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1 - 왕실의 역사를 거닐다 쏭내관의 역사 인문학 1
송용진 지음 / 지식프레임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에 살고 있지 않은지라 궁궐에 자주 가지 못했고 다녀왔어도 하루에 여러 곳을 다녀서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고 와서 매우 아쉽기도 하고 잘 기억도 안나는 나에게 이 책은 조선의 다섯 궁궐을 하나 하나 가이드가 소개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 책을 읽어내기가 오랜 시간이 걸렸다.

10년전에 나온 <쏭내관의 재미있는 궁궐 기행>을 읽지 못하였지만 그후 많은 변화를 거친 궁궐들을 수년간의 자료를 찾아 정리 된 새로 발간 된 책을 만나게 되어 매우 기뻤다. 이 책은 마치 내가 실제로 궁궐을 답사하는 동선에 따라 서술되었고 궁궐에 가기 전 궁궐이 어떤 곳인지, 구조가 어떻게 이루어 졌는지, 궁궐의 건축과 역사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한 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덕수궁 순으로 소개가 되어진다.

가장 먼저 소개되는 경복궁은 조선 왕조가 개국한 이후 여러 후보지 중 하나인 한양이 새 수도로 낙점되면서 정도전에 의해 세워진 궁궐로 보수하는 과정에서 화마에 휩싸이고, 임진왜란때 모두 불타버리기도 하고, 흥선대원군시대에 중건되었으나 일제에 의해 유린되어 공원화 되었지만 1990년대 들어 복원사업이 시작되었고 앞으로도 20여 년 이상 복원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라는 슬픈 역사를 가진 궁궐이다.

다음은 경복궁의 아궁인 창덕궁이다. 처음에 규모는 매우 협소했으나 점차 커졌고 실제도 조선 전기의 왕들이 더 오랜 시간 머물렀던 궁궐이지만 이 또한 임진왜란에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었고 선조와 광해군 시대 중건 공사를 마쳤으나 다시 화염에 휩싸이며 1917년 내전 영역에 큰 불이 났고 마지막 황제인 순종이 말년을 보낸 궁궐이었다. 일제에 의해 헐거나 용도 변경되었지만 광복후 복원되기 시작했고 지난 20여 년간 많은 전각들이 제 모습을 찾고 있는 궁궐이다.

조선이 개국한 이후 세 번째로 들어선 창경궁은 태종이 아들 세종에게 옥새를 물려주고 거처하기 위해 만든 창덕궁 동쪽의 작은 궁전인 수강궁 뒤 터에 만들어진 새로운 궁궐이었다. 창경궁 또한 임진왜란에 잿더미로 변했고 광해군 연간에 중건되었지만 일제 강점기 총독부가 전각 대부분을 훼철하고 그 터에 식물원, 동물원, 놀이공원 시설을 만들었다. 다행히 1980년대 서울대공원이 개원하며 동물들이 옮겨졌고 복원사업도 진행하여 창경궁이라는 이름을 회복하였지만 대부분의 전각은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하였다.

경희궁은 임진왜란으로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이 모두 불 탄 후 선조와 그 아들 광해군이 창덕궁과 창경궁을 중건하였으나 왕의 기운이 있다는 인왕산 아래 새로운 궁궐인 안경궁 건립을 추진하였다. 하지만 광해군은 또 다른 곳에 왕의 기운이 있다는 말을 듣고 경덕궁을 동시에 짓게 된다. 이때문에 인조 반정에 광해군은 쫒겨나지만 경덕궁은 건드지지 않고 창덕궁의 이궁으로 기능을 수행하며 영조때 경희궁으로 이름을 바뀌게 된다. 경희궁 또한 순조 때 대화재로 많은 전각들이 소실되었고 경복궁 중건 과정에서 경희궁의 전각을 헐어 사용했기에 궁궐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만다. 그나마 남은 전각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 학교가 세워지며 민간인에게 팔려가고 방치되엇지만 다행히 복원과 공원 조성 계획이 세워졌으나 사실상 멈춰진 상태다.

마지막 덕수궁은 출가한 왕살 가족들이 살기 시작했고 임진왜란이 터지자 도성을 버리고 도망친 사이 모든 궁궐이 불에 타자 부랴 부랴 임시 궁궐을 정해야 했는데 그곳이 정동 일대였고 이 주변 집들을 모아 궁궐로 사용했고 정릉동 행궁이라 불렸다. 이후 광해군이 경운궁이라는 정식 이름을 지어줬고 후에 고종이 대한제국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창업하고 규모를크게 확대하였다. 하지만 대한제국의 주도권을 장학한 일제와 친일파들에 의해 덕수궁라는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고 한국전쟁 중 포격에서 간신히 살아남아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무려 400쪽에 걸친 궁궐여행은 너무나 많은 자료와 사진 그리고 QR코드를 통해 직접 가지 않아도 간 것보다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그래서 사진을 감상하며 글을 읽고 옆에 설명된 실록들을 읽으며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이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작가는 얼마나 많은 사진을 찍었으며 궁궐을 다녔을지 그 발걸음이 감히 상상하기도 힘들다. 열심히 읽고 또 읽어 본 뒤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 질때 여행 가이드 북처럼 손에 들고 궁궐나들이를 하루빨리 가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