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춘당 사탕의 맛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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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 주인공 김순임씨는 도자동씨와 전쟁고아로 서로 만나 의지하며 결혼 생활을 하시며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이가 엄마, 아빠와의 사이와 비교되며 어린시절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자란 작가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혼자가 되시어 외로워 하며 기억을 하나 하나 잃어가는 모습을 보았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쓴 작품이다.

사실 나에게도 김순임씨처럼 전쟁으로 결혼한지 6년도 채 되지못해 남편의 생사도 모른 채 70년 가까이 아들 딸 남매만 홀로 키우며 평생 남편의 사랑을 기억도 못하게 사시다가 99세의 연세로 돌아가신 할머니가 계셨다. 일제시대, 6.25전쟁, 광복 후 어려웠던 시절을 남편도 없이 시부모와 시동생들에 자녀까지 돌보셔야 했던 할머니의 고단한 인생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떠올라 울음이 멈추질 않았다. 작가의 할머니처럼 돌아가시기 전 5~6년부터 치매가 시작되어 아버지이자, 남편이자, 아들이자, 애인같이 평생 믿고 의지했던 우리 아버지까지 점점 알아보지 못하고 기억속에는 어느 날은 오빠로,어느 날은 아들로 가물가물하시다 마지막에는 그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시고 말씀도 잃어버리셨다. 행동은 아이가 되어 온 가족이 보살펴드려야했고 이런 저런 말썽을 피울 때는 화도 나고 힘이 들었지만 좀 더 편히 모시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되어 남는다.

남편이 주던 옥춘당 같은 추억은 없으시지만 아들인 우리아빠는 그런 할머니가 가여워서 막대사탕을 종종 입에 물려주시곤 했다. 씹지도 못하고 질식의 위험이 있어 간식거리로는 그나마 막대 사탕이 유일한 할머니의 간식이었는데 돌아가시기 한 두달 전부터는 입으로 사탕을 빠는 힘마저도 부족해서 드릴 수가 없었다.

하늘 나라 가신지 4달쯤 되었는데, 하늘 나라에 가서는 70년이나 보지 못한 할아버지를 만나 그동안 수고했다. 애썼다,는 위로를 받으셨는지 모르겠다. 할머니!! 당신의 사랑으로 저도 이만큼 잘 자랐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어요..감사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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