판된

일본을 대표하는 사회학자이자 여성학자인

'우에노 지즈코'의 책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



책 제목이 강렬하다.

사실 임종의 시기 '혼자 죽는다'라는 상황을 '당연'하게 여기지는 않는 것 같다.

나도 언뜻

'임종'이라 하면 가족에게 둘러싸여 천천히 눈을 감는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내가 아주 나이가 많은 건 아니지만 (나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게,

여러 해 전에는 '웰빙'이란 말이 유행했지만,

요즘 '웰다잉'이란 말도 심심찮게 들린다.

'고령화 사회'도 아닌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기 때문일까?

'죽음'이란 단어 자체를 입 밖으로 내는 것이 조심스러웠던 건 옛날이고,

요즘에는 '죽음'에 대한 대화도 스스럼없이 주고받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100% 확률로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이 '죽음'에 대한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 같아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고독사'라는 말 대신 작가님이 새로 만드신 말인 '재택사'라는 말이다.

이 '재택사'라는 말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굉장히 중요한 단어라고 생각된다.

책 제목 자체가 '혼자 죽기를 권할' 만큼 혼자 맞이하는 죽음은 '고독'한 것이 아니라고

작가는 내내 주장한다.

더불어 본문에서도 '안락사'니 '존엄사'하는 단어도 언급되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런 사회에서 통용되는 기준이 되는 '용어','단어'가

사람들의 개념 형성, 인식 형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절감하게 된다.

(나도 차라리 질병의 고통을 줄여주는 것이, 남들에게 수치심을 적게 느끼게 할 만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존엄'을 지켜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무의식중에 생각했던 것 같다...)


시대가 변했고,

1인 가구가 늘고 싱글이 늘고

이 책은 현실 반영이 굉장히 잘 된 책이라고 생각된다.

(작가님도 싱글이시다. 그래서 더욱 단단하고 진지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법을 연구하신 건가 싶다.)

철학적이고 뜬구름 잡는 개념이 아닌,

매우 실용적이고 구체적으로 

책의 부제처럼 '건강하게 살다 가장 편안하게 죽는 법'을 서술한다.


일본과 한국의

유사성을 가진 생활방식이 있기에

본문을 이해하기 무리가 없었고,

책에서 좋았던 포인트를 하나 더 꼽으라면

본문에서 '한국 상황과 비교하여 추가 설명' 필요한 경우 

보충 설명이 작은 글자로 바로 달려 있어,

아주 좋았다.

책을 굉장히 꼼꼼하게 제작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본문 중 인상깊은 부분도 많았고,

가족에 대해서,

나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었습니다.




<인상 깊은 부분>


p62. ... 게다가 교도소라면 무기징역이 아닌 한 언젠가는 나갈 수 있지만 고령자 시설은 시신이 되지 않는 한 나갈 수 없다.


p68.  시설과 병원을 좋아하는 노인은 없다... 병원은 환자보다는 의료진에 맞춰서 만들어져 있다. 병원 생활을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언젠가는 나갈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하지만 시설은 한번 들어가면 죽을 때까지 나올 수 없다.


p93. ... 이유야 어쨌든 고독사가 그렇게 불안하다면 집에 감시 카메라나 센서를 설치하면 될 일이다. 24시간 동안 센서가 반응하지 않으면 문을 발로 차서라도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이거야말로 최강의 감시 사회다


p99. 초고령 사회의 죽음은 속도가 느리다.


p158. 사회에 공헌할 수 없으면 살아 있을 가치가 없을까? 삶의 보람, 일의 보람이 사라지면 과연 인생을 살아갈 의미가 없을까? 이런 생각의 배후에는 '살아 있을 가치가 있는 생명'과 '살아 있을 가치가 없는 생명'을 구별하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이것이야말로 일본 안락사협회를 설립한 오탄 덴레이 씨가 주장한 우생 사상 그 자체다.


p171. 응급 환자의 중증도 분류에 따라 '살이 있을 가치가 없는 생명'을 선별하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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