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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버려야 내가 산다 - 마음의 자립을 시작한 여자를 위한 심리학
박우란 지음 / 유노라이프 / 2021년 8월
평점 :
책 제목이 강렬하다.
<남편을 버려야 내가 산다>
책 제목이 강하게 표현된 문장이지만,
제목만으로 어느 정도 책 내용을 가늠직하다.
나다움... 자립...
뭐 그런 내용이지 않을까 예상하며 책을 펼쳤다.
심리 관련 분야 책을 평소 잘 읽지 않는데,
(그렇다고 다른 분야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아님... ㅠ 그냥 독서 절대량이 부족한 것...)
정신분석 학자 입장에서
성인 여성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가 궁금했고,
결론적으로...
이 책을 읽은 건 너무 잘 한 행동이라 생각되었다!
그만큼 현실에 매몰되어 얕은 고민만 반복하던 내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었고,
평소 경직된 내 생각을 깨는...
어쩌면 무의식 속에 꽁꽁 가려놨던 진짜 나의 마음을
끄집어내게 해준것도 같다.
(내 관심분야에 대해 더 깊이 알고자 찾아보는
한정된 분야의 책도 좋지만,
역시나...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는 것이
좁은 내 시야를 넓혀주는 유익한 행동임을 깨닫기도 했다.)
책은 첫 장부터 꽤 센(?) 얘기로 시작한다.
항상 가정이 있는 유부남과 연애를 해온
미혼 상담자의 사례로 시작되는데,
책 전체를 읽고 나니 왜 그 사례로 책 서두를 시작했는지를 어렷품하게
나름대로 이해가 되었다.
왜냐하면, "불륜","금지된 관계"가 도덕적, 사회적으로는 지탄받고는 하지만,
22페이지의
'정신 분석의 목표는 내담자의 원만한 사회적 관계 개선과 적응에 있지 않습니다. 대신 집요하리만큼 충동과 욕망에 집중합니다. 정신 분석과 충동은 개인의 도덕적 관점으로 보면 곤란합니다...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못하는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분석의 목표가 아니라 소희 씨의 충동과 욕망을 이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는 내용이 나와있듯
"정신분석"의 입장에서는 그런 '행동'에 대한 사회적 시선, 주변에 집중하기보다는
'그런 행동을 하는 나','온전한 나'에 대해서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러 번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적 관념을 벗어나 그러한 '나'를 생각하는 것이 '나'에게는 더욱 '윤리적'으로 다가서는 것, "자신을 가장 존중하는 태도"라고도 한다.
86페이지의
"충동에는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이 없기 때문이지요."라는 문장도
정신분석에 대한 성질을 나타낸다고 생각된다.
작가님께서 수도원에서 10여 년간 생활을 하셨고,
여러모로 생각의 깊이가 남다른 분이셔서 그런지...
정갈하게 정리된 글로 매워진 이 책을 읽으며,
그... 사유의 깊이?에 감동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렇게 치열하게 고민하시며 사신 작가님인데도 불구하고
앞날에 대해 막막했다는 뉘앙스로 표현된 문장이 있었는데..
작가님의 솔직한 그 문장도 위로가 많이 되었다.
안 그래도 평소의 나도 초라한 것 같기도 한데,
직접 대면하면 생각보다 더 적나라하고, 추악할 것 같은
나의 진짜 모습을 파고들기가 참 힘들 것 같다.
끝날 때까지 이루지 못할 '환상'만 쫓으며,
'반성'하고 '성찰'하는 것이 '성숙'이라고
스스로를 속여가며, 위로하던 껍데기를 버리고
사회적 규범, 학습된 고정관념을 제쳐두고
대면하기 힘들 정도로 미숙한 날것의 모습인
내 안의 '소녀'를 집요하게 만나고 대화하는 과정이
진짜 '성숙'의 과정이 아닌가 싶다.
'나를 만나는 시기'가 '늦은 때'란 없듯이
이 책을 읽는 시기도
20대든, 30대든, 40대든 미혼이든 기혼이든 언제, 누구든
한번 읽어도 좋을 책 같습니다.
*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