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 우리의 비밀 과외 오늘의 청소년 문학 47
이민항 지음 / 다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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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1년 경성, 한국인들이 창씨개명으로 일본식 이름으로 바꾸어야 했고, 우리말은 금지되던 시대. 시를 쓰고 싶었던 중학생 '을순'은 시와 별을 사랑한 청년 '동주'를 만나 비밀 과외를 한다. 12월에 열리는 동백제에 제출할 일본 고전 시인 하이쿠를 쓰기 위해 시를 배우지만 그 과정에서 을순은 자신의 이름과 우리말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며 우리말을 지키고 싶어 하는데...

✏️ 누구에겐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것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윤동주의 '서시'에 나오는 가장 첫 구절이다. 이 구절은 단순한 개인의 다짐을 넘어 그가 살아가던 일제강점기 때 시인 윤동주가 부끄러움 없이 지키고 싶어 했던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1941, 우리의 비밀 과외'는 윤동주가 지키고 싶어 했던 것 중 하나를 떠올리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우리말이 금지된 시대, 시를 쓰고 싶어 했던 중학생 '을순'의 시점에서 우리에게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경성에서 큰 인쇄소를 운영하는 아버지를 둔 을순은, 한글로 쓴 자신의 시를 출간하고 싶어 찾아온 동주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인쇄비를 깎아주는 대신 을순의 일본어 교습을 부탁하게 되면서 둘의 인연이 시작된다. 하지만 선생님의 추천으로 인해 백일장에 나가려고 하는 을순은 동주에게 시를 가르쳐 줄 것을 부탁하고 그때부터 을순은 시를 배우게 된다.

을순은 시를 배워가면서 점점 조선말, 즉 한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고 그것을 지키고 싶어 하게 된다. 동주 역시 검열이 심해져 시를 전부 일본어로 바꾸지 않으면 인쇄가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시집을 출간하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 한글에 대한 억압과 그를 지키고자 하는 모습을 보며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내가 지금 이 책을 통해 보고 있는 한글, 현재 서평을 쓰기 위해 적은 한글들이 지금은 당연하지만 그 당시에는 너무도 소중하고 간절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며 쓸쓸하면서도 부끄러운 감정이 들기도 했다.

'서시'에 나온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이라는 말은 이 책을 다 읽고 덮은 나에게 나 역시 그러기를 바라게 만들었다. 우리가 흔하게 쓰기에 가볍게 여기던 이 언어가 누군가에게는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를 지키고 싶고, 잊고 싶지 않던 것이었는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면서 나 역시도 시간이 흘러 다시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라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윤동주의 시를 처음 접할 중고등학생들한테 전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한글의 소중함과 함께 교과서 속 시인이 아닌, 교과서 속 지식으로 남아있는 시인, 윤동주가 아니라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며 수많은 고민을 하고 선택을 했던, 윤동주라는 사람은 어떤 마음이었을지 전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마음 속 문장
• "시는 말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누구든 쓸 수 있어요. 나 같은 사람도 시를 쓰고 있는걸요. 그리고 그 시가 일본말이든 조선말이든 어떤 말로 되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시에서 중요한 건 감정이고 말은 그 감정을 담는 그릇에 지나지 않거든요." -p.41-

• "글쎄요. 정확하게는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저는 말에 시작과 끝이 있다고 생각해요. 말의 시작은 누군가가 나를 처음 부르는, 나라는 단 하나의 뜻을 지닌 '이름'인 것 같고, 그 끝은 내가 누군가를 나중에 부르는, 같은 단어라도 여러 뜻을 지니는 '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조선말은 제 말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고 있는 것 같아요." -p.84-85-

• "시에는 결국 한 사람의 정서를 담아내야 하는데 일본말에 나의 정서를 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부끄럽지 않기로 했어요. 타협하면 왠지 부끄러운 사람이 될 것 같으니까." -p.89-

[해당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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